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롬펜하우어, 첫 종목된 女 3쿠션 '독주 금메달'
'디펜딩 챔프' 야스퍼스는 사상 최초 '예선 탈락'
네덜란드, 3개 종목 4명 출전해 '金1' 획득

오렌지군단 유니폼을 입은 네덜란드의 테레사 클롬펜하우어와 딕 야스퍼스.. 두 선수는 이번 청두 월드게임 3쿠션 남녀부 동반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으나, 클롬펜하우어가 여자부 금메달을 획득한 반면에 야스퍼스가 뜻밖에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무산됐다.  사진=클롬펜하우어 SNS
오렌지군단 유니폼을 입은 네덜란드의 테레사 클롬펜하우어와 딕 야스퍼스.. 두 선수는 이번 청두 월드게임 3쿠션 남녀부 동반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으나, 클롬펜하우어가 여자부 금메달을 획득한 반면에 야스퍼스가 뜻밖에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무산됐다.  사진=클롬펜하우어 SNS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사상 처음 여자 3쿠션이 정식종목에 채택된 월드게임(World Games)에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남녀 동반 금메달 획득이 기대됐다.

여자 3쿠션 세계 최정상 선수인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가 약속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전 대회 우승자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동반우승 기회를 놓쳤다.

야스퍼스는 지난 10일 중국 청두에서 시작된 '2025 청두 월드게임' 캐롬 3쿠션 남자부 조별리그 경기에서 2패를 당해 사상 처음 예선에서 탈락했다.

2001년 일본 아키타 월드게임에서 처음 당구가 정식종목에 채택된 이후 남자 3쿠션 종목은 야스퍼스가 3회 연속 결승에 올라와 금1와 은2개를 획득했다.

이후 2022년 미국에서 열린 버밍엄 월드게임에서 다시 금메달을 차지해 지난 대회까지 총 6차례 열린 월드게임에서 야스퍼스는 무려 4번을 결승에 진출했다.

2017년 폴란드 브로츠와프 월드게임은 3·4위 동메달결정전에서 졌기 때문에 2013년 콜롬비아 칼리 월드게임에서 8강에서 한 번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5차례나 준결승에 진출했다.

따라서 이번 청두 월드게임에서도 야스퍼스는 조별 3명 중 2명이 8강에 올라가는 예선 리그전을 무난히 통과하고 본선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야스퍼스가 첫 경기에서 한국의 허정한(경남)에게 15이닝 만에 21:40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앞서 허정한은 미국의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를 20이닝 만에 40:35로 꺾어 2승으로 대회 첫날 본선행을 확정했고, 1패씩 안게 된 야스퍼스와 피에드라부에나가 본선 8강행 한 자리를 놓고 다음 날 최종전을 벌였다.

지난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야스퍼스는 첫 경기에서 한국의 허정한(경남)에게 패한 뒤 미국의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에게 예선 마지막 경기를 져 2패로 탈락했다.  사진=WCBS 제공
지난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야스퍼스는 첫 경기에서 한국의 허정한(경남)에게 패한 뒤 미국의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에게 예선 마지막 경기를 져 2패로 탈락했다.  사진=WCBS 제공
클롬펜하우어는 한국이 출전하지 않은 여자 3쿠션 종목에서 적수가 없이 결승까지 무혈입성했고, 결승전에서도 일본의 미야시타 아야카를 가볍게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클롬펜하우어는 한국이 출전하지 않은 여자 3쿠션 종목에서 적수가 없이 결승까지 무혈입성했고, 결승전에서도 일본의 미야시타 아야카를 가볍게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 승부에서 야스퍼스는 초구를 놓치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기계처럼 공을 치는 야스퍼스가 초구를 실패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인데, 본선행이 걸린 중요한 승부에서 베테랑 야스퍼스가 긴장한 듯 초구 득점에 실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3으로 지고 있던 야스퍼스는 3이닝에 5점을 득점한 뒤에도 두 번째 쿠션을 맞고 나가는 수구와 돌아나온 1적구의 충돌을 피하지 못하는 야스퍼스답지 못한 모습도 보였다.

야스퍼스는 곧바로 6점타를 맞고 6:9로 다시 끌려갔다. 피에드라부에나가 장타를 크게 치고 나가지는 못했지만, 7이닝까지 16점을 득점했고 야스퍼스는 9점에 그쳐 초반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12:19로 지고 있어서 전반전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던 10이닝 공격에서는 득점 직전에 수구를 1적구가 쳐내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결국 12:2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야스퍼스에게는 후반전 초반 공격이 중요했는데, 똑같은 비껴치기를 두 차례 시도해 처음에는 성공했지만 2점째 공격은 실패한 뒤 피에드라부에나에게 기회를 넘겼고, 5점을 빼앗겨 13:25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12이닝 공격에서 피에드라부에나가 다시 5점을 득점하면서 점수는 13:30까지 크게 벌어졌다.

야스퍼스는 장타 한 방이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대부분의 공격이 두세 점의 단타로 끝나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16이닝에 그나마 4점을 득점하면서 22:31(19이닝)까지 따라붙었지만, 31점에서 피에드라부에나가 긴 침묵을 지키는 상황에서도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19이닝 후공에서 피에드라부에나가 3점을 도망가 25:34가 됐고, 야금야금 점수를 뽑아 내면서 23이닝에는 30:36에서 남은 4점을 모두 득점하면서 30:40으로 야스퍼스가 져 탈락이 확정됐다.

금메달을 획득 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클롬펜하우어. 
금메달을 획득 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클롬펜하우어. 
이번 월드게임에 출전한 네덜란드 선수단. 왼쪽부터 클롬펜하우어, 예텐(이상 여자 3쿠션), 라데마커스(헤이볼), 야스퍼스(남자 3쿠션).  사진=클롬펜하우어 SNS
이번 월드게임에 출전한 네덜란드 선수단. 왼쪽부터 클롬펜하우어, 예텐(이상 여자 3쿠션), 라데마커스(헤이볼), 야스퍼스(남자 3쿠션).  사진=클롬펜하우어 SNS

야스퍼스의 예선 탈락으로 금메달 2개를 바라봤던 네덜란드의 목표는 무산됐고, 여자부 경기만 남겨놓게 됐다.

잠시 후 클롬펜하우어는 예선 세 번째 경기에서 귈센 데게너(튀르키예)를 28이닝 만에 25:18로 꺾으면서 3승을 거두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클롬펜하우어는 한국이 출전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적수가 없었고, 금메달까지 무난하게 획득했다.

예선 3승에 이어 준결승전까지 샬럿 쇠렌센(덴마크)을 애버리지 2.083의 기록으로 12이닝 만에 25:3으로 누르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한국 대타로 출전한 한 수 아래인 일본의 미야시타 아야카를 21이닝 만에 25:12로 가볍게 제압하고 여자 3쿠션 종목의 월드게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클롬펜하우어는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에 자리에 주저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네덜란드는 이번 월드게임에 3쿠션 남녀부에 야스퍼스와 클롬펜하우어, 카리나 예텐을 비롯해 헤이볼에 타마라 라데마커스 등이 출전했다.


(사진=클롬펜하우어 SNS, WC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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