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압구정동에 있는 당구클럽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펍과 당구클럽 혹은 대형 멀티클럽을 연상하게 된다. 

고급스러운 세련됨, 압구정동이라는 동네가 주는 이미지가 그렇다.

그런데 맘모스당구클럽(대표 김상호)은 좀 다르다. 이름처럼 푸근하다. 

맘모스는 당구선수 김상호의 별명이기도 하다.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는 맘모스당구클럽에 전시되어 있는 수많은 트로피와 상패가 증명해주듯 당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당구선수였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뉴욕으로 잠시 삶의 터전을 옮겼던 그가 지난 2007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며 다시금 당구 선수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물론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한국은 새로운 세대의 신인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고, 세월이 흐른 그의 기량도 예전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는 서울당구연맹 소속 선수로 여전히 활동 중이다. 그는 선배 선수들이 버텨 주는 게 후배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호 대표는 당구클럽이 아니었던 곳에 새로운 당구클럽을 열 때면 항상 맘모스라는 자신의 별명을 상호로 사용한다.

그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지인들은 맘모스당구클럽이 보이면 의례 그의 가게인 줄 알고 클럽 문을 열고 그부터 찾는다. 

75평 규모의 크지 않은 크기의 클럽은 아늑한 분위기로 첫 방문에도 금세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모든 테이블은 민테이블로, 대대 3대와 중대 6대, 포켓볼 2대가 설치되어 있다.

흡연실이 설치되어 있는 맘모스당구클럽은 금연클럽으로 운영된다. 당구선수로서 금연클럽 결정은 당연했다.

특히 미국에 있을 때의 경험으로 비춰보아 결국 한국도 머지않아 당구장 금연이 당연히 시행될 것이기에 시행된 후에 부랴부랴 흡연실을 설치하고 이미 흡연에 익숙한 손님들을 개도하는 것보다 차라리 처음부터 금연클럽으로 시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오히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 더 큰 매리트가 있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 중간에 위치한 맘모스당구클럽이 처음부터 당구클럽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당구클럽은 운영해 오며 얻은 안목으로 빈 창고였던 공간을 지금의 당구클럽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당구장이 없었던 자리라 홍보에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충분히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리라 생각했다.

당구클럽 내부는 여느 당구장과 다를 바 없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그동안 그가 받은 수많은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고, 다른 쪽 벽에는 레이몽 클루망을 비롯해 그동안 그가 함께 시합을 해온 세계 유명 당구 선수들과의 사진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압구정 맘모스당구클럽이 김상호 대표에게 특별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김상호 대표와 나란히 서울시당구연맹에 당구선수로 등록해 활동 중인 아들(김정섭)이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맘모스당구클럽에서는 현역 당구 선수에게 직접 레슨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다양한 당구 레슨 경험을 쌓아온 김상호 대표만의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다. 

2대에 걸쳐 똑같은 길을 가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꿈이 함께 크는 곳, 그곳이 바로 맘모스당구클럽이다. 

맘모스당구클럽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김상호, 김정섭 부자.

 

※ 본 기사는 당구전문잡지 <빌리어즈> 2016년 9월호게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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