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잔카세이프티배 아시아 3쿠션 오픈 우승

3천만 원이라는 사상 최고의 우승 상금을 놓고 벌이는 마지막 한 판 게임이었다. 하지만 홍진표는 우승 상금까지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첫 승을 하느냐, 마느냐.
언제 또 이런 기회가 다시 올지 모를 일이었다. 대부분의 관중들과 생방송 시청자들은 조재호의 우승을 점쳤다.
홍진표라는 낯선 젊은 선수가 우승까지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상대는 김행직과 함께 한국 3쿠션의 다음 세대를 이끌 유망주로 <빌리어즈>가 일찌감치 점찍어 놓았던 홍진표다.
침착하게 게임을 시작한 홍진표는 이번 대회 내내 보여주었던 무서운 집중력으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브레이크 타임 후 조재호의 반격에 잠시 주춤하나 싶었지만 14이닝째에 기회를 넘겨받은 그는 남은 13점을 모두 쳐내고는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무려 10년 만에 차지한 우승이었다. 학생부 대회를 휩쓸며 3쿠션 유망주로 기대를 한몸에 받던 홍진표였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좀처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점점 조급한 마음이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기회가 왔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우승 상금보다 값진 ‘자신감’을 부상으로 얻었다.
결승전 경기에서 노련한 조재호에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준 그를 보며 관중들은 ‘홍진표’라는 이름을 머리에 새겼다.
그의 어깨에 돋은 작은 날개가 앞으로 얼마나 크고 멋진 날개로 성장해 그를 비상하게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민영 기자
thebilliards@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