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롬달 준우승, 조재호 공동3위 올라

처음으로 3쿠션 월드컵 우승 시상대에 선 타이푼 타스데미르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타이푼 타스데미르가 드디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처음으로 베트남에서 열린 3쿠션 월드컵에서 토브욘 블롬달을 물리치며 그의 생애 첫 3쿠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우승까지 가는 길목의 가장 큰 고비는 한국의 조재호와의 준결승전이었다. 32강에서는 홈 선수인 베트남의 딘꾸앙하이를 40:20으로 16이닝 만에 이기며 16강에 오른 타스데미르는 딕 야스퍼스를 꺾고 올라온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신대권을 40:37로 물리치며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비록 8강 상대가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다니엘 산체스였지만, 10이닝 만에 그를 40:24로 꺾으며 무려 4.000의 애버리지를 기록한 타이푼의 경기력이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타스데미르의 준결승 상대는 한국의 조재호. 조재호가 먼저 10:1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두 선수의 엎치락뒤치락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공격이 이어졌고, 조재호가 36:33의 스코어에서 7점이라는 안심할 수 없는 스코어를 남긴 타스데미르에게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기회를 허락했다. 마지막 기회를 잡은 타스데미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성원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사메 시덤(이집트)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결국 무서운 집중력으로 7점을 모두 획득한 그는 결승전 문 앞에 먼저 도착해 후구의 조재호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역전패를 당할 위기에 놓인 조재호가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고, 침착하게 남은 4점을 성공시키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결국 시합은 원점으로 돌아가 승부치기로 승자와 패자를 가렸다. 타스데미르가 먼저 5점을 치며 조재호에게 순서를 넘겼고 4점까지 따라붙은 조재호는 다시금 1점을 노렸으나 아쉽게도 실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한편, 토브욘 블롬달은 조건휘와 뤼트피 세네트, 마르코 자네티를 32강부터 차례로 꺾고 준결승에 올라 에디 멕스를 12이닝에 40:21로 꺾으며 애버리지 3.333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었다. 

토브욘 블롬달과 타이푼 타스데미르 둘 다 서로에게 쉽지 않은 상대였다. 특히 조재호를 역전으로 승부치기까지 가서 꺾은 타스데미르는 전투력이 최고 수위까지 올라온 상태였고, 에디 멕스를 가볍게 물리친 블롬달의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블롬달이 자신의 리듬을 찾지 못하고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4이닝까지 점수 획득에 실패한 블롬달은 8:0의 스코어로 초조하게 타이푼의 득점을 바라만 봐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롬달도 득점을 시작했지만 10이닝에는 18:9로 타스데미르와 더블스코어까지 벌어졌고, 20:9로 브레이크 타임에 들어갔다.

김형곤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안지훈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오태준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브레이크 타임 후 12이닝에 모처럼 8점을 획득하며 21:17로 타스데미르의 뒤를 빠짝 쫓기 시작한 블롬달, 하지만 그의 희망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14이닝에 타스데미르가 폭발적인 15점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38:19로 게임을 완벽하게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고, 타스데미르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블롬달이 38:31까지 뒤를 쫓았으나 결국 17이닝에 2점을 득점한 타스데미르가 먼저 40점을 완성하며 우승의 문턱에 한 발 더 다가갔다.

블롬달이기에 나머지 9점도 희망이 없지 않았으나, 결승전 내내 부진했던 블롬달은 결국 3점을 득점하는 데 그쳤고, 우승컵의 주인공은 타스데미르로 결정되었다. 

베트남의 마쑤언끙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예선전 통과자와 시드자까지 합쳐 32강 본선에 총 10명의 한국 선수가 올랐다. 비록 허정한과 이충복이 프레데릭 쿠드롱과 에디 멕스에게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딕 야스퍼스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친 신대권은 무려 13이닝 만에 40점을 모두 성공시키며 두 선수 모두 3.076의 애버리지를 기록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40:40으로 승부치기에 돌입한 두 선수는 딕 야스퍼스가 초구에 실패해 0점을 기록하자 신대권이 자신만만하게 초구를 성공시키며 1점을 따내 야스퍼스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안지훈과 조치연은 아쉽게도 같은 한국 선수인 조재호와 최성원에게 40:29, 40:33으로 패하며 더 이상 진출이 어렵게 됐다. 

16강에서 조재호는 베트남의 마쑤언꿍을 40:31로 꺾고 8강에 오른 반면 프레데릭 쿠드롱은 베트남의 트란퀴엣치탄에게 25:40으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성원 역시 베트남의 응유엔듀이트렁을 40:29로 꺾고 8강에 올랐고, 이로써 트란퀴엣치탄만이 베트남 대표로 8강에 오른 가운데 토브욘 블롬달, 마르코 자네티, 에디 멕스, 다니엘 산체스, 조재호, 최성원이 8강에서 대결을 벌였다.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우승자 타이푼 타스데미르 <사진제공 코줌코리아>

8강에서 최성원을 40:26으로 꺾은 조재호만이 한국 선수로서 유일하게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으며, 블롬달과 멕스, 타스데미르가 함께 준결승전에 올랐다.

두옹안부, 응오딘나이 등 수원월드컵과 구리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던 베트남 선수들이 예선전에서 떨어지며 월드컵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준결승부터 자국 선수인 베트남 선수가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한 가운데 벌어진 준결승전과 결승전이었지만,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할 것인지 다시 한 번 '4대 천왕'이 진가를 드러낼 것인지에 대해 큰 관심이 쏟아졌다.

선수들은 기대에 부응하듯 좋은 경기를 펼쳤고, 끝내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을 베트남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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