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vs 스롱, 16일 오후 7시 월챔 준결승서 맞대결
LPBA 투어 역사와 맞닿은 두 선수의 '라이벌 여왕전'
최근 우세한 김가영일까, 반전을 노리는 스롱일까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여자 프로당구(LPBA)의 최강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과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가 월드챔피언십에서 4년 연속 승부를 벌인다.
두 선수는 16일 저녁 7시에 벌어지는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5' 준결승전에서 결승 한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이번 대결은 지난 21-22시즌에 스롱이 처음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 이후 매년 왕중왕전에서 벌어진 4번째 맞대결이다.
지금까지 승부에서는 김가영이 2승 1패로 스롱을 한 걸음 더 앞질렀으나, 상대전적은 초창기 스롱이 김가영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6승 3패로 앞서 있다.
다만, 최근에는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결승전과 이번 시즌 정규투어 준결승전에서 김가영이 스롱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김가영과 스롱의 맞대결은 LPBA 투어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LPBA 투어가 본격적인 궤도 올라서는 시기에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가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흐름을 예고하듯 처음부터 두 선수는 결승전에서 만났다. 두 차례 벌인 승부가 모두 결승전이었고, 1승 1패로 한 번씩 우승트로피를 나눠 가졌다.
또한, 월드챔피언십에서도 2년 연속으로 결승전에서 맞붙어 첫 대결은 김가영이 세트스코어 4-1로 스롱을 완파하며 먼저 웃었고, 이듬해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벌인 재대결은 스롱이 4-3으로 김가영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3쿠션 선수로 환골탈태하던 김가영과 LPBA 투어에 도전장 던진 스롱의 '동행'
21-22시즌부터 LPBA 투어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스롱은 포켓볼 선수에서 3쿠션 선수로 환골탈태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김가영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됐다.
스롱은 LPBA 정규투어에 두 번째 출전한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는데, 당시 결승전에서 스롱이 만난 꺾은 상대가 바로 김가영이었고,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결승 승부에서 스롱은 세트스코어 3-1로 김가영을 꺾었다.
김가영은 19-20시즌에 정규투어 6차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한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21시즌에 정규투어에서 한 차례 결승에 올라갔지만, 이미래(하이원리조트)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고, 월드챔피언십에서도 결승에서 김세연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다음 대회가 바로 스롱과 치른 개막전 결승이었다. 김가영은 이 경기를 패하면서 첫 우승 이후 정규투어에서 3회 연속 준우승에 그쳐 포켓볼 선수 시절에 수없이 결승 무대를 치른 누구보다도 경험이 많은 김가영의 난데없는 울렁증이 생기게 됐다.
2회 연속 준우승의 데미지가 컸던 탓인지 이후 4차례 정규투어에서 준결승 문턱을 한 번도 넘지 못하고 대부분 8강에서 탈락한 김가영은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슬럼프를 벗어났다.
그리고 얼마 후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재대결한 스롱에게 승리,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처음으로 LPBA 정상에 올라섰다.
김가영 vs 스롱, 라이벌의 시작…김가영 독주 견제한 스롱
김가영이 정규투어에서 슬럼프에 빠졌던 그 순간에 스롱은 8강에서 두 번 연속 탈락시킨 장본인이었다.
개막전에서 김가영을 꺾고 우승한 이후 승승장구했던 스롱의 활약 중심에는 김가영과 벌인 4차와 5차 투어 8강전 두 번의 승부가 있었다.
스롱은 3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징검다리로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한 뒤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8강전에서 김가영과 두 번째 대결을 벌였다.
이 경기에서 스롱은 세트스코어 2-1로 김가영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고, 다음 5차 투어 '에버콜라겐 태백 챔피언십'에서도 김가영을 8강에서 2-0으로 제압한 뒤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랭킹 1위를 굳혀가던 스롱은 막바지 정규투어를 두 번 연속 서바이벌 1라운드에서 탈락해 부진하다가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김가영을 만나 첫 왕중왕전 승부를 벌였다.
이 경기에서 김가영은 시즌 중 당한 3회 연속 패배를 복수하며 첫 월드챔피언십 우승타이틀과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이어 1위를 달리던 스롱을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라선 김가영은 처음으로 시즌 랭킹 1위도 달성했다.
스롱의 복수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곧장 다음 22-23시즌 시작부터 두 선수는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 이어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의 대결에서는 스롱이 3-2로 김가영에게 승리하며 상대전적 4승 1패로 앞서갔다.
그리고 한 시즌 동안 스롱은 정규투어에서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 김가영은 우승 2회를 차지하며 시즌 랭킹 1, 2위를 다퉜다.
직접 맞대결은 마지막 정규투어 8차전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8강전에서 성사됐는데, 스롱은 이 경기도 3-2로 김가영을 꺾고 결승에 올라가 우승을 차지하며 김가영을 상대로 벌인 두 차례 벌인 승부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두 선수의 최종전은 다시 월드챔피언십 결승으로 이어져 이번에는 스롱이 전 시즌 월드챔피언십의 패배를 4-3으로 복수하며 첫 왕중왕에 등극했다.
스롱은 월드챔피언십 우승과 동시에 상금 랭킹 1위 자리도 굳혀 전 시즌에 김가영에게 빼앗긴 자리도 되찾았다.
스롱의 후퇴와 함께 다시 시작된 김가영의 독주
두 시즌을 뜨겁게 달군 두 선수의 승부는 23-24시즌에는 스롱이 시즌 중반에 크게 부진하면서 정규투어에서는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
스롱은 2차 투어 '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 우승 이후 슬럼프를 겪으며 한동안 투어 초반에 계속 탈락했다.
김가영도 LPBA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김민아(NH농협카드), 한지은(에스와이), 김상아, 김보미(NH농협카드),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 용현지(하이원리조트) 등에게 패하며 정규투어를 우승 1회로 마쳤다.
스롱은 정규투어 막바지에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우승과 9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준우승을 거두고 부활했다.
정규투어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두 선수는 마지막 월드챔피언십 16강에서 통산 8번째 대결이 성사됐고, 이 승부를 김가영이 3-1로 승리한 뒤 4년 연속 결승에 진출해 통산 두 번째 왕중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시즌 종료 후 김가영은 상금랭킹 1위와 MVP를 휩쓸었고, 스롱은 3위로 밀려나 그동안 팽팽한 균형을 이뤄오던 두 선수의 2인 구도가 끝나게 됐다.
이번 24-25시즌에 김가영은 6회 연속 정규투어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스롱와 나눠 온 LPBA 정상 자리를 독식했다.
김가영은 이미 시즌 랭킹 1위 자리는 굳게 지켰고, 스롱은 13위까지 떨어져 이번 월드챔피언십에 2번 시드로 출전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스롱의 시즌 최고 성적은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 4강이었는데, 이 경기 준결승에서 스롱은 김가영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져 9번째 맞대결에서 패하며 좋아지던 흐름이 한풀 꺾였다.
이 경기가 두 선수가 벌인 마지막 승부다. 스롱이 김가영의 질주를 막지 못하면서 한 시즌 동안 김가영의 독주로 마감됐고, 이번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에서 통산 10번째 맞대결이자 4년 연속 왕중왕전 승부가 벌어지게 됐다.
정규투어에서 독주를 이어온 김가영과 어느새 챔피언에서 도전자가 된 스롱의 승부는 이번 대결에서 어느덧 두 자릿수가 됐다.
월등히 성장한 김가영…스롱은 '제자리에'
이번 시즌에 김가영의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두 선수의 시즌 개인 기록은 차이가 벌어졌다.
정규투어에서 김가영은 애버리지 1.220과 득점성공률(SSR) 54.01%라는 경이로운 실력을 보여줬다.
스롱은 애버리지 0.997과 SSR 48.54%로 전 시즌보다는 다소 회복했지만, 김가영과 경쟁하던 22-23시즌의 1.021과 48.67%에 비하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반면, 21-22시즌부터 꾸준히 1점 이상의 애버리지를 기록했던 김가영은 22-23시즌에 스롱과 비슷한 1.011과 48.5%에서 점점 실력이 향상돼 이제는 객관적인 기록에서 월등히 스롱을 앞서고 있다.
물론, 승부는 외적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대로 매번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번 승부에서 두 선수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주목된다.
김가영이 스롱을 꺾고 결승에 올라가면 통산 14승과 7회 연속 투어 우승, 그리고 월드챔피언십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또한, 스롱은 김가영에게 승리하면 2년 만에 월드챔피언십 두 번째 우승과 함께 1년여 만에 통산 7승과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