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이충복 강민구 김종원 김임권 서현민 '8강행'
외인 중 응오 레펀스만 생존…각각 김종원 서현민과 대결
강민구-이충복 조재호-김임권 8강서 격돌
[빌리어즈=성지안 기자] 프로당구(PBA) '한가위 당구 대전'에서 2년 연속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할까.
그동안 열린 5차례 한가위 챔피언십은 첫 대회부터 4번째 대회까지는 모두 외국 선수들이 우승을 독식했고, 한국은 지난 시즌에 강동궁(SK렌터카)이 단 한 번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8강에 조재호(NH농협카드)와 이충복(하이원리조트), 강민구(우리금융캐피탈), 서현민(에스와이), 김종원, 김임권(이상 웰컴저축은행) 등 6명이 올라가며 준결승 두 자리를 예약해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남자부 16강전에서 한국 선수 6명이 승리하며 8강전 4경기에 모두 출전하게 됐다.
지난해 추석 명절에 열린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강동궁을 비롯해 김재근(크라운해태), 박기호 등 3명이 올라가 8강 두 경기를 치렀는데, 이번에는 6명이 살아남았다.
외국 선수 중에서는 16강에 올라온 5명 중 베트남의 응오딘나이(SK렌터카)와 '벨기에 강호' 에디 레펀스(SK렌터카) 등 2명만 8강을 밟았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하나카드)는 한국의 이충복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세트를 15:8(10이닝)로 승리하며 무난하게 16강전을 출발했던 초클루는 2세트 4이닝에 이충복이 하이런 9점을 치면서 주도권을 빼앗겨 8:15(8이닝)로 패했고, 3세트 역시 2이닝에 9점타를 맞고 끌려간 끝에 12:15(7이닝)로 패했다.
세트스코어 1-2로 역전 당한 초클루는 4세트 초구에 이충복이 6점을 치면서 완전히 흐름을 내주며 13:15(8이닝)로 고배를 마셨다.
또한, 'PBA 랭킹 1위'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는 레펀스에게 매치포인트에서 역전패를 당해 탈락했고,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는 김종원에게 졌다.
마르티네스는 1세트를 15:10(7이닝)으로 승리했고, 2세트를 8:15(9이닝)로 패한 뒤 3세트를 5이닝 만에 15:13으로 따내 8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4세트를 9:15(6이닝)로 패하면서 먹구름이 꼈다가 5세트를 10:7로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해 8강까지 단 1점을 남겨뒀다.
아쉽게도 두 차례 샷이 모두 간발의 차로 빗나가며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5이닝 후공에서 레펀스에게 4점타를 맞고 10:11로 역전패를 당했다.
사파타는 김종원의 가공할 3점대 공격력 앞에 세트스코어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사파타도 1세트를 15:14(7이닝)로 따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2세트에 김종원이 하이런 10점을 득점하며 0:15(3이닝)로 패해 전세를 뒤집혔다.
3세트는 초구에 7점을 친 김종원에게 4:15(5이닝)로 졌고, 4세트 역시 김종원이 4-10 연속타도 2이닝 만에 14점에 도달하면서 5:15(3이닝)로 패했다.
김종원은 이번 대회 64강에서 '무서운 10대'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를 3-1로 꺾었고, 32강에서는 '와일드카드 돌풍' 박광수를 3-2로 제압하고 16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김종원은 응오딘나이와 승부를 벌인다. 응오딘나이는 16강전에서 고경남을 상대로 하이런 12점의 맹타를 휘둘러 3-0의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PBA 투어에서 처음 맞붙는 두 선수의 승부에서 과연 누가 승리하고 준결승에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경기는 5일 낮 12시에 시작한다.
또 다른 한국 선수 대 외국 선수의 8강전 승부는 레펀스 대 서현민의 오후 2시 30분 경기다.
서현민은 64강에서 '최연소 투어 챔피언' 김영원(하림)을 3-1로 꺾은 뒤 32강에서 컨디션이 좋았던 이상대(휴온스)에게 애버리지 2.154로 3-1의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올라왔다.
16강에서는 동갑내기 노병찬(크라운해태)과 승부를 벌여 하이런 11점의 장타를 터트리는 등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두고 2년여 만에 정규투어 8강에 오르게 됐다.
레펀스는 32강에서 김준태(하림)를 애버리지 2.143의 맹타를 휘둘러 3-0으로 눌렀고, 16강에서도 2.133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마르티네스에게 3-2의 역전승을 거둬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4강 이후 시즌 두 번째 8강을 밟았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 두 차례 모두 3-2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프로당구 원년 19-20시즌 6차 투어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전에서는 레펀스가 서현민에게 3-2로 승리했고, 23-24시즌 2차 투어 '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 16강전에서는 서현민이 3-2로 레펀스를 꺾었다.
PBA 투어에서 세 번째 만난 서현민과 레펀스의 승부에서 과연 누가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8강전에 초반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외인들의 한가위 4강 도전 향방이 결정된다. 지금까지 한가위 당구 대전에서 외인들이 4강에 올라가지 못한 대회는 한 번도 없다.
첫 대회에서는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가 올라가 쿠드롱이 강민구를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두 번째 대회 역시 쿠드롱과 카시도코스타스가 4강과 결승에 진출해 쿠드롱이 4-0으로 카시도코스타스를 제압하며 2년 연속 우승했다.
21-22시즌은 마르티네스와 응우옌프엉린(베트남·하림)이 4강에 올랐고, 결승에서 두 선수가 대결해 4-2로 마르티네스가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22-23시즌은 레펀스와 쿠드롱, 비롤 우이마즈(튀르키예) 등 3명이 4강을 차지한 반면 한국은 김재근만 유일하게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우이마즈와 김재근이 대결했으나, 우이마즈가 4-1로 승리하며 우승상금 1억원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 열린 5번째 한가위 당구 대전 역시 초클루와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 마민껌(베트남·NH농협카드) 등 3명이 4강에 진출해 외인 강세가 계속됐다.
한국은 강동궁이 혼자 살아남아 준결승에서 사이그너를 4-0, 결승에서 초클루를 4-2로 제압하며 첫 한가위 당구왕으로 등극했다.
이날 8강에서 한국은 오후 5시에 강민구와 이충복이 대결하고 마지막 오후 7시 30분에는 조재호와 김임권이 4강행을 다툰다.
최소 4강 두 자리를 예약한 한국이 외인 강세를 잠재우고 이번 대회에서 2년 연속 '한가위 당구왕'에 등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