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당한 전 사무처장이 앞장 선 허위 폭로는 결국 단체를 와해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던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이하 전국당구연합회)의 사태가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히면서 좌초될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파면 징계를 받은 방 모 전 사무처장이 협회지를 임의 폐간하고 개인잡지로 등록한<월간 스포츠 당구>가 전국당구연합회 박종화 회장을 타겟으로 의혹을 제기하자, 방 씨의 측근인 대의원과 부회장 몇 명이 이 주장에 동조하면서 정상적인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상급단체에서 전국당구연합회에 경고 차원의 의견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초에 예정되었던 전국당구연합회 이사회는 방 씨 측근의 이사진이 대거 불참하면서 성원이 모자라 개회조차되지 못했다.
이들은 단체의 임원임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단체 내에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상급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에 찾아가서 “회장에게 불만이 있으니, 회장을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비상식적인 문의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벌이는가 하면, 대의원이 박 회장을 술집으로 불러내어 전치 3주의 폭행을 가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을 자행하기도 하고 또 회장의 학력 진위를 밝혀달라는 진정서를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넣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이고 있다.
수개월 간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인해 결국 상급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에서는 최근 “전국당구연합회의 사태가 더 시끄러워지거나, 박종화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 관리단체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전국당구연합회에 하달했다.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사태가 임원과 대의원들의 경거망동으로 조직을 와해시키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만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악성 루머 하나에서 비롯되었다. 누군가에 의해 악의적으로 유포된 ‘박종화 회장의 학력 및 경력 의혹, 개인적인 나이와 가정사 문제 등’이 사태의 단초가 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악성 루머는 독약이다. 이런 독약에 얼룩진 단체는 끝내 와해되고 만다. 단체를 지키겠다는 박 회장 측과 그 반대편에 선 사람들의 싸움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양측의 주장에서 팩트를 찾아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 보았다.
증거가 전혀 없는 ‘박종화 의혹’
자체사업 결산 누락,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으로 파면 징계를 받은 사무처장 방 씨는 협회지인 <월간 스포츠당구>를 전국당구연합회 이사회 및 대의원총회의 동의없이 강제 폐간한 후 곧바로 같은 제호의 정기간행물을 다른 구청에 등록하여 3개월째 연속 발행하고 있다.
전국당구연합회의 유급 사무직원인 방 씨는 협회지인 <월간 스포츠당구>에 대해 “연합회가 어려울 때 임영렬 전 회장과 본인이 연합회에서 하던 사업이다. 그러므로 협회지가 아닌 본인 개인의 잡지다”라며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잡지를 발행하고 있고, 발행된 잡지에는 방 씨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지시한 박 회장의 도덕적 의혹을 제기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방 씨가 발행한 <월간 스포츠당구> 2015년 12월호에는 전국당구연합회 박종화 회장을 타겟으로 학력 및 경력, 나이, 가족관계 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회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이슈화시켰다. 게다가 전국당구연합회의 부회장인 윤 모 씨가 박종화 회장을 비방하고 파면 징계를 받은 방 씨를 두둔하는 칼럼을 게재하기까지 했다.
방 씨와 윤 씨가 주장한 이야기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미 취재 후 보도한 적 있던 ‘박종화 의혹’과 관련하여 더욱 심층 취재하였고, 그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방 씨와 윤 씨의 주장에 대한 검증
방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연속 발행한 잡지에서 전국당구연합회 박종화 회장의 학력 및 경력이 허위라는 것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고 지난 12월에 발행된 잡지에서는 부회장 윤 씨의 칼럼을 통해 박종화 회장의 가족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하였다. 소속된 단체의 부회장에 의한 회장의 사생활 폭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근 이러한 공인의 무분별한 사생활 폭로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공적 함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생활 공개는 피해자인 가족들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가하는 폐단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도 이제 공인의 사생활 폭로는 언론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일으킬 소지가 있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부담이 있기 때문에 대형 언론사들도 정확한 팩트 없이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빌리어즈>에서는 방 씨가 제기한 박 회장의 학력 및 경력, 나이 의혹 등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학교에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고 박 회장의 박사 학위 동기생들이 소장한 증거 자료를 수집하여 확인했다. 또한, 윤 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박 회장의 가족을 만나 의견을 들어 보았다.
증거도 없이 허위 학력 주장
박 회장의 학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미국 현지에서 학위를 직접 받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박 회장과 같은 학교에서 학위를 받은 핸더슨대학교의 동기생을 찾았다.
그가 소장한 학위는 박 회장의 학위와 동일했고, 그가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에 찍은 사진에 박 회장이 엄연히 등장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교수직을 역임한 라이프대학교의 공식 서류에 나온 교수진에서도 ‘Dr. Jong Hwa Park’이라는 이름이 확인되었다.
방 씨와 부회장 3명이 합세하고, 심지어 대의원이 박 회장에게 폭행까지 가해 전치 3주의 치료를 받게 하면서까지 문제를 만들고자 했던 ‘박종화 의혹’은 근거도 없이 무차별 배포된 거짓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방 씨와 측근들에 의해 계속해서 제기되는 ‘박종화 의혹’의 증거는 찾을 수가 없었다. 방 씨측은 이러한 팩트를 확인하기 전에 증거도 없이 카더라식의 낭설과 의혹만 갖고 보도하는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
학력이 허위라는 증거를 매체 스스로 확보하지 못하면 기사로 내서는 안 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러한 방 씨의 추측성 보도로 인해 피해자인 박 회장과 가족은 물론, 전국당구연합회에 심각한 명예훼손을 불러오게 되었다.
('악성 루머는 독약이다2'에서 계속)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