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정린. 빌리어즈앤스포츠 DB
창정린. 빌리어즈앤스포츠 DB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포켓볼 전 세계랭킹 1위와 8볼 세계챔피언을 지낸 창정린(대만·현 세계 11위)이 대회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창정린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5 프레데터-PBC 인도네시아 인터내셔널 10볼 오픈' 32강전을 앞두고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심장마비 후 뇌졸증으로 사망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64강전에서 토미를 2-0으로 꺾은 창정린은 오후 4시에 요니 라흐만토와 32강전을 앞두고 호텔로 돌아갔으나, 의식을 잃고 쓰러진 그를 대회 관계자가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5년생인 창정린은 지난 2001년 WPA(세계포켓볼협회) 세계주니어9볼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뒤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고 양칭쑨(대만)의 뒤를 잇는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2005년 열린 세계9볼세계선수권에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첫 출전에 16강에 올라가며 활약한 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공교롭게도 2007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기네스 9볼 투어 시즌 파이널' 결승전에서 리 반 코르테자(필리핀)를 세트스코어 11-8로 꺾고 우승하며 생애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어 2011년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 오픈 남자부를 우승하며 세계 정상을 향해 발돋움을 시작한 창정린은 이 대회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차유람(휴온스)과 같이 시상대에 서기도 했다.

2012년에는 세계8볼선수권대회를 우승하며 처음 세계챔피언에 등극했고, 전일본선수권 남자부 우승을 차지해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

창정린은 2013년 열린 칼리 월드게임에서 포켓 9볼 개인전 은메달, 전일본선수권 준우승, 월드풀마스터스에서 3위를 차지했고, 국가대항전 '월드컵 오브 풀'에 커핀이(대만)와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해 4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2020년 다이아몬드 라스베이거스 오픈에서 우승한 창정린. 사진=JP Parmentier
2020년 다이아몬드 라스베이거스 오픈에서 우승한 창정린. 사진=JP Parmentier

2016년에는 US 오픈과 쿠웨이트 9볼 오픈 준우승, 2017년 재팬 오픈과 CBSA 인터내셔널 오픈 우승, 차이나 오픈 준우승, 월드풀마스터스 3위, 2018년 인터내셔널 9볼 오픈 우승, 월드컵 오브 풀 4강 등으로 세계 정상을 지켰다.

2019년 열린 세계9볼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창정린은 US 오픈 8볼 준우승, DCC 10볼 챌린지 우승 등 한해 동안 열린 포켓볼 여러 종목을 섭렵하며 여전히 최정상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이어 2020년 다이아몬드 라스베이거스 오픈 우승, 2022년 미시간 오픈과 월드풀팀챔피언십 4강, 월드풀챔피언십 8강, 2023년 월드풀팀챔피언십 준우승, 월드풀챔피언십 8강, 지난해에는 차이나 오픈과 8볼 세계선수권 8강 등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지난 2월 말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믹스드 더블 오픈에서 여자 세계 최강자인 저우제위(대만)와 함께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편, 창정린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세계 각국의 당구선수와 관계자들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창정린과 친분이 있는 한국의 김가영(하나카드)을 비롯해 '당구 전설' 에프렌 레이즈(필리핀), 차오퐁팡(대만), 켈리 피셔(영국), 쉐인 반 보닝(미국) 등 선수들은 SNS에 글을 올려 추모했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JP Parmen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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