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4세트 혼합복식 전쟁이 벌어졌다. 혼합복식전 연패를 잡기 위해 이번에는 우리금융캐피탈이 주장 엄상필과 김민영의 비장의 카드를 들고 나왔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에 처음 4세트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고, 엄상필은 한 번도 혼합복식에 나온 적이 없다. 그야말로 극약 처방인 셈이다.
프로당구(PBA) 팀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첫날에 2차전까지 두 경기를 SK렌터카가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우리금융캐피탈은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26일 오후 3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포스트시즌 파이널 3차전에서 우리금융캐피탈은 4세트 혼합복식과 7세트 남자단식 오더를 교체했다.
4세트는 엄상필-김민영이 나와 SK렌터카의 조건휘-히다 오리에(일본)를 상대하고, 7세트 승부에서는 종전 4세트에 나왔던 잔 차파크가 응오딘나이(베트남)와 대결한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차전까지 연패의 원인 중 하나인 4세트 수혈이 시급한 문제였다. 첫날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4세트 혼합복식을 모두 패해 '세트스코어 3-1'로 전반을 앞서는 필승 전략에 실패했다.
5세트 남자단식에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나 강민구, 엄상필, 6세트 여자단식에는 스롱 피아비(캄보디아)가 버티고 있는 우리금융캐피탈은 4세트를 승리하면 후반 단식전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기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파이널 두 경기 모두 3세트까지 2-1을 만들고도 4세트가 무너지면서 2-2 동점을 허용했고, 5세트 이후 단식전에서 밀려 결국 연속으로 고배를 마셨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앞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3-1을 만들며 승부를 유리하게 펼쳐 6세트 이전에 승부를 마무리했지만, 이처럼 세트스코어 2-1에서 4세트 혼합복식을 패배하면 어려운 승부가 이어졌다.
이번 파이널 3차전을 패하면 자칫 0 대 4로 이틀 만에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캐피탈은 4세트 혼합복식 사수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4R부터 '차파크-김민영' 고정 투입…우리금융 포스트시즌행 '견인차 역할'
그동안 우리금융캐피탈은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르는 동안 잔 차파크(튀르키예)-김민영이 4세트에 고정 투입됐다.
성적은 3승 6패. 준플레이오프부터 우리금융캐피탈이 5승 4패를 기록했는데, 패배한 경기는 모두 4세트가 무너졌다.
전날 2차전에서는 세트스코어 2-1로 우리금융캐피탈이 앞선 상황에서 SK렌터카가 '강동궁-히다 오리에'의 깜짝 카드로 투입됐는데, 이 경기를 5:9(5이닝)로 패하면서 끝내 풀세트 패배를 안게 됐다.
차파크와 김민영은 정규리그 4라운드부터 우리금융캐피탈의 혼복팀으로 고정 투입됐고, 성적이 좋았다. 두 선수는 우리금융캐피탈이 이번 포스트시즌 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우리금융캐피탈이 계속 부진하다가 4라운드에서 5승 3패로 2위를 차지했다.
4라운드에서 4세트의 부활은 우리금융캐피탈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당시 세트스코어 2-1에서 3-1을 만든 웰컴저축은행과 휴온스전, 그리고 1-2에서 2-2 동점을 만든 크라운해태전에서 3승을 거둔 것이 주효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4세트를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살려 후반 5, 6, 7세트에 나오는 단식전이 힘을 받았다. 심지어 0-3으로 지고 있던 하나카드전에서는 4세트부터 시작해 3-3 동점을 만들었다가 7세트에 1점차로 아쉽게 패하기도 했다.
혼복 첫 출전 '엄상필-김민영'…파이널 반전의 묘수될까
우리금융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4세트에 21승 19패를 거뒀다. 4세트에 선수 교체가 비교적 잦은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3라운드까지는 강민구와 김민영을 내보내 1라운드는 5승 1패(총 6승 2패), 2라운드는 3승 5패로 주춤했다가 3라운드에서 다시 5승 3패를 기록했다.
4라운드에 처음 차파크와 김민영이 호흡을 맞추면서 5승 3패를 거둬 우리금융캐피탈의 전력은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5라운드에서 차파크와 김민영이 2승 5패로 부진하면서 우리금융캐피탈도 3승 5패로 7위에 머물렀다.
다행히 정규리그 종합순위 3위를 사수하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다시 차파크와 김민영의 호흡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파이널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문제는 파이널 상대인 SK렌터카에 정규리그 5경기를 모두 패한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었는데, 앞선 두 차례 승부에서처럼 4세트가 무너지면 해결이 쉽지 않았다.
정규리그에서 4세트 상대전적은 2승 3패로 비슷했다. 차파크-김민영은 SK렌터카의 주력 조건휘-히다와 4, 5라운드에서 1승 1패를 거뒀고, 강민구-김민영이 1라운드에서 조건휘-히다에게 패한 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는 조건휘-조예은과 1승 1패를 기록했다.
과연,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엄상필-김민영의 카드가 3차전에서 비장의 카드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파이널 3차전에서는 1세트 남자복식에 사파타-강민구 vs 레펀스-응오딘나이, 2세트 여자복식은 스롱-서한솔 vs 강지은-히다, 3세트 남자단식 강민구-강동궁, 4세트 혼합복식 엄상필-김민영 vs 조건휘-히다가 대결한다.
이어 5세트 남자단식은 사파타 vs 레펀스, 6세트 여자단식 스롱 vs 강지은, 7세트 남자단식 차파크 vs 응오딘나이의 승부가 벌어진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