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준후이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스누커 선수

대한민국이 3쿠션 강국으로 유럽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면, 중국은 차기 스누커 대국으로 그 명성을 차곡히 쌓고 있다. 그 중심에 딩준후이라는 천재 스누커 선수가 있고, 그 뒤를 이을 량웬보가 있다. 

중국은 스누커를 전략적으로 육성한 대표적인 국가다. 2003년 유럽에 혜성처럼 등장한 딩준후이라는 어린 중국의 스누커 선수는 단숨에 미래의 스누커 챔피언으로 떠올랐고, 스누커 종목에서의 중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 주었다. 

딩준후이가 데뷔하고 2년 뒤, 딩준후이의 뒤를 이을 2인자가 등장했다. 그가 바로 량웬보다. 딩준후이와 동갑내기로 딩준후이보다 2년 늦게 유럽 리그에 데뷔한 량웬보는 딩준후이처럼 천재 스누커 선수는 아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중국 내 스누커 서열 2위를 지키고 있다. 

1987년 3월 5일 중국 헤이룽장성 쑤이화 자오퉁에서 태어난 왼손잡이 스누커 선수 량웬보는 2005년 프로 선수로 데뷔 전 2003년 IBSF 세계 스누커 챔피언십 남자부 8강 진출, 2004 IBSF 세계 스누커 챔피언십 21세 이하 부문 4강 입상, 2005년 인터내셔널 오픈 시리즈 21세 이하 부문 4강 입상의 성적을 올리며 아마추어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프로 선수 데뷔를 가시화시켰다. 

량웬보는 2006년 아시안게임에 중국을 대표하여 출전하여 개인전 은메달과 딩준후이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TAI CHENGZHE

프로의 세계 

2005년, 2004/2005 시즌 챌린지 투어를 통해 프로 스누커 선수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량웬보는 곧장 메인 투어의 예선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2005년 IBSF 세계 21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입상했기 때문에 2005/2006 시즌 메인 투어의 와일드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생애 첫 랭킹 토너먼트인 그랑프리 대회에서 첫 예선 라운드가 시작하자 마자 로리 맥레오드에게 2-5로 패한 량웬보는 그다음에 곧바로 열린 UK 챔피언십에서는 첫 예선 라운드에서 알프레드 버든을 9-1로 여유롭게 제압하며 다음 라운드에 올랐으나 마커스 캠벨에게 8-9로 아슬아슬하게 패하고 말았다. 

량웬보는 웰시 오픈에서 첫 랭킹 대회 예선 통과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신 스토리와 제이미 버넷, 로리 맥레오드를 차례로 이기고 본선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그는 본선 첫 대진 상대인 닐 본드를 5-0으로 완벽하게 물리쳤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그레이엄 닷에게 3-5로 패하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웰시 오픈에서의 좋은 기운을 이어 멜타 컵에 도전한 량웬보였지만 기대와 다르게 폴 데이비스에게 첫 예선 라운드에서 3-5로 패했으며, 홈 경기인 차이나 오픈에서도 데이비드 맥도넬과 매튜 코치를 이기고 세번째 예선 라운드까지 올랐지만 아드리안 군넬에게 3-5로 패, 월드 챔피언십의 첫 경기에서도 조델라니에게 5-10으로 패하며 쓸쓸하게 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그는 데뷔 시즌 동안 78위까지 올랐으나 다음 시즌 투어의 자리를 약속받지는 못했다. 

2006/2007 시즌 동안 량웬보는 모든 랭킹 대회에서 적어도 두 번째 라운드까지 진출하며 첫 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피할 수 있었다. 특히 그랑프리에서는 제러드 그린과 베리 핀치 같은 노련한 선수들을 제치고 예선 그룹 톱에 올랐다.

그룹 4위로 예선전을 끝내며 본선 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전 세계 챔피언이자 세계 1위인 스티븐 헨드리를 3-0으로 물리치는 기량을 보여주었다. UK 챔피언십과 몰타 컵에서도 예선 두 번째 라운드에서 패한 량웬보는 웰시 오픈에서 딘 오케인, 조 조지아, 마크 데이비스를 물리치고 드디어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48강에서 또 다시 만난 닐 본드에게 3-5로 지고 말았다. 

상하이 마스터스의 예선 마지막 라운드까지 진출한 그는 비록 닐 본드에게 또다시 3-5로 패하며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희망차게 2007/2008 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랑프리에서 지난 시즌처럼 성적을 내지 못한 그는 바로 뒤에 열린 북아일랜드 트로피에서 프레이저 패트릭, 조 델라니, 로리 맥레오드를 물리치며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제러드 그린과의 48강전에서 2-5로 지고 말았다. UK 챔피언십과 웰시 오픈의 본선 진출에 실패한 그는 홈 경기인 차이나 오픈에서도 첫 시합에서 패하며 5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차이나 오픈에서는 로버트 스티븐을,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제프 쿤디를 물리치며 첫 예선 라운드 패배를 모면한 그는 큰 성과는 없었으나 66위로 12위나 랭킹을 훌쩍 뛰어 올랐다. 그 덕분에 다음 시즌 WSA 투어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제공 World Snooker

드디어 량웬보는 월드 챔피언십 본선에 오른 세 번째 중국 선수가 되었다. 벤 울라스톤, 로드 라울러, 데이비드 길버트, 이안 맥컬룩 등 4명의 선수를 차례로 꺾은 그는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월드 챔피언십의 본선에 올라 첫 라운드에서 켄 도허티와 대결을 펼쳤다. 10-5의 점수 차로 켄 도허티를 꺾은 그는 8강전에 올라 이 대회 우승자인 로니 오설리번과 맞대결을 펼쳤다.

80점의 브레이크를 기록하며 첫 두 프레임을 먼저 획득한 량웬보였지만 로니 오설리번은 곧 4-4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7-13으로 량웬보를 꺾었다. 량웬보는 월드 챔피언십 8강 진출로 5천 점의 랭킹 포인트를 얻었고, 결국 세계 랭킹 40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8/2009 시즌 북아일랜드 트로피에서 스티브 데이비스와 피터 엡돈을 물리치며 16강에 오른 그는 비록 존 히긴스에게 1-5로 패했지만 일시적이나마 세계 랭킹이 26위까지 올랐다. 그랑프리에서도 본선 진출에 성공한 량웬보는 바레인 챔피언십에서 147점의 맥시멈 브레이크를 기록하며 마틴 굴드를 5-1로 제압했으나 마이크 저지에게 2-5로 패하며 본선 진출에는 실패하였다. 

2008/2009 시즌 투어 동안 2개의 대회가 중국에서 열렸다. 그중 2008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마크 앨런을 물리치며 본선 진출에 성공한 량웬보는 본선 첫 라운드에서 라이언 데이에게 0-5로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량웬보는 최종 예선전에서 데이브 헤럴드를 10-3으로 꺾고 본선에 올랐으나 같은 중국 선수인 딩준후이에게 본선 첫 라운드에서 8-10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대륙의 아성, 량웬보(2)'에 계속)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