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우, 준결승서 37:39 → 40:39 '극적 역전'
한국 최초 월드게임 3쿠션 메달 획득 달성
14일 오후 1시 결승서 '시덤-호른' 준결승 승자와 대결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13일 오전 10시에 열린 준결승전에서 쩐뀌엣찌엔(베트남)에게 40:39로 1점 차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사진=WCBS 제공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13일 오전 10시에 열린 준결승전에서 쩐뀌엣찌엔(베트남)에게 40:39로 1점 차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사진=WCBS 제공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준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하며 아시아 최초로 월드게임 남자 3쿠션 결승에 진출했다.

13일 오전 10시에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청두 월드게임' 당구 종목 캐롬 3쿠션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조명우는 베트남 최강자인 쩐뀌엣찌엔을 22이닝 만에 40:39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라가 은메달을 확보하며, 한국에 3쿠션 첫 메달을 안겻다.

아시아 국가의 월드게임 남자 3쿠션 첫 메달이 걸린 승부였는데, 조명우가 37:39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면서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결승을 밟게 됐다.

조명우는 이번 대회 직전 현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왼발에 통증이 생겨 응급처치를 받고 대회에 출전하며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예선 조별리그에서 심하게 다리를 절었던 조명우는 1무 1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둬 8강에 턱걸이했으나, 전날 8강에서는 다소 걷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져 종합순위 1위로 올라온 허정한(경남)을 상대로 18이닝 만에 40:29로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왔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선수가 월드게임 3쿠션 종목에서 준결승에 올라간 것은 지난 2013년 콜롬비아 칼리 월드게임에서 고 김경률(1980-2015)이 유일했고, 이번에 조명우가 두 번째로 4강 관문을 넘었다.

조명우는 끌려가던 상황에서 두 차례 10점, 9점 장타를 터트려 동점과 역전에 성공했다.
조명우는 끌려가던 상황에서 두 차례 10점, 9점 장타를 터트려 동점과 역전에 성공했다.
준결승 시작 전 심판과 함께 대기석에 선 조명우와 쩐뀌엣찌엔.
준결승 시작 전 심판과 함께 대기석에 선 조명우와 쩐뀌엣찌엔.

'부상 투혼' 조명우, 10점-9점 장타 펑펑…37:39에서 극적인 3점타로 승리

이날 준결승에서 조명우는 절뚝거렸던 왼발이 좀 더 편안해진 모습을 보였는데, 전반전을 17:24(14이닝)로 끌려가며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조명우는 후반 시작 전 브레이크 타임에 움직이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서 쉬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다리 상태가 완전히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조명우는 현재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조명우와 4위인 쩐뀌엣찌엔이 벌이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투톱 간의 승부는 물론, 3쿠션 종목 첫 메달과 결승 진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자국을 대표하는 승부였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더군다나 조명우가 13개월 전인 지난해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쩐뀌엣찌엔을 24이닝 만에 50:29로 꺾은 바 있어서 더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가볍게 악수를 나누고 시작한 뱅킹에서부터 근소한 차이로 조명우가 앞서면서 초구를 잡았다. 그런데 잘 나오지 않는 초구 실수가 나오면서 조명우는 출발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쩐뀌엣찌엔도 긴장한 듯 초반에 장타가 나오지 않다가 6이닝에 조명우가 5:4로 역전하자 후공에서 7점을 득점해 5:11로 쩐뀌엣찌엔에게 초반 흐름이 넘어갔다.

조명우는 10이닝까지 단 6점에 그치며 감을 잡지 못했고, 쩐뀌엣찌엔은 15점을 득점하고 6:15로 승부를 리드했다.

11이닝에는 7:17까지 처음 10점 차까지 점수가 벌어진 상황. 더 끌려가면 위험해지는 분위기였는데, 조명우는 12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10점타를 터트려 17:17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전은 쩐뀌엣찌엔이 12이닝 후공에서 2득점 후 13이닝에 5점을 득점하면서 17:24로 마무리됐다.

쩐뀌엣찌엔은 37:37에서 먼저 2점을 득점해 매치포인트에 도달했지만, 길게 비껴치기가 살짝 빗나가는 불운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쩐뀌엣찌엔은 37:37에서 먼저 2점을 득점해 매치포인트에 도달했지만, 길게 비껴치기가 살짝 빗나가는 불운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어진 후반전에서는 조명우가 18:26에서 15이닝에 9점 장타를 한 번 더 터트리며 27:2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공에서 쩐뀌엣찌엔이 1점을 만회해 점수는 27:27 동점. 17이닝에 29:28로 조명우가 앞선 상황에서 쩐뀌엣찌엔이 4점을 득점하며 29:32로 먼저 30점대에 진입했다.

조명우는 18이닝에 5점을 보태 34:32로 재역전했고 쩐뀌엣찌엔이 34:34로 동점을 만들자 19이닝에 36:34로 다시 달아났다가 후공에서 쩐뀌엣찌엔이 3점을 득점해 36:37로 치열한 막판 승부를 이어갔다.

20이닝에 조명우는 얇게 비껴치기를 성공시켜 37:37 동점을 만든 뒤 길게 비껴치기로 역전을 시도했는데 이 공격이 살짝 길게 빗나갔고, 21이닝에도 더블레일이 실패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쩐뀌엣찌엔은 21이닝 후공에서 리버스 샷과 더블레일로 2점을 득점하고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그리고 마지막 득점으로 시도한 길게 비껴치기가 무난하게 득점에 성공할 것으로 보였다.

조명우도 쩐뀌엣찌엔이 샷을 하자 앉아있던 의자에서 몸을 앞으로 당겨 일어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쩐뀌엣찌엔의 샷이 아주 살짝 길게 빠지면서 득점에 실패했고, 조명우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2이닝 선공에서 조명우는 난구를 풀어 2점을 득점하고 39:39 동점을 만든 뒤 고심 끝에 뒤돌리기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명우는 14일 오후 1시 결승전에서 한국과 아시아의 3쿠션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조명우는 14일 오후 1시 결승전에서 한국과 아시아의 3쿠션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조명우, 14일 결승서 '첫 金' 도전…日, 13일 여자 3C 결승서 먼저 도전  

조명우는 14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 결승전에서 사미흐 시덤(이집트)과 마틴 호른(독일)의 준결승전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최종 승부를 벌인다.

조명우가 결승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사상 최초로 월드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아시아 국가는 처음 3쿠션 종목 금메달을 차지한다.

한국은 월드게임에서 지난 2013년과 2017년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두 차례 여자 포켓 10볼 종목 결승에 올라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아 국가는 포켓볼과 스누커에서는 금메달을 여러 차례 획득했지만, 유독 캐롬 3쿠션만 한 번도 결승에 올라가지 못해 유럽 국가들이 메달을 독식해왔다.

그러나 이번 월드게임에서 조명우가 결승에 진출하면서 은메달을 확보해 아시아 국가 최초로 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여자 3쿠션 결승에 진출한 미야시타 아야카(일본). 
여자 3쿠션 결승에 진출한 미야시타 아야카(일본). 

한편, 여자 3쿠션에서는 한국 대타로 출전한 일본의 미야시타 아야카가 전날 결승에 올라가 이날 오후 2시 30분에 세계 최강자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와 결승을 치러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3쿠션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에 채택돼 7개국 8명이 출전, 예선 조별리그를 거쳐 상위 4명이 준결승전을 치렀다.

전날 준결승에서 미야시타는 자켈린 페레스(페루)를 32이닝 만에 25:17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왔다.

객관적인 전력을 볼 때 클롬펜하우어가 월등히 미야시타를 앞서기 때문에 한국보다 먼저 여자 3쿠션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일본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WC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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