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필, 준결승서 4-2로 산체스 꺾고 '통산 세 번째 결승 진출'
5세트가 승부의 분수령…5:14에서 15:14로 '극적 역전승'
'외인 4회 연속 우승' '일본 PBA 첫 우승' 저지할까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살아남은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이 준결승에서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1일 오후 3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PBA-LPBA 채리티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엄상필은 세트스코어 4-2로 산체스를 꺾고 통산 세 번째 결승을 밟았다.
지난 19-20시즌 5차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처음 결승에 진출했던 엄상필은 마르티네스에게 세트스코어 3-4로 아깝게 졌고, 이후 4년 9개월여 만인 지난 24-25시즌 3차 투어 '에스와이 하노이 오픈'에서 두 번째 결승을 밟아 당시는 산체스에게 2-4로 져 두 번 모두 스페인 선수에게 우승 자리를 내주고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세 번째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먼저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를 4-2로 준결승에서 누른 '일본 신성' 모리 유스케(에스와이).
모리는 지난 23-24시즌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한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에게 3-4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따라서 이번 결승전은 PBA 투어 사상 최초로 남자부에서 벌어지는 한일전 결승이며, 일본의 첫 PBA 정상 도전이다.
엄상필은 앞서 두 차례 결승에 올라간 적이 있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고, 모리 역시 한 차례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에 사상 최초로 벌어지는 한일전 결승에서 역대 23번째 PBA 챔피언이 탄생하게 됐다.
엄상필 "1년 만에 복수 성공"…5:14에서 15:14로 역전한 '5세트 분수령'
엄상필은 지난 시즌 결승에서 패했던 산체스와 1년 만에 준결승에서 리벤지매치를 벌여 이번에는 세트스코어 1-2의 열세를 극복하며 4-2로 전세를 뒤집고 승리, 마침내 세 번째 결승행 관문을 넘어섰다.
준결승에서 엄상필은 1세트에 산체스와 애버리지 3점대의 난타전을 벌이며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초구를 잡은 산체스가 6득점 후 2이닝에 1점을 더해 0:7로 시작은 불안했지만, 후공에서 5점을 받아쳐 5:7로 쫓아갔고 다음 3이닝에 뱅크 샷 한 방을 포함해 3점을 득점하고 8:7로 역전에 성공했다.
다음 4이닝 공격에서 산체스가 다시 5점을 만회하면서 점수는 8:12로 벌어졌는데, 엄상필이 후공에서 남아있던 7점을 한 큐에 전부 쓸어 담으면서 15:12로 역전승을 거뒀다.
세트스코어 1-0으로 앞선 엄상필은 2세트도 꾸준하게 점수를 올려 6이닝까지 8:2로 앞서가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그러나 산체스가 6이닝 후공에서 4점을 득점하면서 서서히 살아나 12:6으로 엄상필이 더블 스코어 차로 앞서 있던 8이닝에 7점타를 터트려 12:13로 반전을 일으켰다.
결국, 2세트는 10이닝에서 산체스가 세트포인트를 득점하면서 12:15로 엄상필이 패해 세트스코어 1-1 동점이 됐다.
3세트는 산체스가 2이닝 선공에서 뱅크 샷 3개를 성공시켜 대거 9점을 득점하고 4이닝 만에 5:15로 마무리하면서 세트스코어 1-2로 역전, 엄상필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다.
엄상필은 집중력을 살려 4세트 1이닝부터 1-3-3-1 연속득점으로 산체스에게 8:8로 맞섰고, 8이닝에는 3점을 득점하며 11:8로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이어 9이닝과 10이닝에 침착하게 2점씩 득점, 15:8로 4세트를 엄상필이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했던 균형을 깨고 산체스가 치고 나갔던 다음 5세트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엄상필은 산체스가 1이닝부터 4-1-2-6 연속타로 3:13까지 달아나면서 주도권을 다시 내주는 듯했다.
6이닝까지 점수는 5:14. 산체스의 5세트 승리로 세트스코어 2-3이 유력한 순간이었는데, 7이닝 공격에서 엄상필이 어려운 순간에 7점타를 터트리며 12:14까지 쫓아가면서 드라마가 연출됐다.
엄상필은 8이닝 선공에 나온 산체스의 공격이 빗나가자 후공에서 남은 3점을 모두 득점하고 15:1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세트스코어 3-2로 엄상필이 전세를 뒤집으면서 산체스는 완전히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6세트에서 산체스는 11이닝까지 4득점에 그치며 극심한 난조를 보였고, 그 사이에 엄상필이 10점을 득점해 10:4로 리드한 뒤 12이닝에서 남은 5점을 모두 득점하며 15:4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엄상필, 모리와 PBA 사상 최초 '한일 결승전' 벌여…상대전적은 '엄상필 1패'
지난 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제주 월드챔피언십'부터 이번 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까지 외국 선수들은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강세를 이어왔다.
또한, 준결승에도 3명이나 계속 올라오면서 한국 선수들을 압도했다. 이번 대회 역시 8강에 5명이나 진출해 과반 구도를 깬 외인들은 4강에 다시 3명이 진출해 결승 두 자리를 노렸다.
그러나 엄상필이 준결승에서 산체스를 꺾으면서 다시 한번 한국 선수 대 외인 간의 우승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엄상필은 모리에게 지난 시즌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져 통산 상대전적에서 1패를 기록 중이다.
이번 결승에서 엄상필이 모리를 꺾고 외인의 4연속 우승과 일본의 첫 우승을 저지하며 투어 챔피언의 반열에 올라 우승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3차 투어 결승전은 이날 밤 9시에 시작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