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우, 8강 허정한에 40:29 승리 '결승행 도전'
쩐뀌엣찌엔도 뷔리 40:32로 꺾고 첫 준결승행
한국 vs 베트남, 외나무다리에서 '진검승부'

한국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왼쪽)가 2025 청두 월드게임 준결승전에서 라이벌 쩐뀌엣찌엔(베트남)과 정면승부를 벌인다.  사진=WCBS 제공
한국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왼쪽)가 2025 청두 월드게임 준결승전에서 라이벌 쩐뀌엣찌엔(베트남)과 정면승부를 벌인다.  사진=WCBS 제공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월드게임 첫 3쿠션 메달을 놓고 아시아 3쿠션의 라이벌 한국과 베트남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한국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와 베트남의 쩐뀌엣찌엔이 '2025 청두 월드게임' 캐롬 3쿠션 남자부 준결승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12일 낮 12시에 중국 청두에서 열린 이번 대회 준결승전에서 조명우는 허정한(경남)을 18이닝 만에 40:29로 꺾고 8강 진출 선수 중 가장 먼저 준결승행을 확정했다.

이어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한 8강전에서 쩐뀌엣찌엔은 제레미 뷔리(프랑스)를 22이닝 만에 40:32로 누르며 조명우와 준결승 대진이 확정됐다.

전날까지 이틀간 열린 예선 조별리그전에서 두 선수 모두 기대했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8강전에서는 상대방을 압도하며 사상 첫 준결승행에 성공했다.

특히, 조명우는 왼발 통증으로 걷는 것조차 불편한 상황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예선을 종합순위 1위로 통과한 허정한을 압도하는 승부를 펼치며 처음 출전한 월드게임에서 메달 획득을 노리게 됐다.

쩐뀌엣찌엔은 지난 2017년 폴란드 브로츠와프 월드게임과 2022년 미국 버밍엄 월드게임에 두 차례 출전했으나, 8강을 통과해 준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도전하는 두 선수의 준결승 승부에 한국과 베트남의 운명이 걸려 있는 만큼 치열한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조명우는 8강에서 허정한(경남)에게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조명우는 8강에서 허정한(경남)에게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라왔다.

한국 vs 베트남, 과연 아시아 국가 첫 월드게임 메달의 향방은?

한국과 베트남은 앞서 6차례 열린 월드게임에서 한 번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동안 월드게임 메달은 3쿠션 사대천왕을 위시한 유럽 국가들이 전부 싹쓸이했다.

2001년 일본 아키타 월드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에 채택된 당구는 2005년 독일 뒤스부르크, 2009년 대만 가오슝, 2013년 콜롬비아 칼리, 2017년 폴란드 브로츠와프, 2022년 미국 버밍엄 등에서 6차례 대회가 열렸다. 

이 중에서 아시아 국가가 월드게임에서 메달색을 결정하는 결승전과 3·4위전에 올라간 적은 단 한 번밖에 없다.

지난 2013년 칼리 월드게임에서 한국의 '3쿠션 선구자' 고 김경률(1980-2015)이 유일하게 준결승에 진출해 결승행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그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에게 25:40(15이닝)으로 져 3·4위전으로 밀려났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김경률은 글렌 호프만(네덜란드)과 대결해 15:40(13이닝)으로 패하면서 아쉽게 동메달을 놓쳤다.

과거 2001년 아키타 월드게임에 출전한 '3쿠션 레전드' 고 이상천(1954-2004) 전 대한당구연맹 회장이 아시아인 최초로 월드게임 3쿠션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나, 당시 이 회장의 국적은 미국이었다. 

김경률의 준결승전 진출 이후 12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4강 관문을 넘지 못했던 아시아는 이번 청두 월드게임에서 조명우와 쩐뀌엣찌엔이 8강전을 승리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첫 번째 남자 3쿠션 메달리스트가 나오게 됐다.

쩐뀌엣찌엔은 지난해 7월에 열린 포르투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조명우에게 패한 바 있다.
쩐뀌엣찌엔은 지난해 7월에 열린 포르투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조명우에게 패한 바 있다.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는 선수는 최소 은메달을 확보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자 3쿠션 종목 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또한, 결승에 올라가 금메달에 도전하게 되고,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는 3·4위전으로 밀려나 메달 획득이 불투명해진다.

두 선수는 13개월 만에 맞대결을 벌인다. 최근 승부는 지난해 7월에 열린 '포르투 당구월드컵' 16강전. 이 경기에서 조명우는 24이닝 만에 50:29로 승리를 거두며 '디펜딩 챔피언'인 쩐뀌엣찌엔의 대회 2연패를 가로막은 바 있다.

한편, 다른 8강전에서 마틴 호른(독일)-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미국), 사미흐 시덤(이집트)-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 등 유럽 선수끼리 승부를 벌여 준결승에 올라가는 2명이 결정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2009년과 2022년 금메달리스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는 예선 조별리그에서 허정한과 피에드라부에나에게 패하면서 사상 처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승부가 끝나면, 결승에서는 아시아와 유럽의 사상 첫 금메달 쟁탈전이 벌어진다.


(사진=WC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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