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12월 1일~5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환호하는 블롬달. ⓒ EDMUND MEVISSEN

한국 선수 2년 연속 결승전 진출,
지난해에 이어 블롬달과 다시 한 번 진검승부 벌여

사상 첫 결승전에 오른 강동궁,
승부치기 끝에 세계 챔피언 아깝게 놓쳐

총 출전 선수 48명 중 한국 7명 출전

지난 12월 1일부터 5일까지 프랑스의 보르도에서 2015년 세계3쿠션선수권대회가 열렸다.

1년에 단 한 번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자리인 만큼 참가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다르고, 지켜보는 당구팬들의 관심도 특별하다.

전년도 챔피언과 UMB 상위 16명의 랭커를 비롯해 총 48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한국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최성원과 함께 조재호, 황형범, 허정한, 강동궁 등이 세계 랭킹 16위 시드로 출전하였고 김형곤과 김재근은 아시아당구연맹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48명의 선수가 3명씩 16개 그룹으로 나뉘어 예선 리그전을 치르고 각 그룹 1위가 본선 토너먼트 진출 자격을 얻는다. 

2015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출전 선수들. ⓒ EDMUND MEVISSEN
ⓒ EDMUND MEVISSEN

최성원의 아쉬운 예선 탈락

디펜딩 챔피언 최성원은 첫 게임에서 김재근에게 1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다음 경기에서 아라이 다츠오에게 1승을 챙기며 1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재근이 아라이를 꺾고 2승을 챙겨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하면서 최성원은 본선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예선 리그전 결과 본선에 진출할 각 조 1위는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강동궁(한국), 에디 멕스(벨기에),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김재근(한국), 루벤 레가즈피(스페인), 조재호(한국), 미구엘 토레스(미국), 아드넌 윅셀(터키), 사메 시덤(이집트),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트란퀴엣치엔(베트남), 허정한(한국) 등으로 압축되었다.

한국은 강동궁, 김재근, 조재호, 허정한 등 4명의 선수가 본선 진출에 성공했으며, 본선 16강전에서 허정한 대 다니엘 산체스, 김재근 대 루벤 레가즈피, 강동궁 대 아드난 윅셀, 조재호 대 토브욘 블롬달 등의 대결이 벌어졌다.

ⓒ EDMUND MEVISSEN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강동궁만 8강에 진출

16강전 결과 한국 선수 중 강동궁만이 유일하게 윅셀을 27이닝 만에 40:37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허정한은 산체스에게 28:40으로, 김재근은 레가즈피에게 23:40으로, 조재호는 블롬달에게 38:40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한편, 이집트의 사메 시덤은 프레데릭 쿠드롱을 40:28로 꺾고 8강에 진출했고, 타이푼 타스데미르는 마르코 자네티를 40:21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에디 멕스는 12이닝 만에 40:8이라는 많은 점수 차로 미구엘 토레스를 꺾었으며, 딕 야스퍼스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트란퀴엣치엔을 40:26으로 누르고 8강에 올라 세계 챔피언을 향한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되었다.

8강에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두 선수가 맞붙었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산체스와 레가즈피이기 때문에 팽팽한 대결 끝에 승부치기에서 승패가 결정났다.

21이닝에 40:40으로 대결을 끝낸 두 선수는 승부치기에서 레가즈피가 단 2점을 성공시키고 자리로 돌아가자 산체스가 신중하게 3점을 성공시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부분의 경기가 22이닝 안에 끝나는 동안 강동궁과 시덤의 대결은 31이닝까지 길게 이어졌다. 결국 31이닝에 마지막 1점을 득점한 선수는 강동궁이었고, 40:29 강동궁의 승리로 끝났다.

토브욘 블롬달은 8강전에서 만난 딕 야스퍼스를 강하게 압박했다. 22:5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브레이크 타임을 가진 블롬달은 후반전에서도 맹공을 퍼부어 19이닝 만에 40:27로 야스퍼스를 꺾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에디 멕스는 타이푼 타스데미르와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40:39로 간발의 차로 타스데미르를 따돌리고 준결승 한 자리를 차지하였다.

산체스와 강동궁의 대결로 준결승전 첫 경기가 시작되었다. 8강전에서 시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31이닝까지 가는 긴 레이스를 펼친 강동궁은 준결승전에서 다시 제 페이스를 찾는 듯 보였다.

12이닝째부터는 28:14, 30:14 등 더블 스코어로 점수 차를 벌이며 앞서 나갔고 산체스가 후반전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며 점수 차를 좁히기 시작했으나, 이미 30점을 훨씬 넘긴 강동궁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강동궁은 18이닝에서 40점을 모두 득점하며 40:28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어진 준결승전에서 에디 멕스는 12이닝에서 하이런 10점을 치며 24:14로 토브욘 블롬달을 멀찍이 떼어 놓는 듯했다. 하지만 블롬달을 상대로 10점 차는 결코 큰 점수 차가 아니었다.

브레이크 타임 후 돌아온 후반전에서 블롬달은 특유의 공격적인 샷을 성공시키며 31:34로 역전하는 데 성공했고, 결국 남은 점수를 순식간에 성공시켰다.

2014년에 이어 연달아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한 블롬달은 또다시 한국 선수와 대망의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시상식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챔피언 블롬달 ⓒ EDMUND MEVISSEN

승부치기에서 엇갈린 운명

강동궁은 생애 첫 3쿠션 월드 챔피언십 결승 진출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강동궁이 주도권을 잡았다.

17:8로 한참 앞서 나가는 듯 보였으나 블롬달은 금세 8점을 치며 바짝 뒤를 추격해 왔다. 전반전은 25:16으로 강동궁의 리드로 끝났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31:24로 여전히 강동궁이 블롬달을 앞서 나갔다. 22이닝까지 37:24로 강동궁이 단 3점만을 남긴 상황이었지만, 블롬달은 당황하지 않고 순식간에 37:34로 점수 차를 좁혔다. 그러나 강동궁이 남은 3점을 마무리하며 40점을 먼저 획득했다.

강동궁은 세계 챔피언 타이틀 바로 앞에 서 있었다. 후구에 나선 블롬달은 침착하게 남은 6점을 성공시켰다. 3쿠션 월드 챔피언십 사상 처음으로 승부치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전 승부치기는 녹록지 않았다. 세계적인 강심장을 가진 강타자로 알려진 강동궁이 그만 초구 이후 득점에 실패한 것이다. 강동궁은 단 1점만을 득점하고 큐를 내려놓았다.

단 2점만 성공시키면 세계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블롬달은  한결 어깨가 가벼워 보였다. 결국 블롬달은 2점을 득점하는 데 성공했고, 18년 만에 다시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2015년 3쿠션 세계 챔피언에 오른 블롬달은 여전히 세계 랭킹 1위를 고수했고, 준우승자 강동궁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22위에서 7위로 급상승했다.

반면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14년 세계 챔피언 최성원은 아쉽게도 6위에서 17위로 랭킹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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