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준결승전 끝나고 강동궁 선수한테서 축하한다고 전화가 왔어요. 그때서야 조금 실감이 나더라고요."
'헐크' 강동궁(SK렌터카)과는 동창이자 경남당구연맹에서 한 때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연맹 선수 시절부터 일찍감치 두각을 나타냈던 친구는 프로당구 출범부터 1부 투어에서 활약을 하며 자리를 잡았지만, '대기만성형' 김성민2는 2020-2021시즌 드림투어(2부)로 시작해 5년 만에 'PBA 드림투어 파이널' 결승에 올라 사람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2024-2025시즌 PBA 드림투어 3차전에서 단 한 차례 8강에 진출한 김성민2는 52위로 아슬아슬하게 이번 드림투어 파이널 출전권을 따냈다.
순위가 무색하게 김성민2는 조별 예선 리그부터 전승을 거두고 진이섭, 이영민, 구민수 등 드림투어 강자들을 물리치며 무패의 기록으로 결승까지 직행했다.
첫 결승 무대가 왕중왕전 무대였던 만큼 부담감이 컸던 걸까. 대회 내내 1점대 이상의 애버리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김성민2는 김태호2와의 결승전에서 최악의 순간을 맛봤다.
1세트와 2세트를 9:15(12이닝), 9:15(11이닝)로 김태호2에게 빼앗긴 김성민2는 3세트마저 11이닝 동안 단 2점을 획득하는 데 그치며 2:15(12이닝)로 패해 세트스코어 0-3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경기를 펼쳤다.
경기를 마친 김성민2는 패배의 원인을 체력적 열세에서 찾았다.
"결승 무대까지 올라와서 기쁘다. 다만, 준결승전에 연달아 결승을 해야 해서 체력적으로 조금 집중이 안 됐다. 결승전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이번 결승 진출은 오랜만에 성취감을 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8강을 통과하고 1부 투어 승격이 확정돼서 많이 기뻤다. 목표를 일단 이뤘고, 준결승을 통과하고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강동궁 선수가 축하 전화를 해줬다. 동궁이가 전화해 줄 줄은 몰랐다. 고등학교도 같이 다니고, 경남당구연맹에서 활동을 같이한 친군데, 동궁이가 서울로 올라가면서 거의 만나지 못했다. 전화를 받고 너무 고마웠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경남당구연맹에서 강동궁, 허정한, 김영섭 등과 활동한 김성민2는 이들이 전업 당구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마산항 부두에서 검수원으로 일하며 당구선수를 병행했다.
이번 대회도 여름휴가를 앞당겨 사용해 나왔다. 그렇다 보니 '1부 투어 승격'이라는 목표는 이뤘지만, 걱정이 앞선다.
"솔직히 기쁘기는 한데, 사실 걱정이 앞선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까 연습을 남들처럼 부지런히 잘 못한다. 퇴근 후에 연습을 해야 하는데, 부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일정치 않아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도 일정치 않고, 이번 시즌에도 일 때문에 시합에 불참하는 경우도 두어 번 있었다. 더 많은 1부 투어를 소화하려면 주변에 부탁도 하고 해야 해서 걱정이 된다."
이어 그는 "운이 많이 따라서 이 무대까지 왔는데, 최선을 다해서 1부 투어에 임하겠다. 일단 다음 시즌 잔류를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1부 투어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원에서 일산까지 대여섯 시간 걸리는 거리를 항상 같이 와서 고생하는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 준결승전 끝나고 아내가 울먹였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나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감정이 격해졌다"고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