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도하 기자] 포켓볼 전 세계챔피언 미카 임모넨(핀란드)이 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52세.
지난 2023년 12월에 대장암과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았던 임모넨은 28일 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지난 5월에 대만의 포켓볼 세계챔피언 창정린(40)이 대회 참가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 연이어 임모넨까지 암으로 사망하면서 전 세계 당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가장 대표적인 유럽의 포켓볼 선수인 임모넨은 지난 2001년 세계포켓9볼선수권대회를 우승하며 29살의 나이로 포켓볼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이후 각종 세계대회에서 활약했던 임모넨은 2009년에 세계포켓10볼선수권대회를 우승하며 두 번째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지난 2014년에는 미국 당구 명예의전당(BCA)에 41세의 나이로 헌액되면서 공로를 인정받았고, 2년 뒤인 2016년에는 뉴욕에서 열린 드래곤 14.1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얼 스트릭랜드(미국)를 300:270으로 꺾고 우승했다.
포켓볼의 가장 전통 있는 대회인 모스코니컵에는 유럽을 대표해 13차례나 출전했고, 2008년에는 MVP에 선정됐다.
또한, US오픈에서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해 2009년과 2010년에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전성기 시절에 임모넨은 지난 2007년 한국에서 열린 드래곤프로모션 투어에 출전하며 방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11월에 일본에서 열린 전일본선수권대회 8강전 도중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응급실에 간 그는 정밀검사 결과 4기 암 진단을 받았다.
이 소식을 직접 SNS를 통해 전한 그는 "앞으로 힘든 치료 과정이 되겠지만, 가능한 한 빨리 다시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당구를 사랑하고, 이 커뮤니티를 사랑하고, 내 팬들을 사랑한다. 하루빨리 여러분 모두와 다시 만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보다 앞서 난소암 판정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 포켓볼 스타 '독거미' 자넷 리가 기금 모금 토너먼트를 개최하자 임모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참석해 우승을 하기도 했다.
암 말기 판정 이후 치료를 받던 그는 올해 8월에 열린 US오픈에 수척해진 모습으로 출전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1년 넘게 암 투병 중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끝내 경기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임모넨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 당구계는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이스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를 프로포켓볼 투어(WNT)는 "임모넨의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그는 암 판정을 받기 직전까지 경기에 출전할 만큼 훌륭한 선수였다. 우리는 그의 가족과 친구들, 팬들과 함께 애도한다. 편히 잠드소서, 아이스맨"이라고 추모했다.
프레데터 프로당구그룹은 "전설 미카 임모넨의 사망으로 헤아릴 수 없는 상실감을 느낀다. 임모넨의 열정은 포켓볼 스포츠에 깊은 영향을 끼쳤고, 역사에 영원히 굳게 자리해 후대에까지 그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진정한 홍보대사인 임모넨의 명복을 빈다"라고 전했다.
세계당구협회(WPA)도 "당구계는 진정한 전설을 잃었다.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시키려는 그의 헌신은 큰 영감을 주었고, 그의 유산은 당구계에 살아있을 것이다. 미카, 당신의 정신과 유산은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거야"라고 그를 추모했다.
(사진=WNT, PREDATOR GROUP, WP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