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포스트시즌 파이널 우승팀 SK렌터카 주장 강동궁이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포스트시즌 파이널 우승팀 SK렌터카 주장 강동궁이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30년 동안 당구를 쳤지만, 오늘처럼 떨린 적은 처음입니다."

베테랑 3쿠션 선수인 강동궁(SK렌터카)에게도 가장 살 떨리는 순간이었다.

SK렌터카는 지난 27일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포스트시즌 파이널에서 우리금융캐피탈을 최종적으로 4 대 1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파이널 1, 2, 3차전에서 승리하며 3 대 0으로 앞선 SK렌터카는 PBA 팀리그 최초로 4 대 0 완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4차전에서 우리금융캐피탈에 1, 2, 3세트를 연속으로 빼앗기며 완패에 위기에 놓인 SK렌터카는 4, 5세트를 따내며 두 세트를 만회했지만 2-4로 패해 1승을 우리금융캐피탈에 내주고 말았다.

5차전으로 연장된 승부에서 SK렌터카는 세트스코어 3-1로 앞섰지만, 이후 우리금융캐피탈의 3-3 동점을 허락하고 말았다. 결국 SK렌터카는 마지막 7세트에 응오딘나이(베트남)가 잔 차파크(튀르키예)를 11:6으로 꺾고 파이널 승부를 마침내 결정지었다.

SK렌터카의 주장 강동궁이 PBA 팀리그 파이널 첫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SK렌터카의 주장 강동궁이 PBA 팀리그 파이널 첫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5차전 3세트에 출전한 강동궁.
5차전 3세트에 출전한 강동궁.
벤치타임아웃을 부르고 강지은에게 지시하고 있는 강동궁.
벤치타임아웃을 부르고 강지은에게 지시하고 있는 강동궁.

주장 강동궁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뿐 아니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수도 없이 많은 대회를 해봤지만, 그렇게 떨어 본 기억이 없다. 오늘 같은 긴장감은 처음이었다"라며 "오늘 왠지 마지막 날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공을 치면서 엄청난 긴장감과 압박감을 느껐다"라고 이날 경기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런 날이 올 줄 상상도 못했다. 이제야 비로소 완전체 팀이 된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우리 팀원들이 정말 열심히 싸웠다. 너무 잘해줘서 고맙고, 지금까지 믿어준 SK렌터카에 감사드린다. 타이틀 스폰서 웰컴은행저축과 PBA에도 즐거운 팀리그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우승 소감을 덧붙였다.

우승까지 창단 후 5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처음 팀 구성원을 보고 상당히 괜찮은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팀원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끼리 믿고 화합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밝힌 강동궁은 "그런 부분에서 많이 부족했지만, 5년간 크게 팀원 변동 없이 호흡을 맞추면서 팀워크가 점차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조마조마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강동궁과 강지은, 조예은.
조마조마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강동궁과 강지은, 조예은.
응오딘나이가 7세트 승리를 확정하자 당구대 위로 뛰어 올라가 기뻐하고 있는 강동궁과 응오딘나이, 에디 레펀스.
응오딘나이가 7세트 승리를 확정하자 당구대 위로 뛰어 올라가 기뻐하고 있는 강동궁과 응오딘나이, 에디 레펀스.

특히 파이널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2차전이라고 꼽은 강동궁은 "2차전을 7세트까지 가서 이겼다. 그때도 응오딘나이가 7세트를 잘 마무리해서 이겼는데, 만약 그때 지고 1 대 1이 됐다면 진흙탕 싸움이 됐을 거다. 그때 분위기를 살려서 우리 팀이 리드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오늘도 풀세트까지 갔는데, 예전에는 3-3으로 따라잡히면 여지없이 우리 팀이 졌다. 하지만 응오딘나이가 '파이널 보스'처럼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 본인도 이전까지 팀을 위해 한 게 별로 없는 오늘은 실력을 보여줘서 너무 기분 좋다고 하더라"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실 PBA 팀리그는 이전과 다른 스타일의 경기다. 선수들은 하루에 한 두 게임을 치지만, 그 경기 때문에 가슴이 불타오르고 식은땀이 난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긴장감을 느끼면서 당구를 치고 있다. 그동안 개인전만 하다가 선수들이 다 같이 모여서 생활하고, 연습하고, 서로 공유하면서 당구가 많이 늘었다. 팀리그를 통해 더 즐거운 당구,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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