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결승서 스롱에 4-2 승리…2차전 준결승 패배 '설욕'
스롱은 3회 연속 우승 실패…'우승-우승-준우승'
김가영 "출발 안 좋아 고민…내가 잘할 수 있는 거 찾아"
스롱 "언니가 나보다 더 연습했을 것"

김가영(하나카드)이 결승에서 2년 6개월여 만에 만난 라이벌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를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4차 투어를 우승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김가영(하나카드)이 결승에서 2년 6개월여 만에 만난 라이벌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를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4차 투어를 우승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고양/김민영 기자] 77일 만에 여제가 돌아왔다. 김가영(하나카드)이 라이벌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를 꺾고 LPBA 왕좌를 탈환했다.

7일 밤 10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4차 투어 'SY 베리테옴므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전에서 김가영이 스롱을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두 선수가 2년 6개월여 만에 다시 만나 우승트로피를 놓고 최종 승부를 벌였는데, 70일 전에 스롱에게 당한 준결승전 패배를 김가영이 복수하며 통산 16승과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스롱은 3차와 4차 투어 우승으로 이번에 사상 첫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김가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김가영은 이번 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9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뒤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스롱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져 대기록 행진을 멈췄다.

당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연속 우승 기록이었는데, 김가영의 발목을 스롱이 잡았던 것. 아쉽게도 김가영은 다음 3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도 16강전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에게 2-3으로 져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이번 4차 투어에서 자신의 대기록 작성을 막아섰던 스롱에게 결승전에서 복수에 성공하며 77일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섰다.

김가영은 1세트부터 치열한 9:9의 접전 승부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먼저 2점을 마무리했다.
김가영은 1세트부터 치열한 9:9의 접전 승부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먼저 2점을 마무리했다.
1세트 패배 후 2세트를 승리한 스롱.
1세트 패배 후 2세트를 승리한 스롱.

'김가영 vs 스롱' 초반 1, 2세트서 치열한 승부…'1-1 동점'

결승에서 김가영은 애버리지 1.395의 강력한 공격력으로 무장하며 1.024에 그친 스롱을 압도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된 2세트까지 승부는 1 대 1.

그러나 3세트에서 김가영이 초구에 9점을 치며 퍼펙트큐를 노리면서 주도권을 쥐었고, 4세트를 내주고 2-2 동점을 허용했다가 5, 6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1세트에 김가영은 초구 공략에는 실패했지만, 2이닝에 2득점, 3이닝에 5점을 득점하며 7:0으로 크게 앞섰다. 5이닝에 2점을 보태 9:1로 점수를 벌렸던 김가영은 이후 세 차례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동점을 허용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스롱은 6이닝에 뱅크 샷으로 2점을 득점한 뒤 7이닝에도 뱅크 샷 한 방을 포함해 3점을 올려 9:6까지 추격했고, 8이닝 공격에서 또 한 번 3점을 득점하며 9:9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스롱이 역전을 노리며 시도한 앞돌리기가 충돌로 실패하면서 김가영에게 기회가 넘어갔고, 곧바로 김가영이 길게 비껴치기를 연달아 성공시켜 11:9로 1세트를 가져갔다.

시작부터 두 선수 모두 불이 붙었던 2세트는 3이닝까지 5:4로 김가영이 1점을 앞섰다. 4이닝에는 스롱이 뱅크 샷 등으로 3점을 득점하면서 5:7로 역전됐고, 5이닝에 다시 김가영이 5점타로 10:7로 재역전했다. 

이번에는 김가영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세트포인트로 시도한 스리뱅크 샷이 짧게 떨어지면서 득점되지 않았고, 6이닝에 스롱이 2점을 따라붙어 10:9로 추격했다.

김가영의 세트포인트 시도가 6이닝과 7이닝에도 연속으로 빗나가면서 기회를 얻은 스롱이 8이닝 선공에서 시도한 스리뱅크 샷이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되며 10:11로 승부가 뒤집혔다.

결승 후반부에 뱅크 샷 공격력이 살아난 김가영.
결승 후반부에 뱅크 샷 공격력이 살아난 김가영.
스롱은 김가영이 초구 9점타로 3세트를 따내자 4세트에 집중력을 살려 9이닝 만에 11:6으로 승리하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스롱은 김가영이 초구 9점타로 3세트를 따내자 4세트에 집중력을 살려 9이닝 만에 11:6으로 승리하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가영, 3세트 초구에 9점타 '반전'…'2-2 → 4-2' 김가영 승

세트스코어 1-1에서 김가영은 3세트 초구에 아슬아슬하게 첫 득점에 성공한 뒤 7점까지 득점을 이어갔다. 이어 원뱅크 넣어치기로 2점을 더해 점수는 9:0.

퍼펙트큐까지 김가영은 2점을 남겨두며 3세트를 가볍게 승리하는 듯했다. 다음 공격으로 과감하게 시도한 스리뱅크 샷이 아깝게 득점이 되지 않으면서 퍼펙트큐는 아쉽게 놓쳤다.

김가영은 다음 2이닝에 남은 2점을 득점하고 3세트를 11:4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갔다.

4세트에서는 김가영의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스롱이 초반부터 득점을 이어가면서 4이닝까지 4:8이 됐고, 8이닝에 1득점 후 9이닝에 남은 2점을 마무리해 6:11로 패했다.

세트스코어 2-2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5세트 초반 공격이 중요했는데, 김가영이 1-4-4-1 연속타로 4이닝 만에 10점을 득점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반면에 스롱은 3이닝까지 점수를 내지 못하다가 4이닝 1득점과 5이닝 3득점으로 4점에 그쳤다. 김가영은 6이닝 공격에서 남은 1점을 득점하고 11:4로 5세트를 따내 3-2로 앞서갔다.

승부는 6세트에서 마무리됐다. 김가영은 6이닝까지 6점을 올린 뒤 세 타석을 범타로 물러났으나, 스롱이 4이닝 4득점 외에 공격을 계속 실패하면서 9이닝까지 6:4로 김가영이 리드했다.

김가영은 10이닝 2득점 후 11이닝에 원뱅크 넣어치기로 2득점, 그리고 되돌리기로 챔피언십포인트를 득점하며 11:4로 승부를 마쳤다.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스롱(왼쪽)과 김가영.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스롱(왼쪽)과 김가영.
김가영은 우승상금 4천만원을 받아 누적 7억6천730만원(1위)과 시즌 8천550만원(2위)이 됐다.
김가영은 우승상금 4천만원을 받아 누적 7억6천730만원(1위)과 시즌 8천550만원(2위)이 됐다.

"출발 안 좋아서 고민 많아…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찾으려 했다"

이번 경기 결과로 LPBA 최강자인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7승 5패로 좁혀졌다. 결승전 상대전적도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은 "이번 투어 출발이 안 좋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 잠도 잘 못자고 컨디션 조절도 잘 안 됐다"며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고, 할 수 있는 것을 잘 찾아 나가려고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가영은 이번 대회 64강 첫 경기에서 25점을 완주하지 못하고 19점을 치며 애버리지 0.760으로 승리했다.

이후 1점대 애버리지를 회복한 김가영은 32강전은 1.031, 16강전 1.147, 8강전 1.257, 준결승전 1.323으로 승리했고, 마지막 결승전이 가장 높은 1.395를 기록했다.

준우승에 그친 스롱은 "여기까지 온 것도 뿌듯하다. 언니(김가영)가 나보다 더 많이 연습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빌리어즈
왼쪽부터 PBA 장상진 부총재, 김가영, 에스와이 홍성균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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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의 우승을 축하하는 소속 팀 하나카드 선수 및 관계자들.

스롱은 이번 대회 64강전에서 응우옌호앙옌니(베트남·에스와이)를 11이닝 만에 25:10으로 꺾고 애버리지 2.273을 기록해 '웰컴저축은행 톱랭킹상'을 받았다.

16강전에서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3-2, 8강전은 임정숙(크라운해태)을 3-2로 제압하고 준결승전은 김예은(웰컴저축은행)에게 3-0으로 승리한 스롱은 하이런 10점, 9점 등 장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가영은 우승상금 4천만원을 획득해 누적 7억6천730만원(1위)과 시즌 8천550만원(2위)의 상금이 됐고, 준우승상금 1천만원을 받은 스롱은 누적 3억7천282만원(2위)과 시즌 9천100만원(1위)을 기록했다.

한편, 여자부 경기를 김가영의 우승과 스롱의 준우승으로 마감한 4차 투어는 대회 마지막 날인 8일에 남자부 준결승 및 결승전이 이어진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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