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청두 월드게임 캐롬 3쿠션 남자부 금메달을 획득한 조명우가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2025 청두 월드게임 캐롬 3쿠션 남자부 금메달을 획득한 조명우가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당구선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뜻깊은 감격을 당구 팬들과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조명우는 중국 청두에서 태극기를 펼쳐 들고 힘차게 흔들었다. 만세삼창은 없었지만, 기쁨의 환호가 크게 울려 퍼졌다.

조명우는 1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청두 월드게임' 캐롬 3쿠션 남자부 결승에서 이집트의 사미흐 시덤을 꺾고 한국 당구 역사상 첫 월드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준결승에서 베트남의 쩐뀌엣찌엔을 40:39로 아슬아슬하게 꺾고 결승에 오른 조명우는 4이닝에 6:4로 리드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16이닝에 끝내기 하이런 10점으로 마무리하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시상식 후 이번 대회에 국가대표로 함께 출전한 허정한(왼쪽)과 감독 홍진표(오른쪽)이 태극기를 펼쳐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운데는 금메달을 목에 건 조명우. 
시상식 후 이번 대회에 국가대표로 함께 출전한 허정한(왼쪽)과 감독 홍진표(오른쪽)이 태극기를 펼쳐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운데는 금메달을 목에 건 조명우. 

이번 우승은 한국이 월드게임에 도전한 지 24년 만에 처음 이룬 쾌거로, 한국은 그동안 월드게임과는 인연이 유독 인연이 없었다.

이번 금메달은 국제종합경기대회 3쿠션 종목에서 지난 2009년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가 금메달을 획득한 후 무려 16년 만에 획득한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이다. 

특히 조명우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월드컵에 이어 월드게임까지 모두 제패해 우리나라의 첫 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가 세계선수권과 유럽챔피언십, 월드컵, 월드게임에서 입상한 데 이어 4번째 기록이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중국에서 태극기를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자랑스럽게 펼쳐 보였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은메달을 차지한 사미흐 시덤, 금메달 조명우, 동메달 마틴 호른. 사진=WCBS
왼쪽부터 은메달을 차지한 사미흐 시덤, 금메달 조명우, 동메달 마틴 호른. 사진=WCBS

일제강점기 시절 중국 내에서 활동하던 한국 독립운동가들은 쓰촨성 일대를 무대로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청두 역시 중국 서남부 지역의 독립운동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광복 80주년을 맞는 8월 15일을 하루 앞두고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중국에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진 것 자체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한편, 이번 '2025 청두 월드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조명우는 15일 오후 12시 55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회 내내 왼발의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으로 고통받은 조명우는 앞서 인터뷰에서 "치료는 한국에서 받고 싶다"라며 "돌아가면, 병원부터 가볼 생각"이라고 치료 계획을 밝혔다. 


(사진=대한당구연맹, WC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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