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우, 6일 새벽 결승서 뷰리에 50:34 압승
2022년 12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당구월드컵 '우승'
야스퍼스 제치고 '세계랭킹 1위' 등극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한국의 '3쿠션 세계챔피언'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2년 7개월 만에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조명우는 6일 새벽 1시 30분에 포르투갈에서 열린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제레미 뷰리(프랑스)를 23이닝 만에 50:34로 꺾고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지난 2022년 12월에 이집트에서 열린 '샤름엘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를 꺾고 세계 무대에서 첫 정상에 올랐던 조명우는 이후 세 차례 더 결승에 진출했으나,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에디 멕스(벨기에) 등 유럽 강호들의 벽에 부딪혀 우승이 좌절됐다.
지난해에는 포르투 당구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해 야스퍼스에게 우승 타이틀을 내준 뒤 얼마 후 세계3쿠션선수권대회를 우승하며 세계챔피언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조명우는 뷰리를 상대로 후반전에 집중타를 쏟아내며 점수 차를 벌렸고, 13타석 연속득점에 힘입어 16점 차의 압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 초반에는 뷰리가 5점타 두 방을 득점하면서 8이닝 조명우의 타석 전까지 8:16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그러나 조명우는 곧바로 6점타로 반격을 시작했고 14:16으로 쫓아가 접전 양상으로 승부를 끌고갔다.
조명우는 이때부터 매 타석 점수를 득점하며 뷰리를 서서히 제쳤다. 11이닝에 20:20 동점을 만든 조명우는 12이닝 공격에서 3점을 득점하고 23:20으로 처음 점수를 역전시켰다.
14이닝에는 조명우가 다시 2점을 보태 26:22로 전반전을 4점 앞선 가운데 마쳤다. 후반들어 조명우의 폼이 살아난 반면, 뷰리는 체력적인 한계를 보이며 집중력이 떨어졌다.
승부의 추는 조명우가 28:25로 앞선 17이닝부터 완전히 기울었다. 17이닝에 5점을 득점하고 33:25로 달아난 조명우는 18이닝에 다시 5점을 보태 38:25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이어 19이닝에 3점을 득점해 41:25가 되면서 조명우의 승리가 유력해졌고, 20이닝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하이런 8점타에 성공하며 49:31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조명우는 23이닝에서 남은 1점을 득점하고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조명우, 16강부터 키라즈 멕스 살만 뷰리 등 '유럽 연파'
지난 3일에 시작한 32강 조별리그전에서 조명우는 2승 1패로 B조 2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다.
루이 마누엘 코스타(포르투갈)에게 첫 경기를 15이닝 만에 40:23으로 승리한 조명우는 다오반리(베트남)에게 22이닝 만에 32:40으로 패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톤비엣호앙민(베트남)을 21이닝 만에 40:37로 꺾고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다음 날 16강전에서는 톨가한 키라즈(튀르키예)를 29이닝 만에 50:35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고, 이어 강적 에디 멕스(벨기에)를 상대로 역전 하이런 15점타를 터트려 27이닝 만에 50:47로 승리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조명우는 괴크한 살만(튀르키예)을 22이닝 만에 50:24로 꺾고 통산 5번째 당구월드컵 결승을 밟았다.
준우승에 그친 뷰리는 32강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E조 2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고, 김행직(전남-진도군청)을 상대로 애버리지 3.333의 맹타를 휘둘러 15이닝 만에 50:44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는 세르히오 히메네스(스페인)를 21이닝 만에 50:22로 따돌리며 준결승에 진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결승행을 다퉜다.
준결승에서 뷰리는 39:48로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집중력이 살아나 37이닝 만에 50:49로 자네티에게 대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2시간 30분 넘게 준결승전을 치른 뒤 짧은 휴식을 마치고 출전한 결승전에서 중반 이후 체력적 한계를 드러내면서 집중력이 떨어져 결국 조명우의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세계랭킹 1위' 재등극한 조명우…준우승 뷰리도 9위로 '2계단 상승'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점수 80점을 획득한 조명우는 종전 1위 야스퍼스를 468점 대 459점 등 9점 차로 따돌리고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조명우는 지난 2023년 10월에 한국 선수로는 최성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이듬해 4월까지 자리를 유지했다가 얼마 후 정상에서 내려왔다.
조명우는 이번 우승과 함께 9번째 다승(2승)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김행직이 3승, 허정한과 조명우가 2승씩 기록 중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조명우가 우승을 차지했고, 김행직과 차명종(인천체육회)이 16강에 진출했다. 김행직은 32강 A조 첫 경기에서 야스퍼스를 17이닝 만에 40:33으로 꺾어 3위로 끌어내리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야스퍼스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과 벌인 맞대결을 35:40(27이닝)으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UMB(세계캐롬연맹) 복귀 후 재기를 노리고 있는 쿠드롱은 A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둬 1위로 통과했고, 16강전에서 글렌 호프만(네덜란드)을 50:40(20이닝)으로 누르며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승리할 경우 준결승에서 조명우와 대결하게 됐으나, 살만에게 44:50(28이닝)으로 일격을 맞으면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결과로 야스퍼스는 2위로 내려갔고, 준우승을 차지한 뷰리는 9위에 올라 다시 톱 10에 진입했다.
(사진=SOOP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