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산체스, 4번째 우승 차지
디펜딩 챔피언인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세계 랭킹 2위)을 비롯해 세계 랭킹 16위의 선수들과 대륙별 와일드 카드로 출전한 총 48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에서는 강동궁(작년 준우승, 세계 랭킹 11위), 조재호(12위), 허정한(16위), 김행직(15위)과 함께 아시아 대륙 카드를 받은 김재근(36위), 김형곤(35위)이 출전 자격을 얻었다.
48명의 선수가 3명씩 16개 조로 나뉘어 예선 리그전을 치러 16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하지만 허정한과, 강동궁, 김형곤, 김재근 등은 각각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 17위), 세미 사이그너(터키, 26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5위), 에디 멕스(벨기에, 4위)에 발목을 잡히며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조재호, 김행직과 함께 마르코 제네티, 에디 멕스, 에디 레펜즈(벨기에), 마밍캄(베트남), 토브욘 블롬달, 무랏 나시 초클루, 세미 사이그너, 후베르니 카타노(콜롬비아, 23위),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14위),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6위), 로빈슨 모랄레스(콜롬비아, 136위),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8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3위), 그리고 지난 프랑스에서 열린 라볼르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프랑스의 제롬 바베일론(66위)이 이번에는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1위)을 꺾고 본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16강에 진출한 조재호와 김행직은 거침없었다.
김행직이 먼저 터키의 타이푼 타스데미르를 18이닝 만에 40:25(애버리지 2.222)로 꺾고 8강행을 확정 지었고, 조재호는 에디 멕스를 40:33(24이닝, 1.666)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에디 레펜즈는 16-8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9이닝에 18점의 하이런을 치며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딕 야스퍼스를 꺾고 8강에 올랐다. 프랑스의 새로운 별 제롬 바베일론은 콜롬비아의 후베르니 카타노를 40:17(14이닝, 2.857)로 꺾고 다시 한 번 8강에 올라 홈그라운드 팬들을 열광시켰다.
조별 리그전부터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주며 8강까지 올라온 김행직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팽팽한 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23이닝(37:34)에 김행직이 남은 3점을 모두 성공, 후구인 마르코 자네티가 초구 포지션부터 4점을 획득하며 40:38까지 따라왔으나 5번째 샷을 실패하며 김행직에게 생애 첫 세계 선수권대회 4강행 티켓을 선물했다.
29:12로 앞서가던 김행직은 15이닝에 하이런 11점을 치며 남은 점수를 모두 마무리하고는 먼저 40점 고지에 올라 사이그너의 마지막 샷을 조심스레 지켜봤다. 작년에 열린 LG U+컵 마스터스에서 후구로 15점을 치며 딕 야스퍼스를 압박했던 세미 사이그너가 이번에는 단 6점을 내는 데 그쳤고, 결국 40:18로 마지막 결승행 티켓은 김행직의 손에 들어갔다.
쿠드롱과 딕 야스퍼스라는 큰 산 두 개를 넘고 준결승까지 오른 에디 레펜즈가 이번에는 다니엘 산체스와 맞붙어 한 대회에서 3명의 '4대 천왕'과 붙는 진광경을 연출했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의 승리의 여신은 레펜즈의 편이 아니었다. 결국 24이닝에 39:40으로 다니엘 산체스에게 아깝게 패하며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경기 초반부터 다니엘 산체스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25:36(15이닝)으로 뒤지고 있던 김행직은 16이닝에34:36으로 바짝 따라붙으며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17이닝과 18이닝을 각각 공타로 날려버린 두 선수 중 산체스가 먼저 2점을 획득하며 40점 고지에 올랐고, 6점을 남겨둔 김행직은 3점을 얻는 데 그치며 37:40으로 챔피언의 자리를 다니엘 산체스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김민영 기자
thebilliards@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