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쩐득민에 승부치기서 1 대 0 '신승'
전날 산체스전과 마찬가지로 0-2서 '대역전승'
32강서 응오딘나이와 16강행 승부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영건 와일드카드 '이동규 돌풍'이 5차 투어 '한가위 당구 대전'을 강타했다.
128강에서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를 꺾으며 대이변을 연출한 이동규(29)가 이번에는 64강에서 '베트남 강호' 쩐득민(하림)을 제압했다.
2일 오후 6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남자부 64강전에서 이동규는 승부치기 끝에 1 대 0으로 쩐득민을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전날 산체스와 벌인 128강전처럼 세트스코어 0-2에서 2-2 동점 후 승부치기에서 거둔 대역전승이었다.
96년생인 이동규는 이번 대회에 영건 와일드카드를 받아 처음 1부 투어에 출전했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전설급 선수를 만나면서 2라운드 진출은 어려워 보였는데, 두 세트를 내주고도 3, 4세트를 따내 결국 승부치기에서 5점을 치며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동규의 돌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날 64강전에서도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자'인 쩐득민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으로 이어졌다.
1세트에 이동규는 6:2로 앞선 7이닝 선공에 5점을 치며 11:2까지 크게 리드하다가 후공에서 쩐득민이 무려 4개나 뱅크 샷을 성공시키면서 10점을 맞아 11:12로 역전당했다.
쩐득민의 장타가 크게 휘몰아쳐 승부를 뒤집었지만, 이동규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다음 8이닝 선공에서 2점을 올리며 13:12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쩐득민이 후공에서 남은 3점을 득점하면서 12:15로 아쉽게 1세트를 패하며 세트스코어 0-1로 이번 경기를 시작했다.
2세트에서도 이동규는 5이닝까지 8:7로 쩐득민에게 앞서가며 좋았던 1세트 분위기를 끌고 갔다.
당구월드컵을 우승한 쩐득민은 베트남의 2호 PBA 우승 선수로 거론될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다.
지난 21-22시즌에 5차례 투어에 출전했다가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한 쩐득민은 그동안 PBA 정규투어에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과 최성원(휴온스), 마민껌(NH농협카드), 신정주(하나카드), 이상대(휴온스) 등 강호들을 꺾는 저력을 보여줬다.
2세트에서 이동규에게 7:9로 지고 있던 6이닝에 5점타를 터트려 12:9로 역전한 쩐득민은 7이닝에 2점을 득점하며 14:9까지 앞서 이동규의 돌풍을 서서히 제압하는 듯했다.
이동규가 7이닝에 뱅크 샷 한 방을 포함 3점을 득점하면서 14:12까지 쫓아갔으나, 8이닝에 쩐득민이 세트포인트를 득점하면서 15:12로 승부가 마무리됐다.
세트스코어 0-2가 되면서 이동규는 32강 진출이 더 어려워졌다. 3세트 승부가 관건이었는데, 초반에 점수가 3:7로 벌어지면서 128강 산체스전과 같은 반전 드라마가 아니면 승리가 불가능해졌다.
이동규는 8이닝 선공에서 3점을 득점해 6:7까지 추격에 성공했으나, 쩐득민이 후고엥 뱅크 샷으로 2점을 달아나 점수는 6:9로 벌어졌다.
10이닝 선공에서 이동규는 뱅크 샷 한 방을 포함 4점을 득점하고 10:9로 마침내 역전에 성공하며 불씨를 살렸다. 이어 쩐득민이 11이닝에 1점을 득점해 점수는 10:10.
경험이 많지 않은 이동규가 이런 긴박한 상황을 극복하고 역전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12이닝에서 두 선수 모두 한 차례 공격에 실패한 뒤 13이닝에 이동규가 남아있던 5점을 한 큐에 쓸어 담으며 15:10으로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
천신만고 끝에 세트스코어 1-2로 쫓아간 이동규는 4세트 4:6에서 5이닝에 쩐득민에게 4점타를 맞고서 4:10까지 끌려갔다.
쩐득민이 8, 9이닝에 1점씩 더해 점수는 8:12. 이동규의 패배가 3점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 이동규의 한 방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이동규는 9이닝 후공에서 뱅크 샷 한 방을 득점하며 남은 7점을 모두 득점, 15:12로 4세트를 역전하며 마침내 2-2 동점에 성공했다.
승부치기에서 초구 결정권이 있었던 이동규는 직접 공격을 선택했다. 전날 산체스와 벌인 승부치기에서 이동규는 초구를 공략해 5점의 장타를 터트렸다.
이번 경기에서는 1세트에 이동규가 초구에 4점을 득점했고, 3세트는 공격에 실패했다. 쩐득민은 2세트를 실패했으나 바로 직전 4세트에 2점을 득점했다.
이동규는 승부치기 초구에 뒤돌리기로 1득점에 성공했다. 2점째 옆돌리기 포지션도 나쁘지 않았는데, 살짝 길게 빠지면서 득점에 실패해 아쉬움이 컸다.
이동규가 승부치기에서 1득점에 그치면서 쩐득민에게 마무리 기회가 왔다. 그러나 쩐득민이 옆돌리기를 시도하며 1적구를 너무 얇게 공략하면서 짧게 떨어져 득점에 실패했고, 결국 이동규가 1 대 0으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32강에 진출했다.
산체스와 쩐득민 등 대어를 잡은 이동규는 32강에서 다시 PBA 강호를 만났다. 이동규의 32강전 상대는 바로 응오딘나이(베트남·SK렌터카).
응오딘나이는 전날 128강전에서 고바야시 히데아키(일본)를 상대로 하이런 11점의 장타를 앞세워 애버리지 2.824를 기록하며 3-1 승리를 거두고 64강에 올라왔다.
이날 64강전에서는 선지훈(우리금융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며 32강에 진출, 이동규와 16강행을 다투게 됐다.
이동규의 돌풍이 과연 다시 한번 베트남의 벽을 넘어 16강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동규와 응오딘나이의 32강전은 3일 오후 6시에 시작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