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펀스, 결승서 세 번째 만난 조재호에 4-3 역전승
'0-2 → 3-2 → 3-3 → 4-3' 초반 열세 극복…통산 2승
준결승 및 결승서 조재호에 3경기 연속 패배 종결
우승상금 1억원 획득…총 3억9천250만원 달성
[빌리어즈=고양/김민영 기자] 3시간여 혈투 끝에 '벨기에 강호'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조재호(NH농협카드)의 벽을 넘어 1천413일 만에 프로당구(PB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한가위 당구왕에 등극했다.
6일 밤 9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남자부 결승전에서 레펀스는 세트스코어 4-3으로 조재호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레펀스는 지난 23-24시즌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네 번째 올라온 결승전에서 PBA 데뷔 이후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획득한 레펀스는 3억9천250만원으로 전체 시즌 상금랭킹 5위로 올라섰고, 이번 시즌은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4강을 합쳐 1억1천400만원으로 1위에 올랐다.
이번 결승에서 레펀스는 결승전에서만 세 번째 만난 조재호와 아주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동안 레펀스 조재호와 결승전과 준결승전 등 주요 승부처에서 상대전적 1승 3패의 약세를 보였다.
결승전은 1승 1패를 거둬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 나눴지만, 최근 두 차례 벌인 준결승전은 모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3-24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조재호에게 세트스코어 2-4로 패한 레펀스는 이번 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1-4로 조재호에게 패하면서 결승행이 불발됐다.
이처럼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조재호에게 세 차례 덜미를 잡히면서 레펀스는 통산 2승까지 무려 3년 10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레펀스는 이번 결승전 역시 초반에 조재호에게 두 세트를 먼저 내주면서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다.
1세트를 15이닝 만에 9:15로 패한 레펀스는 2세트도 조재호의 4-2-6-3 연속타에 밀려 4:15로 패하며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갔다.
3세트에서 레펀스는 4이닝까지 점수를 내지 못하고 0:9로 뒤져 더욱 험난한 승부를 벌여야 했다. 그런데 5이닝 공격에서 뱅크 샷을 2개 성공시키면서 하이런 10점을 득점하며 살아난 레펀스는 6이닝 공격에서 남은 5점을 마무리하고 15:9로 기적처럼 3세트를 이겼다.
다음 4세트에서 10이닝까지 9:7로 리드하던 레펀스는 11이닝과 14이닝에 3점씩 득점하며 15:10으로 승리, 세트스코어 2-2 동점에 성공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레펀스는 5세트 초반에 2-4 연속타로 6점을 치고 나갔으나, 조재호가 3이닝부터 4-2-1 연속득점을 올리면서 추격해 7이닝까지 10:10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9이닝에는 선공 조재호가 1점을 득점해 10:11로 역전됐는데, 후공에서 레펀스는 남아 있던 5점을 모두 득점하며 15:11로 승리를 거두고 세트스코어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마무리는 쉽지 않았다. 6세트에 조재호가 1이닝부터 6-3-4-1 연속타로 4이닝 만에 14점에 도달하면서 1:14로 크게 뒤진 레펀스는 6이닝에 7점을 만회했지만,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세트를 8:15(6이닝)로 패한 레펀스는 3-3 동점이 되면서 마지막 7세트로 승부를 연장했다.
7세트에서 3이닝까지 레펀스가 2득점에 그친 사이에 조재호가 3-1-2 연속타를 올리며 2:6이 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레펀스는 4이닝 후공에서 승부를 또 한 번 뒤집는 7점타에 성공하며 9: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5이닝과 6이닝에서 1점씩 득점을 올린 레펀스가 11:6으로 7세트를 승리하면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레펀스는 프로당구(PBA) 투어 원년 19-20시즌에 같은 벨기에의 프레데리크 쿠드롱과 함께 데뷔해 올해까지 7시즌을 소화하며 개인투어와 팀리그에서 활약했다.
개인투어에서는 지난 21-22시즌 3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통산 1승을 거뒀고, 이번에 두 번째 우승트로피와 상금 1억원을 차지했다.
두 번의 우승 모두 결승에서 PBA 최강자인 조재호를 꺾고 우승했다. 준우승도 두 차례 차지했다.
22-23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쿠드롱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고, 23-24시즌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조재호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팀리그에서는 24-25시즌에 소속 팀 SK렌터카를 정규리그 우승과 포스트시즌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포스트시즌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준우승에 그친 조재호는 23-24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이후 1년 6개월 만에 10번째 결승에 올라와 통산 6승에 도전했다.
이번 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는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에게 결승에서 져 준우승에 그쳤던 조재호는 91일 만에 다시 밟은 결승전에서 레펀스에게 패하며 5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조재호는 준우승상금 3천400만원을 획득해 총 9억3천850만원을 기록, 전체시즌 상금랭킹 2위에 자리했다.
한편, 이번 대회 4강에는 강민구(우리금융캐피탈)와 김종원(웰컴저축은행)이 올라와 상금 1천만 원씩 획득했다.
대회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저축은행 톱랭킹상'은 128강에서 애버리지 3.462를 기록한 이상대(휴온스)가 차지했다.
추석 명절을 맞아 6번째 '한가위 당구 대전'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남자부에서 레펀스가 새로운 추석 당구왕에 등극했고, 전날 끝난 여자부에서는 김가영(하나카드)이 2년 연속 '추석 당구 여왕'에 올랐다.
정규투어 5차전을 마무리한 PBA 투어는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드림투어(2부) 2차전이 개최되며, 20일부터는 1부 투어 시즌 6차전 '휴온스 챔피언십'이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