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1년 5개월 만에 LPBA 투어 최정상에 오른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우리금융캐피탈)의 첫 마디는 "꿈을 이루었다"였다.
지난 2023-24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24-25시즌을 무관으로 보낸 스롱은 "계속 우승을 하다가 한동안 우승이 없으니까 불안했다. 혹시 앞으로 내가 우승을 못 할까 봐 너무 걱정했다"라며 "다시 우승하는 게 목표였고, 오늘 그 목표를 다시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4-25시즌은 스롱에게 혹독한 시기였다. 개인적인 일로 어려움을 겪었고, 잦은 이사로 연습할 구장을 정하지 못했다. 여러 안 좋은 타이밍이 겹치면서 설상가상 무관으로 한 시즌을 마쳤다.
결국 스롱은 "남편의 권유로 PBA 전용구장이 있는 일산에 집을 마련하고 연습에 매진하면서 조금씩 안정적인 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스롱은 17개월 만에 다시 선 결승전에서 친한 친구 중 한 명인 김보라와 맞대결을 펼쳤다. 많은 사람들이 첫 결승 무대에 선 김보라보다 스롱이 훨씬 유리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측했지만, 스롱은 김보라를 상대로 고전했다.
"힘든 경기였다. 친구랑 나름 재밌는 경기를 했지만, 생각보다 공이 너무 안 맞았고, 덕분에 긴장감이 더 커졌다. 또 극적인 순간에 득점을 하면서 지켜보신 분들은 재미있었겠지만, 나에게는 너무 힘든 경기였다."
지난 시즌 긴 슬럼프를 겪었던 스롱은 "나를 버리지 않은 것, 나 스스로 격려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불어 넣으면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또 조국 캄보디아와 엄마, 아빠, 내가 도와줘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버텼다"라고 고백했다.
특히 "남편에게 너무 고맙다. 지금 내가 당구를 칠 수 있게 만들어 준 사람이 바로 남편이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너무 고마운 사람이다. 내가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당구장에서 연습할 때 다른 캄보디아 사람들은 더운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난 아무리 힘들어도 당구를 칠 거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스롱은 "오랜만에 이런 감정을 느꼈다. 해냈다는 생각에 앞으로는 더 재밌게 당구를 치고 더 많은 우승을 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또한, "내년에는 캄보디아 가족들을 한국에 초대할 생각이다. 가족들이 등 뒤에서 나를 응원해 주는 순간을 꿈꾼다"라고 작은 소망을 덧붙였다.
한편, 프로당구 2차 투어 '하나카드 LPBA 챔피언십 2025-26' 준결승전에서 김가영(하나카드)의 9연속 우승을 저지하고 17개월여 만에 결승에 오른 스롱은 6일 밤 세트스코어 4-1로 김보라를 꺾고 개인 통산 8승을 달성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