유쾌한 인터뷰로 화제가 된 나오유키 오이. <사진 = JP PARMENTIER/빌리어즈>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이런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나. 일본 포켓볼 선수 한 명의 특이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 일반적인 운동선수의 인터뷰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여러 외신에서도 이 선수의 인터뷰 기사를 다루었다. 해프닝의 주인공은 바로 일본 간판 포켓볼 선수인 나오유키 오이(35).

2017 월드 풀 마스터스에 출전했던 오이는 1라운드 경기 후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사상 초유 행동을 했다.

유튜브에서 한참 인기를 끌었던 일본 코미디언 코사카 다이마오의 ‘PPAP(펜 파인애플 애플 펜)’를 패러디하여 아나운서의 질문에 동문서답을 했던 것.

이날 해프닝은 오이가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언론들은 영어를 하지 못하는 동양인 선수가 전 세계에 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겁먹지 않고 당당한 쇼맨십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고 호평했다.

보통 선수들은 영어를 하지 못하면 인터뷰에서 통역의 도움을 받게 마련인데, 오이는 용감하게도 통역 없이 혼자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런데 아나운서가 길게 영어로 질문을 하자 오이는 “마이 네임 이즈 나오유키 오이. 투데이 베리 럭키. 콩그레이츄레이션스 미!”라고 소리쳤다.

오이가 누가 들어도 어설픈 영어를 너무 자신감 있게 하자 관중석에서는 폭소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나운서의 다음 질문에서는 아예 한술 더 떴다.

오이는 “영어를 못하지만 문제없다”라고 말하면서 “아이 엠 오이. 아이 해브 어 펜. 오이 애플 펜!”이라고 PPAP를 패러디하며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오이의 엉뚱한 인터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8강전에서 9볼 세계 챔피언 알빈 우샨(28, 오스트리아)에게 4-8로 패한 오이는 경기 후 인터뷰를 하면서 “오늘 경기에 안타깝게 졌는데, 기분이 어떤가”라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전날처럼 “익스큐즈미. 미 노 잉글리시. 노 프러블럼. 에브리씽 해피!”라고 소리치면서 한바탕 몸을 흔들었다.

또다시 관중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아이 고우 홈. 고우 홈”이라고 훌쩍거리면서 재치있게 받아넘겨 관중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렇게 오이는 경기에 졌는데도 오히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쇼맨십을 보여주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던 것이다.

오이는 과거에도 재미있는 제스처와 말로 당구팬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2015년에 열린 월드컵 오브 풀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한 오이는 “팀 저팬, 온리 엔조이. 베이브 루스, 엔조이. 노 프러블럼”이라고 재미있게 답변을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대회 후 일본 방송에서도 오이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오이를 직접 찾아가서 어떻게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지 소감을 듣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영어가 능숙한 오이 선수, PPAP를 세계에 알렸다!’라는 주제로 오이에게 왜 PPAP를 패러디했는지, 경기장에서 반응은 어땠는지를 물어보기도 했다.

오이는 일본 남자 포켓볼 선수 중에 가장 세계 랭킹이 높은 36위에 올라 있고 2007년과 2015년 월드컵 오브 풀에서 3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2008 올재팬 챔피언십 3위, 2012 9볼 월드 챔피언십 3위 등의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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