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사이그너, 결승서 체네트에 4-1 완승…상금 2억원 차지
女 김가영, 김민아 4-2로 꺾고 '통산 14승'…1억원 획득

24-25시즌 PBA-L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여자부 김가영(왼쪽)과 남자부 세미 사이그너(오른쪽)가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24-25시즌 PBA-L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여자부 김가영(왼쪽)과 남자부 세미 사이그너(오른쪽)가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프로당구 월드챔피언십에서 '미스터 매직'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와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남녀부 우승을 차지했다.

17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5' 대회 마지막 날 결승전에서 사이그너는 자국의 후배 선수인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4-1로 격파했고, 김가영은 김민아(NH농협카드)를 4-2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각각 시즌 최고 상금을 획득했다. 사이그너는 우승상금 2억원을 더해 프로 전향 이후 두 시즌 동안 누적상금 3억5천100만원을 기록했고, 김가영은 우승상금 4천만원인 정규투어를 6차례 연속 우승한 데 이어 월드챔피언십 우승상금 1억원까지 싹쓸이하며 시즌상금 3억4천90만원, 누적상금은 6억8천180만원을 넘겼다.

지난 23-24시즌에 데뷔해 첫 출전 대회인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을 우승한 사이그너는 637일 만에 개인통산 두 번째 프로당구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지난해 4강에 이어 올해는 우승을 거머쥐며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와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 조재호(NH농협카드)에 이어 역대 4번째 월드챔피언십 챔피언에 등극했다.

1964년생인 그는 종전 자신의 기록이었던 역대 최고령 PBA 우승 기록도 58세 9개월 9일에서 60세 6개월 7일로 갈아치웠다.

김가영은 이번 시즌 3차 투어 '에스와이 하노이 오픈'에서 시작한 연속 우승 퍼레이드를 7회 연속 우승으로 늘렸다.

또한,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월드챔피언십 전 대회 결승에 진출하며 통산 3승을 기록했다. LPBA 투어 우승은 통산 14승으로 늘어났다.

다만, 이번 대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김예은(웰컴저축은행)에게 패하면서 연속 경기 승리 기록은 38경기에서 마감하고 더 이어가지 못했다.

61세의 노장 사이그너는 젊은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력과 감각으로 프로당구 최고 상금이 걸린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61세의 노장 사이그너는 젊은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력과 감각으로 프로당구 최고 상금이 걸린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세트 패배 후 2세트부터 장타 '펑펑'…월드챔피언십 강타한 '사이그너 매직'

사이그너는 결승에서 자신보다 17살 어린 체네트를 상대로 집중력과 체력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보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사이그너는 10대 선수인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를 비롯해 30대 기수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NH농협카드), 그리고 40대 프로당구 챔피언 강동궁(SK렌터카) 등 젊은 PBA 강자들을 줄줄이 꺾고 결승에 올라왔다.

매 경기 체력과 멘탈 모두 상대 선수를 압도하며 탁월한 기량을 뽐냈다. 이번 결승에서도 사이그너는 역대 최단 시간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기록인 90분 만에 애버리지 2.259, 공격성공률 70.9%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뒀다.

1세트에서 단 1득점에 그치며 1:15(7이닝)로 패해 주춤했던 사이그너는 2세트 이후부터는 장타를 펑펑 터트리며 일방적인 흐름을 유지하며 승부를 끝냈다.

2세트 3이닝에 하이런 10점타를 시작으로 3세트는 2이닝에 9점을 득점했고, 4세트는 5이닝 6점타와 6이닝에 끝내기 4점타를 쳤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끝내기 8점타로 승리를 장식하며 월드챔피언십 우승트로피와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사이그너는 2세트부터 15:2(4이닝), 15:5(5이닝), 15:8(6이닝), 15:7(6이닝) 등으로 체네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에 그친 체네트는 사이그너와 데뷔 동기로 지난 23-24시즌에 정규투어에서 한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휴온스)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고, 이번에는 사이그너의 벽에 부딪혀 첫 우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본인이 프로 전향 이후 최고 상금인 7천만원을 획득해 위안을 삼았다. 체네트는 누적상금 1억5천100만원을 기록했다.

LPBA 투어 6시즌 만에 전무후무한 세계 최초 '두 종목 제패' 기록을 달성한 김가영.
LPBA 투어 6시즌 만에 전무후무한 세계 최초 '두 종목 제패' 기록을 달성한 김가영.

포켓볼 세계챔피언 이어 3쿠션 프로투어 독식한 김가영…'전무후무한 대기록 작성'

김가영은 이번 결승전 역시 애버리지 1.317의 여자 3쿠션 세계 최고 기량을 뽐내며 4-2로 완승을 거뒀다.

1세트부터 3:5로 지고 있던 7이닝에 끝내기 하이런 8점타를 터트려 11:5(7이닝)로 승리한 김가영은 2세트를 5:11(9이닝)로 내준 뒤 3세트에 김민아가 초구 하이런 8점타로 응수하면서 5:11(4이닝)로 패해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갔다. 

그러나 4세트 초구에 6점을 올리며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김가영은 기회마다 뱅크 샷을 작렬하며 다시 분위기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했다.

김가영은 4세트부터 11:4(5이닝), 11:5(7이닝), 11:2(10이닝) 등으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피날레를 독주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24-25시즌에 김가영은 총 전적 42승 3패, 애버리지 1.208, 득점성공률 53.75%, 하이런 13점 등 LPBA 역사상 최고의 개인성적을 기록하고 더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독보적인 기록을 남겼다.

포켓볼 선수 시절에 한국 당구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세계선수권을 우승한 김가영은 종목을 3쿠션으로 바꿔 도전한 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까지 6시즌 만에 섭렵하며 당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두 종목 제패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또한, 우승상금 4천만원인 여자 투어를 독식하면서 우승상금 1억원인 남자보다 총상금이 많은 아이러니한 기록도 세웠다.

김가영은 우승상금이 훨씬 적은 여자 투어에서 총 14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 선수 톱랭커들을 넘어섰다.
김가영은 우승상금이 훨씬 적은 여자 투어에서 총 14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 선수 톱랭커들을 넘어섰다.

상금 훨씬 많이 받는 남자 선수까지 넘어선 김가영…마르티네스 강동궁까지 제쳐

이번 시즌에 남자부에서는 '시즌 3승'을 거둔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가 3억2천950만원으로 1위에 올랐고, 김가영은 3억4천90만원을 기록했다.

김가영의 전체시즌 누적상금은 6억8천180만원이 되면서 남자 4위인 강동궁(6억5천9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여자 LPBA 월드챔피언십은 첫 대회인 20-21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상금 1억원이 개최됐다가 올해 다시 1억원으로 상향돼 두 번째 대회를 개최했다.

김가영은 월드챔피언십에서 7천만원의 우승상금을 두 차례 획득하고, 준우승상금 2천만원을 두 번 받은 뒤 이번 대회에서 1억원을 획득하며 자신이 받은 상금의 절반에 가까운 총 2억8천만원을 월드챔피언십 활약으로 쌓았다.

준우승에 머문 김민아는 3천만원의 상금을 획득하며 누적상금을 1억4천362만5천원으로 늘렸다.

지난 시즌에 우승 1회와 준우승 2회를 차지했던 김민아는 이번 시즌은 다소 부진해 마지막 8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과 이번 월드챔피언십 등 준우승 2회로 시즌을 마감했다.

프로당구 24-25시즌은 이날 월드챔피언십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3개월간 프리시즌에 들어간다. 사진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마지막 날 여자부 결승전이 열린 한라체육관.
프로당구 24-25시즌은 이날 월드챔피언십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3개월간 프리시즌에 들어간다. 사진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마지막 날 여자부 결승전이 열린 한라체육관.

출범 6번째 열린 24-25시즌 프로당구 투어는 정규투어와 월드챔피언십, 팀리그 등 모든 시즌 일정을 이날로 마치고, 3개월 동안 프리시즌에 돌입한다.

프로당구협회(총재 김영수)는 프리시즌 기간 동안에 우선선수등록제로 새 선수의 등록을 받고, 큐스쿨과 트라이아웃, 팀리그 드래프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오는 19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그랜드워커힐 비스타홀에서 한 시즌을 빛낸 선수와 관계자들을 시상하는 'PBA 골든큐 어워즈 2025'를 개최한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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