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준우승만 연달아 세 번째다. 결승까지 올랐다는 기쁨도 잠시, 아쉬움과 씁쓸함이 긴 여운을 남겼다.
'NH 여왕' 김민아(NH농협카드)가 지난 10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3차 투어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LPBA 채리티 챔피언십 25-26’ 결승전에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우리금융캐피탈)에게 세트스코어 1-4로 패했다.
이전 두 번의 결승전 대결에서는 김민아가 2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스롱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특히 지난 시즌 마지막 투어에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김민아는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월드챔피언십'에 연달아 결승에 올라 왕좌에 도전했지만, 두 번 모두 김가영(하나카드)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김민아는 이번 대회 16강에서 김가영에 설욕하며 결승까지 올라 다시 한번 우승 타이틀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친이자 숙적인 스롱에게 패해 3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후 김민아는 "두께를 잡지 못해 4세트까지 헤맸지만, 5세트 시작 전 조재호 선수의 조언으로 5세트부터 다시 두께에 대한 확신이 생겼는데, 스롱이 경기를 3이닝 만에 끝내 버렸다"라고 허탈한 마음을 표현했다.
결승전 소감이 어떤가?
지난 시즌 마지막 두 번의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는데, 이번까지 3번 연달아 준우승을 해서 너무 아쉽다. 계속 낮 시간에 경기를 하다가 결승전이 밤 10시라서 집중을 못한 것 같다. 반면, 스롱 선수는 집중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압박감을 느꼈다. 그러면서 두께 미스가 계속 나왔고, 부담되는 순간이 많이 생겼다.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앞서 두 번의 대결이 모두 결승전이었고, 모두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번에는 결과가 다른데.
사실 스롱은 시합 때 몰입하는 자세가 항상 일정하다. 그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다. 스롱 선수를 함부로 평가할 순 없지만, 오늘 만난 스롱은 예전보다 공이 다듬어진 느낌이었다. 키스 처리나 공의 진로에 대해 정리정돈된 듯한 느낌이었다.
4세트 종료 후에 조재호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방송에 잡혔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조재호 선수와는 한 팀에서 5년이나 함께 하다 보니 내가 어떤 생각을 할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그런 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잘 안다. 세트스코어 1-3으로 밀리는 상황에 두께 미스에 대해 호소하니 손목을 쓰면서 감각을 찾지 말고, 어드레스를 할 때 엎드려서 두께를 확실하게 보라고 조언해 줬다. 그러고 나서 5세트에 4점을 치고 이제야 두께가 맞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경기가 금방 끝나버렸다. 스롱이 정신을 차릴 시간을 주지 않았다. (웃음)
16강에서 김가영 선수를 잘 이기고, 결승에서 져서 더 가슴이 아팠을 것 같다.
김가영 선수를 16강에서 만나 것도 지난 시즌 성적이 안 좋아서다. 이겨야 겠다는 생각보다 열심히 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결과가 좋았다. 그러고 8강과 4강을 잘 넘기면서 결승에서 스롱을 만났는데, 결과가 아쉽지만, 그게 또 피아비여서 좋았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과가 있다면?
시즌 초반에 부진하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공에 대한 확신도 떨어진다. 그러면서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시즌에도 2차 투어까지 16강 진출을 못 하면서 스스로 많은 압박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번 투어에서 준우승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