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도전, 프랑스 3쿠션의 선구자 제러미 뷰리의 땀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빌리어즈=김탁 기자] 성공을 위한 여러 가지 길 중에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꾸준하게 도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이다.
 
그래서 스포츠에서 챔피언에 오른 이들에게 우리는 갈채를 보내고 그들은 그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수억, 수십억의 금전적 보상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3쿠션과 같은 종목은 목표까지 달려가는 것이 꽤 어렵다.
 
한참을 목표 지점을 지향해 달려나가다가 어느 순간 ‘내가 무엇 때문에’라는 의문에 봉착하게 되면 이전처럼 멘탈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쿠션 종목에서 수십 년 동안이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50줄을 넘었거나 50줄이 다 된 선수들이 종횡무진 위력을 과시하는 원인에 이러한 이유도 있다.
 
4대 천왕을 넘어서야만 내가 흘린 땀과 눈물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명확하게 눈에 보인다면, 그들을 넘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선수들은 더욱 강해졌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사실을 떠나 지금 3쿠션은 도전이 계속해서 실패로 끝나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마냥 당구가 좋아서, “나도 저 자리에 한 번 올라가 봐야지”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프랑스의 제러미 뷰리는 수차례 결승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예 결승전 상대가 뷰리라면 좀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로 뷰리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선수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끝없는 실패에도 계속 왕좌에 도전했던 제러미 뷰리가 끝내 ‘2016 구리 3쿠션 월드컵’에서 생애 첫 월드컵 챔피언이 되었다.
 
만약 뷰리가 웬만한 선수였다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결승전에서 계속된 패배를 당하는 상황에서 목표를 접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뷰리도 한동안 유럽을 벗어난 국가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은 적이 있다. 아기가 태어나고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으면 당연히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없게 되고 세계 랭킹에서 이름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처럼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 당구 팬들도 그렇게 떠난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을 보며 안타까워했지만, 뷰리를 포함해서 여러 명의 유망한 선수들이 이런 이유로 월드컵을 포기하곤 했다.
 
뷰리가 상황을 추스르고 월드컵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많은 당구팬들이 환영했다.
 
프랑스에도 몇 안 되는 3쿠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고 김경률처럼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결국 뷰리는 이번 구리 월드컵에서 징크스처럼 여겨지던 마지막 결승의 문턱을 넘어서고 말았다.
 
프랑스 3쿠션의 선구자라는 많은 사람의 기대에 부합하며 생애 첫 월드컵 챔피언에 올랐다.
 
월드컵 챔피언 한 번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뷰리가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의 희생을 감수하고도 도전할 만한 위대한 보상이 따르지는 않지만, 아무나 오를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뷰리는 감동했고 뿌듯해했다.
 
그의 순수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언젠가 다른 메이저급 스포츠 스타들이 받는 보상이 이뤄지는 날이 오길 바라며 뷰리의 월드컵 챔피언 획득을 축하한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