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 1위 마르티네스, 32위 박기호에 2-3 패배
D조 산체스 E조 모리 F조 팔라손, 첫 경기 승리
마르티네스 강민구 김재근 마민껌 등 패배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프로당구(PBA) 월드챔피언십 첫날에 '랭킹 1위'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가 32위 박기호에게 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8일 오후 4시 30분에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월드챔피언십 2025' 조별리그 첫날 경기에서 '시즌 상금랭킹 32위'로 조별리그에 올라온 박기호가 1위 마르티네스를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1승을 챙겼다.
박기호는 지난 23-24시즌 PBA 정규투어에서 4강에 두 차례 올라가며 깜짝 활약했다. 당시 박기호는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와 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휴온스), 강동궁(SK렌터카) 등 PBA 최정상 선수들을 꺾는 돌풍을 일으키며 '언더독 신화'를 썼던 주인공이다.
월드챔피언십까지 활약을 이어가며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던 박기호는 8강에서 사이그너에게 풀세트 승부 끝에 2-3으로 아깝게 져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가 보여준 실력은 이번 시즌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 박기호는 최고 성적이 8강과 16강에 한 차례씩 올라온 것으로 부진했고, 상금 100만원 차이로 32위에 올라 어렵게 월드챔피언십을 밟았다.
박기호에게 이번 월드챔피언십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아 보였는데, 첫 경기에서 만난 '1위' 마르티네스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다시 한번 '언더독 신화'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번 경기 1세트에서 박기호는 10:7로 앞서 있던 9이닝에 마르티네스의 끝내기 8점타가 터지면서 10:15로 패해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2세트부터 살아난 박기호는 마르티네스의 공격력을 압도하며 6점타 한 방과 끝내기 5점타로 9이닝 만에 15:7로 승리, 1-1 동점을 만들었고 3세트도 12이닝 만에 15:3으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1로 역전했다.
4세트에 박기호는 14점에 먼저 도달하며 매치포인트를 남겨둔 상황에서 마르티네스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14:15(14이닝)로 패했다.
결국 2-2 동점을 내주고 마지막 5세트로 승부가 연장됐는데, 7이닝까지 7:6으로 리드하던 박기호는 8이닝 공격에서 3득점 결정타를 터트린 뒤 11이닝 만에 11:7로 5세트를 따내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첫 경기에서 이변 중의 이변을 일으킨 박기호는 오는 10일 오후 2시에 A조 두 번째 경기 최성원(휴온스)과 두 번째 승부를 벌인다.
최성원은 앞서 열린 A조 첫 경기에서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져 1패를 안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 박기호가 최성원을 이길 경우에는 조별리그 통과가 유력해진다. 반면, 최성원은 2패로 16강 진출이 매우 힘들어진다.
A조에서는 첫날 승리를 거둔 레펀스와 패배를 당한 마르티네스가 두 번째 경기에서 맞붙는다. 마르티네스도 첫 경기를 박기호에게 패하면서 레펀스와 힘겨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여전히 외인 강세…산체스 모리 팔라손 '승리'
같은 시각 D조 경기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스와이)는 김재근(크라운해태)에게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거두고 1승을 선취했다.
산체스는 1세트를 접전 끝에 15:14(12이닝)로 승리한 뒤 2세트 15:8(7이닝), 3세트를 15:12(13이닝)로 따내 월드챔피언십 첫 경기를 승리했다.
김재근은 경기 당일에 모친의 발인을 마치고 무거운 마음으로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라 어려운 상황에서 산체스와 대결을 벌였으나,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이번 월드챔피언십을 출발했다.
D조에서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륏피 체네트(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가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1승을 거뒀다.
10일 열리는 조별리그 두 번째 D조 경기에서는 김재근(1패)-체네트(1승), 산체스(1승)-몬테스(1패)의 승부가 벌어진다.
E조 모리 유스케(일본·에스와이)와 마민껌(베트남·NH농협카드) 승부는 세트스코어 3-1로 모리가 승리를 거뒀다.
모리는 1세트를 15:8(9이닝), 2세트 15:5(10이닝)로 승리한 다음 3세트를 7:15(17이닝)로 패했으나 4세트를 15:13(7이닝)으로 따내면서 월드챔피언십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조는 1번 시드 조건휘(SK렌터카)를 4번 시드 김종원이 세트스코어 3-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첫날 김종원과 모리가 각각 1승을 거두고 월드챔피언십을 순조롭게 출발했다. 두 선수는 10일 두 번째 조별리그 경기에서 만난다.
1패를 안고 있는 조건휘와 마민껌은 이날 오후 2시에 16강행 운명이 걸린 두 번째 승부를 벌인다.
한편, F조 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휴온스)과 한국의 강민구(우리금융캐피탈)의 대결은 애버리지 2점대의 팽팽한 난타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팔라손이 승리했다.
강민구는 하이런 11점 등 애버리지 2.143의 공격력으로 팔라손을 코너로 몰아세웠으나, 5세트 9:8에서 팔라손이 끝내기 4점타를 치면서 9:11로 아깝게 1패를 안았다.
F조에서는 팔라손 대 강민구,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 대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하나카드)이 첫날 대결하고, 두 번째 승부에서는 강민구 대 사파타, 팔라손 대 응우옌꾸옥응우옌의 대결이 벌어진다.
(사진=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