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넘을 수 없는 산인가 싶었다. ‘2016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동안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는 모든 경기에서 1점대 애버리지를 유지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심지어 히다 오리에(일본)와의 준결승에서는 19이닝 만에 30점을 모두 쳐내며 1.578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결승에 올랐다.

이미래라는 복병에게 결승전에서 자칫 발목을 잡힐 뻔한 위기도 있었으나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는 또다시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 여자 3쿠션 챔피언의 자리를 다시 한 번 차지했다.

이쯤 되면 남자 선수들과의 경쟁도 해볼 만하다.

지난 대회에 이어 올해까지 우승하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거 축하한다. 앞으로 2년 동안 여자 3쿠션 챔피언의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 

▶ 축하해 줘서 고맙고, 응원해 준 팬들에게 무척 고맙다. 
 

올해도 우승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나 기대가 있었나?

▶ 이 대회를 위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연습도 굉장히 많이 했고, 컨디션도 좋았다. 한국으로 출발하면서 이 정도면 기대해도 되겠다 생각했다. 만약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우승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는 했다. 


이번 대회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 결승전이 가장 힘들었다. 이미래가 마지막 2점을 끝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 있었는데, 그 순간이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나에게 기회가 안 오고 이대로 끝날까 봐 걱정했다. 
 

먼저 30점을 다 쳤지만 후구인 이미래 역시 나머지 포인트를 성공시키고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후구인 이미래가 공을 놓치는 순간 정말 깡충깡충 뛰면서 좋아하더라. 원래 우승 세리머니인가, 아니면 본인도 모르게 나온 행동인가?

▶ 승부치기에서 2점만 득점한 채 이미래에게 기회를 넘겨 우승을 확신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엄청 긴장하고 있었는데, 이겼다는 걸 알아챈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하면서 그런 리액션이 나왔다. 상대 선수를 배려하지 않거나 이런 마음은 아니었다. 정말 너무 기뻤다. 
 

결승전 전까지 모든 시합에서 1점대의 애버리지를 유지했다. 여자 선수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 치열했던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임에서 1점대의 애버리지를 유지했다. 그동안 연습하면서 쭉 1.100, 1.200의 애버리지를 유지했었기 때문에 좋은 내용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몇몇 게임에서 일본의 히다 오리에나 한국의 이미래도 1점대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는데, 예전에는 여자 3쿠션 선수들이 1점대의 성적을 올리는 게 정말 대단한 일처럼 여겨졌었다. 지난 2년 전 터키에서 열렸던 여자3쿠션선수권대회와 비교했을 때 올해의 선수들의 기량이 어떤가?

▶ 2년 전 선수권대회와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여자 3쿠션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 특히 한국 여자 선수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앞으로 여자 3쿠션 대회에서 내가 챔피언을 유지하는 게 아주 힘든 일이 될 것 같다. 


이번 ‘2016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특별히 경계했던 선수가 있었나?

▶ 특별히 한 선수를 경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 자신의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대회를 위해 그동안 수없이 많은 연습을 했고 연습하는 동안에도 1점대의 애버리지를 유지했었기 때문에 연습하던 대로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면 챔피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기존의 선수들과도 대결을 했지만, 새로운 신인 선수들도 만났다.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가 있었나?

▶ 히다는 여전히 최고의 선수다. 나와 경기를 하면서 히다도 1점대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그녀도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미래라는 어린 선수가 기대된다. 한국과 일본 등 동양권의 선수들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나도 그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받고 더 열심히 연습할 것이다. 이런 선수들이 많이 생길수록 서로 자극을 받고 더 발전하게 되는 것 같다. 


여자 3쿠션 선수로 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대회도 적고, 상금도 너무 적다. 함께 3쿠션 선수로 살아가는 동료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물론 앞으로 더 많은 대회와 더 큰 상금이 우리에게도 주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 여자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더 많이 연습하고, 더 많은 기량을 가지고 최고의 경기를 펼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곧 우리 여자 선수들에게도 그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진 한민석(슬로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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