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성지안 기자]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와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의 운명이 간발의 차이로 바뀌었다.
세트스코어 2-0. 강동궁이 산체스를 3-0으로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된 승부는 3세트 14:14에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강동궁이 시도한 뒤돌리기가 아슬아슬하게 득점이 되지 않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린 산체스는 다음 공격에 그림 같은 리버스 샷을 성공시키며 3세트를 따낸 뒤 4, 5세트를 승리하고 끝내 승부를 뒤집어 8강에 살아남았다.
9일 강원도 정선군의 하이원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국민의 행복쉼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16강전에서 산체스는 세트스코어 3-2로 강동궁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산체스는 강동궁과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1세트를 11이닝 만에 14:15, 2세트는 4이닝 만에 12:15로 패해 두 세트를 먼저 내주면서 패배 위기에 놓이게 됐다.
1세트에서는 6:1로 산체스가 앞서다가 9이닝에 강동궁이 6점을 득점하면서 7:7 동점을 허용했고, 10이닝에는 다시 산체스가 5점을 만회해 12:7로 역전했다. 그리고 11이닝 선공에서 산체스가 2점을 득점하며 14:7로 앞섰다.
그런데 세트포인트로 산체스가 시도한 되돌리기가 역회전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득점에 실패한 이후 첫 반전이 일어났다.
후공에서 강동궁이 역회전 스리뱅크 샷을 시작으로 6점을 득점하며 14:13까지 쫓아왔고, 스리뱅크 샷을 성공시키면서 끝내기 8점타를 터트려 14:15로 승부가 뒤집혔다.
1세트를 내준 산체스는 2세트에 강동궁이 2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9점을 치면서 0:11까지 몰렸다. 산체스는 후공에서 4점을 만회해 4:11로 쫓아갔고, 3이닝에서는 강동궁이 원뱅크 걸어치기로 2점을 달아나면서 4:13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2세트까지 패배 직전에 몰린 산체스는 원뱅크 넣어치기로 환기한 뒤 차곡차곡 점수를 모아 8점을 쫓아가 12:13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9점째 비껴치기가 간발의 차로 빗나가면서 아쉽게 자리로 돌아갔고, 4이닝 선공에서 강동궁이 싯도한 원뱅크 샷이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13:15로 2세트도 패하며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갔다.
한 세트를 더 내주면 패하게 되는 산체스는 3세트 2이닝에 7점을 득점해 9:3으로 앞섰지만, 강동궁이 후공에서 9점타로 응수하면서 점수는 9:12로 역전됐다.
3이닝에 2점을 따라가 11:12로 추격한 산체스는 4이닝 선공에서 스리뱅크 샷을 득점하며 13:12로 역전에 성공했고, 5이닝 선공에서 다시 1점을 득점하며 14:12로 3세트 승리가 유력해졌다.
그런데 5이닝 후공에서 강동궁이 2점을 올려 14:14 동점을 만들면서 산체스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매치포인트로 강동궁이 시도한 공격은 끌어서 뒤돌리기.
힘이 좋은 강동궁이 아니면 시도가 쉽지 않은 배치였는데, 강동궁은 강한 샷으로 1적구를 맞혀서 분리각을 만든 뒤 스리쿠션을 돌아 2적구 득점 방향으로 수구를 진행시켰다.
아쉽게도 2적구 위쪽에서 4번째 쿠션을 맞은 수구는 아슬아슬하게 2적구를 빗나가면서 득점에 실패했고, 산체스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음 6이닝 선공에서 산체스는 장거리를 돌아오는 그림같은 리버스 샷으로 세트포인트 득점에 성공하며 15:14로 승리를 거두고 한 세트를 만회해 세트스코어 2-1로 쫓아갔다.
4세트에서도 산체스는 다시 한번 패배 위기에 놓였다. 4이닝부터 2-6-2-1 연속타로 12점을 득점한 산체스는 7이닝까지 12:6으로 앞섰다.
그러나 강동궁이 8이닝과 9이닝에 뱅크 샷을 한 방씩 성공시키며 3-3 연속타로 따라와 순식간에 점수는 12:12 동점이 됐고, 10이닝 선공에 나선 강동궁이 횡단 샷으로 1점을 득점해 12:13으로 점수가 뒤집혔다.
이어서 강동궁은 어려운 배치를 장거리 원뱅크 샷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수구가 두껍게 1적구에 맞으면서 득점에 실패해 산체스는 다시 한번 공격권을 얻게 됐다.
후공에서 산체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남아 있던 3점을 한 큐에 쓸어 담아 15:13으로 신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5세트에서는 앞서 3, 4세트를 아깝게 내주고 승리를 놓친 강동궁이 5이닝까지 3득점으로 주춤한 사이에 산체스가 초구부터 3-5-1-1 연속타로 10점을 득점하며 매치포인트에 먼저 도달했다.
그리고 6이닝 선공에서 산체스가 횡단 샷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11:3으로 승리,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하고 8강에 진출했다.
산체스는 이번 시즌에 두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통산 두 번째 결승에 올라 우승에 도전했지만,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하나카드)에게 결승에서 1-4로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3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는 4강까지 올라왔다가 준결승에서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에게 2-4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열린 6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두 번째 결승에 올라간 산체스는 김영원(하림)에게 3-1에서 3-4로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번 7차 투어에서 다시 8강에 진출해 시즌 4번째 4강행에 도전하게 됐다.
산체스의 8강전 상대는 16강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를 꺾고 올라온 우태하다. 산체스는 이번 시즌 개막전 32강에서 우태하와 한 차례 대결해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5개월여 만에 다시 만난 우태하르 상대로 산체스가 정규투어 2회 연속 준결승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