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민영 기자] 한 가지 업종에 10년 이상 종사를 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요즘처럼 식당이든, 노래방이든, PC방이든, 당구장이든 생겼다 없어졌다를 무한 반복하는 시대라면 더더욱 그렇다.
 
오페라당구클럽을 운영하는 백선기 대표가 당구클럽을 운영한 지도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사업에 실패한 후 도망치듯 인천 작은 동네 당구장에 파묻혀 클럽에만 온 정신을 다 쏟은 지난 10년 동안 당구장 문을 닫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클럽 운영에만 몰두했다.
 
결국 10년을 버텨낸 그가 인천시 서구 왕길동에 ‘오페라당구클럽’을 새롭게 열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오페라당구클럽’은 실평수 100평의 대대 4대와 중대 8대, 포켓볼 1대를 갖춘 중대형 당구클럽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실평수 100평의 당구클럽을 대형 당구클럽으로 분류했지만, 최근 2~300평이 넘는 규모가 큰 대형 당구클럽이 많이 생기다보니 100평 정도면 운영하기 딱 좋은, 혹은 손님들이 여유있게 당구를 즐기기 딱 좋은 규모의 중대형 당구클럽으로 여겨진다.

백선기 대표가 그동안 운영해왔던 당구클럽과 지금의 ‘오페라당구클럽’의 차이점은 딱 하나다. 이전까지의 당구클럽은 중대 중심의 당구클럽이었다면, ‘오페라당구클럽’은 본격적으로 국제식 대대를 활성화시킨 당구클럽이다.
 
‘오페라당구클럽’은 중대 세션과 대대 세션의 구분이 명확하다. ‘오페라당구클럽’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허리우드 골드플러스 S 8대와 포켓볼 당구대가 설치된 중대 구역이다.
 
여느 친근한 동네 당구장과 다를 바 없이 보이지만 손님들이 쾌적하게 당구를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여유있는 공간 확보로 테이블 간에 서로 방해 받지 않고 당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중대와 대대는 손님 성향 자체가 워낙 다르다. 대대는 온전히 당구가 좋아서 당구를 즐기러 오는 반면, 중대는 당구도 당구지만 친구들과 즐기기 위해서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가끔은 중대에서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대대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페라당구클럽’은 아예 가벽을 세워 중대와 대대 구역을 완전히 분리해놨다.
 
대신 불투명한 창으로 분리해 한 공간 안에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중대 쪽이 친근한 동네 당구장의 느낌이라면, 대대 쪽은 안락하고 프라이빗한 나만의 클럽처럼 느껴진다. 
 
최고의 시설에서 당구를 즐길 수 있길 바랐던 백선기 대표는 가브리엘 헤르메스 테이블과 하우스 큐 대신 한밭의 44B 큐로 대대 구역을 꾸몄다.
 
대대 구역에 비치된 한밭 44B큐
많은 대대 손님들이 개인큐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혹시 나만의 개인큐가 없더라도 잘 관리된 고급 큐로 당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클럽을 관리하고 있는 이강민 매니저는 대대 손님들에게 꼭 따뜻하게 데운 공을 제공한다. 뛰어난 당구 실력과 테이블, 큐 관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은 따뜻하게~"
대부분의 당구클럽이 캐롬 위주로 영업을 하면서 포켓볼 테이블을 찾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오페라당구클럽’의 백선기 대표는 포켓볼 테이블을 꼭 설치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포켓볼은 큰 수익은 없지만 당구장의 구색 상품이다. 명색이 당구클럽이면 당연히 포켓 테이블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대 손님이 많을 때 포켓 당구대가 놀고 있으면 애가 탈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낮에 텅빈 당구장에 포켓 손님들이 오면 그게 더 이익일 수도 있다. 일장일단이 있는데 굳이 빼서 포켓을 치고 싶은 사람들이 갈 만한 당구장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페라당구클럽’은 백선기 대표의 마지막 당구클럽이다. 그럴려면 꼭 필요한 것이 당구장의 시스템화다.
 
대부분의 중소형 당구장은 주인이 없으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덕분에 대부분의 당구장 주인들은 1년 365일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단순히 주인이 지키고 앉아 있어야 된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백선기 대표는 그게 당구장 운영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장이 없어도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당구장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그의 마지막 미션이다. 
 
백선기 대표 부부와 이강민 매니저(왼쪽)

※ 본 기사는 당구전문잡지 <빌리어즈> 2016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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