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승으로 25년 동안 유럽 독식 끝내... 최성원, 3쿠션선수권대회 이어 팀선수권도 우승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들어올린 김재근-최성원(좌측부터) <사진 = Dirk Acx/빌리어즈>

한국이 3쿠션 국가대항전인 세계3쿠션팀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3월 9일부터 12일까지 독일 피르젠에서 열린 ‘2017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에서 국내랭킹 1, 2위 최성원(부산시체육회)-김재근(인천)이 출전한 한국은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벨기에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당구선수들이 3쿠션 세계 무대에 도전한 지 어언 30년 만에 이룬 쾌거다. 

지난 2014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와 3쿠션 월드컵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당구선수들은 마지막 남은 세계3쿠션팀선수권대회까지 제패하며 ‘3쿠션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번 쾌거로 한국은 명실상부한 3쿠션 최강국으로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우승의 순간 <사진 = Dirk Acx/빌리어즈>

9일 첫 경기에서 헝가리를 40:12(25이닝, 하이런 7점)로 꺾은 한국은 다음날 예선 2라운드에서는 이집트와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6:45로 승리했다. 

2승으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한국은 타이푼 타스데미르-칸 카펙이 출전한 터키와 대결하여 40:24(27이닝, 하이런 5점)로 승리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지난해 예선전에서 패했던 프랑스(제롬 바베용-세드릭 멜리니첸코)에 40:30(27이닝, 하이런 8점)으로 설욕하며 2년 만에 다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3쿠션 국가대항 팀전 랭킹 1위인 벨기에(프레데릭 쿠드롱-롤랜드 포텀)와 대결한 한국은 경기 후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한국은 32:31로 한 점 앞선 23이닝에서 하이런 6점을 올려 승기를 잡았고, 24이닝에서 나머지 2점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구에 나선 벨기에가 2득점에 그쳐 40:34(24이닝, 하이런 9점)로 한국이 승리를 거두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40:34로 승리한 한국 <사진 = Dirk Acx/빌리어즈>
한국에 져 준우승에 머문 벨기에(좌측부터 롤랜드 포르욤, 프레데릭 쿠드롱) <사진 = Dirk Acx/빌리어즈>

한국은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에서 2008년부터 4강권에 진입하기 시작해 1번의 준우승과 4번의 공동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최성원은 고 김경률과 한팀으로 출전한 2008년에 공동 3위에 올랐고, 다음 해에도 김경률-강동궁이 출전해 공동 3위에 올랐다. 

2010년에 최성원이 다시 김경률과 팀을 이뤄 3년 연속 4강에 진출 기록을 달성했고, 2013년에는 김경률-허정한이 출전해 4번째 공동 3위 성적을 올렸다. 

2015년 조재호-허정한이 출전해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했으나, 벨기에(쿠드롱-멕스)에 아쉽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김행직-김재근이 출전해 1무 1패로 아쉽게 예선 탈락했다. 

한국 당구는 고 이상천(2004년 작고) 회장이 1980년대 후반부터 3쿠션 월드컵에 출전하기 시작하며 3쿠션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고 김경률(2015년 작고)이 이상천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월드컵 우승과 세계 랭킹 상위권에 오르는 등 세계 무대에서 크게 활약했다. 

고 김경률은 2010년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에서 한국 국적의 선수로는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14년에는 서울에서 열린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최성원이 챔피언에 올랐다. 

최성원은 3쿠션 세계 챔피언과 2014년 올해의 선수상 수상, 2011년 아지피 빌리어드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국가대항전인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을 견인하며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시상식(좌측부터 준우승 벨기에, 우승 한국, 공동 3위 프랑스/네덜란드) <사진 = Dirk Acx/빌리어즈>

세계캐롬당구연맹(UMB)에서 주최하는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는 1981년 시작해 일본(고바야시 노부아키-고모리 주니치)이 원년 챔피언에 올랐다. 

일본은 85년, 90년, 92년에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강으로 인정받았으나, 2000년대 이후 한국 3쿠션이 꾸준히 성장한 반면 일본은 후진 양성에 실패하며 세계 무대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한국은 이번 우승으로 25년 동안 유럽이 독식하던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 패권을 다시 찾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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