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고양/김민영 기자] 프로당구 3차 투어에서 우승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우리금융캐피탈)가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피아비야, 우승했다. 고마워"라고 소리쳤다.
10일 밤 10시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LPBA 채리티 챔피언십 25-26’ 결승전에서 스롱은 김민아(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차 투어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우승을 거뒀다.
경기 후 스롱은 "열심히 싸웠다, 죽도록 싸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기회가 없어도 포기하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라며 "예전에는 상대 선수가 앞서 나가면 한 점, 한 점 치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쳐서 결과가 좋았다. 또 최근에는 러닝도 시작해서 체력 훈련도 하면서 효과를 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스롱은 이번 결승전에서 9개의 뱅크샷을 성공시키면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전까지 뱅크샷이 정말 약했다. 뱅크샷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다른 방법으로 공을 쳤다. 주위에서 '공짜다'라고 말하는 공이었는데도 치는 법을 몰랐다. 그동안 뱅크샷을 못 쳐서 우승을 못 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며 그동안 뱅크샷 연습에 큰 공을 들였음을 강조했다.
스롱은 이날 우승자 인터뷰에서 우리원위비스의 주장 엄상필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4년째 같은 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나에 대해 너무 잘 안다. 동생처럼 잘해주고, 또 열심히 알려준다. 오늘도 계속 '힘 빼라, 힘 빼라'라고 조언해 줬다. 경기가 잘 안 풀리면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때마다 '피아비, 힘 빼자'라고 말해준다."
엄상필은 이번 대회에서 PBA 투어 4강까지 진출하며 오랜만에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준결승전에서 1년 만에 스페인의 다니엘 산체스(웰컴저축은행)와 만나 리벤지 매치를 벌인다.
스롱은 "엄상필 선수는 정말 잘 치는 선수다. 주장이 꼭 자기 모습을 한 번 보여줬으면 좋겠다. 오빠, 한 번 보여주자"라고 엄상필에게 자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90년생 동갑내기 절친인 김민아와의 이전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패한 스롱은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4-0으로 이기고 싶었다. 그동안 계속 져서 진짜 이기고 싶었다"라고 간절했던 마음을 전했다.
김민아는 결승전 후 스롱의 큐가 정리정돈된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스롱이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이전에는 항상 공을 때리는 느낌으로만 쳤는데, 지금은 공을 때리지 않고 미는 느낌으로 친다. 스트로크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것을 다 버리고 계속 고쳐나가고 있다."
또한, 스롱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항상 너무 커서 스스로 압박을 많이 받았다"라며 "당구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오늘 2세트에서 졌을 때도 컨디션이 좋았지만,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당황했다. 너무 나 스스로를 컨트롤 하려고 하다 보니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가 많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멘탈적으로도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평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스롱은 "나는 승리욕이 정말 강하다. 이번 16강에서 김예은을 이긴 후에 크게 소리 질렀는데, 그동안 고비마다 김예은에게 졌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이긴 내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런 모습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고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이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아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차 투어 우승 후 그동안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힌 스롱은 "당시도 정리가 거의 다 된 상태였고, 무거운 거는 다 내려놨다. 지금도 천천히 내려놓고 있다. 내 어깨 위에 올려져 있던 캄보디아 가족, 남편 전부 내려놨다. 이제는 당구만 열심히 치자는 각오로 당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캄보디아 기부에 관련된 일만 조금씩 하고 있다"라며 고국 캄보디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