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티네스, 2-3으로 레펀스에 져 '16강 탈락'
5세트 10:7에서 두 차례 매치포인트 실패…끝내 10:11 '역전패'
'베테랑' 레펀스, 마지막 기회서 끝내기 역전 4점타 성공

다비드 마르티네스(왼쪽)가 16강전에서 승리까지 단 1점을 남겨두고서 에디 레펀스(오른쪽)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다비드 마르티네스(왼쪽)가 16강전에서 승리까지 단 1점을 남겨두고서 에디 레펀스(오른쪽)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성지안 기자] 공은 역시 둥글다.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애버리지 2점 후반대 공격력으로 한가위 당구왕을 향해 질주하던 'PBA 랭킹 1위'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가 매치포인트의 저주에 빠져 다 잡은 8강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4일 오후 5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16강전에서 마르티네스는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와 풀 세트 승부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져 탈락했다.

이번 대회 64강전에서 아드난 윅셀(튀르키예)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으며 애버리지 2.737을 기록한 마르티네스는 전날 32강전에서 로빈슨 모랄레스(콜롬비아·휴온스)를 상대로 애버리지 2.813의 맹타를 휘둘러 세트스코어 3-0의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올라왔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마르티네스는 마지막 순간에 운명의 장난처럼 두 차례 매치포인트 공격이 살짝 빗나가면서 끝내 고개를 떨궜다.

마르티네스는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다가 2-2 동점을 허용한 뒤 5세트에서 매치포인트에 먼저 도달해 두 차례 마무리를 시도했으나, 모두 간발의 차로 수구가 제2적구를 외면하면서 1점 차로 역전패를 당했다.

1세트 3이닝까지 레펀스가 2-3-4 연속타로 9점을 득점하며 4:9로 끌려가던 마르티네스는 4이닝 뱅크 샷 득점 후 5이닝 2점, 6이닝에 뱅크 샷 두 방을 포함해 6점을 몰아치면서 14:10으로 역전했다.

이어 7이닝에 세트포인트를 마무리하며 15:10으로 승리를 거두고 세트스코어 1-0으로 16강전을 출발했다.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16강전에서 맞붙어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16강전에서 맞붙어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마르티네스는 1세트와 3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다가 4세트를 패하면서 2-2 동점을 허용했다.
마르티네스는 1세트와 3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다가 4세트를 패하면서 2-2 동점을 허용했다.

2세트에서는 4이닝까지 7점을 득점하고 레펀스와 7:6의 팽팽한 접점을 벌인 마르티네스는 4차례 후속 공격에서 단 1득점에 그치며 역전을 허용했다.

마르티네스가 주춤하는 사이에 레펀스는 5이닝 3득점, 6이닝에 2점을 올렸고, 8이닝에서 3점을 득점하며 세트포인트에 도달한 뒤 9이닝에서 8:15로 승부를 마무리해 세트스코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는 두 선수가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이며 치열하게 맞섰다. 마르티네스가 초구 1득점에 그치자 후공에서 레펀스가 뱅크 샷 한 방을 포함해 대거 9점을 뽑아 점수는 1:9로 크게 벌어졌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2이닝에 5점, 3이닝 1득점으로 7:10으로 따라붙은 뒤 4이닝에서 뱅크 샷 2개로 5점을 득점하고 12:1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곧바로 레펀스가 3점을 만회해 점수는 다시 12:13으로 역전됐는데, 5이닝 선공에 나선 마르티네스가 남은 3점을 모두 득점하고 15:13으로 3세트를 어렵게 따내 세트스코어 2-1로 다시 리드했다.

4세트 역시 3이닝에 레펀스가 9점을 올려 먼저 치고나가자 후공에서 마르티네스가 7점을 따라잡고 9:9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의 큐가 두 차례 침묵을 지키면서 그 사이에 3점, 2점을 치고 달아난 레펀스에게 6이닝 만에 9:15로 패하면서 승부는 5세트로 연장됐다.

마르티네스는 5세트 1이닝부터 2-1-1-6 연속타로 10점에 도달했다. 레펀스가 뱅크 샷 3개를 성공시켜 7점을 쫓아가며 점수는 10:7.

마르티네스는 5세트를 10:7에서 두 차례 매치포인트 시도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10:11로 아쉽게 패했다.
마르티네스는 5세트를 10:7에서 두 차례 매치포인트 시도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10:11로 아쉽게 패했다.
1점 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순간 기뻐하는 레펀스.
1점 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순간 기뻐하는 레펀스.

4이닝에 6점을 친 마르티네스는 매치포인트로 시도한 비껴치기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며 첫 번째 마무리 기회를 놓쳤다.

이어 레펀스가 후공에서 시도한 옆돌리기도 살짝 길게 빠지면서 다시 큐를 잡게 된 마르티네스는 이번에는 뒤돌리기를 무난하게 성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샷 또한 약간 길게 제2적구를 스치듯 지나가면서 득점에 실패하며 이변이 시작됐다.

눈앞에 있는 8강행 티켓을 손으로 잡지 못한 마르티네스가 초조하게 자리로 돌아간 사이에 레펀스가 후공에서 남아있던 4점을 모두 쓸어 담으면서 결국 5세트를 10:11로 마르티네스가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좋은 컨디션으로 한가위 당구왕을 바라보던 마르티네스는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하며 이번 5차 투어를 16강에서 마감했다.

전날 김준태(하림)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16강에 올라온 레펀스는 마르티네스에게 패배 직전까지 몰리며 탈락이 유력했으나,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내기 공격으로 승부를 뒤집어 시즌 두 번째 8강을 밟았다.

레펀스는 5일 열리는 8강전에서 서현민(웰컴저축은행)과 노병찬(크라운해태)의 16강전 승자와 맞붙는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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