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이번 시즌 한 차례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김민아(NH농협카드)가 마지막 정규 투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챔피언십 출전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과 마지막 정규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23-2024시즌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김민아는 이번 시즌 들어 64강 탈락, 32강 탈락을 반복하며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그 결과, 32명에게만 시드가 주어지는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 출전 역시도 불투명해진 김민아는 시즌 마지막 투어인 이번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반드시 8강전 이상의 성적을 거두어야만 월드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64강부터 정예진, 김채연, 장혜리를 연파하고 시즌 첫 8강에 오른 김민아는 8강에서 권발해(에스와이), 4강에서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을 꺾고 시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가영(하나카드)과의 결승전 대결이 성사되자 지난 시즌 준결승전과 결승에서 김가영을 돌려세우며 2승1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선 김민아가 시즌 6연속 우승과 통산 13승에 도전하는 '당구여제' 김가영을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1세트를 11:6(7이닝)으로 먼저 따낸 김민아는 2세트 9이닝까지 9:9로 맞섰지만 김가영에게 9:11(11이닝)로 2세트를 아깝게 빼앗겼다. 3세트에서는 1이닝에 하이런 7점을 올리며 2이닝까지 8:2로 리드했으나 이후 마무리에 실패하며 4이닝 만에 8:11로 김가영에게 연속 두 세트를 헌납하고 말았다.
4세트를 우여곡절 끝에 11:8(9이닝)로 차지한 김민아는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한 힘겨루기를 했으나 5세트와 6세트를 모두 7:11로 김가영에게 내주며 세트스코어 2-4로 결승전 대결을 마무리 지었다.
결승전 경기 후 김민아는 "이번 투어는 일단 월드챔피언십에 가는 게 목표였다"며 "시합 초반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기력이었는데, 시합하면서 점점 좋아진 것 같다. 준우승이어서 아쉽고, 김가영을 잡을 수 있었는데, 2, 3세트를 놓친 게 너무 아쉽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민아의 준우승자 인터뷰 전문이다.
결승전을 치른 소감이 어떤가?
정규 투어 마지막 시합인데, 월드챔피언십을 확정 짓지 못해서 이번 투어 시작 전에 이것저것 따져봤더니 8강은 가야 월챔을 가겠더라. 그렇다고 너무 거기에 집중하면 오려 더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이번 시합을 잘하자는 각오로 했는데 결승까지 와서 다행스럽고, 시합하면서 피치가 올라온 것 같다. 시합 시작할 때는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시합하면서 점점 좋아진 것 같다. 준우승이어서 너무 아쉽고, 가영 언니를 잡을 수 있었는데, 2, 3세트가 너무 아쉽다.
이번 시즌의 부진을 씻고 반등하는 계기가 돼서 만족스러운가?
사실 선수들은 시합을 하면서 그 상황에 익숙해진다. 시합을 좀 오래 해야 그다음 시합도 그냥 연장전 하듯이 계속 이어갈 수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이번 시즌 한두 판 치고 지는 시합이 많아서 시합 감각, 실전 감각을 좀 잊어버린 상태였다. 그래서 이번 마지막 투어는 조금 마음을 가볍게 가지자, 조급하면 될 것도 안 되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자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결승 상대가 이번 시즌 무패의 김가영 선수였는데, 어떤 마음으로 결승전에 임했나?
김가영 선수를 막는 역할을 내가 하고 싶다는 욕심이 당연히 없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김가영 선수를 '너무 완벽한 선수다'라고 생각하다 보면 스스로 주눅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잘 쳤을 때의 시합을 리플레이해 보면서 자신감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김가영 선수의 8강, 4강 시합을 찾아보면서 '아, 이 선수도 이렇게 실수할 때도 있다'라고 계속 상기시키려고 노력했다.
이번 결승전 전까지 2승1패로 상대 전적에서 김가영을 앞서고 있었는데, 그때 이겼을 때 하고, 오늘 결승에서의 김가영하고 어떤 차이가 느껴지나?
많이 다른 것 같다. 지난 시즌에 준결승에서 한 번, 결승에서 한 번 김가영 선수를 이겼는데, 그때의 김가영 선수는 한 세트에 실수를 세 번 했다면, 지금의 김가영 선수는 한 세트에 실수를 한 번 할까 말까 하는 선수다.
이번 결승에서도 2, 3, 4세트에서 세트마다 고비일 수밖에 없었던 게 나는 아직도 세트마다 한두 개씩 실수를 하는데, 김가영 선수는 자기한테 찬스가 왔을 때 절대 놓치지 않았다. 더 단단해진 선수가 된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월드챔피언십 출전을 확정했다. 어떤 점을 보완해서 마지막 월드챔피언십을 준비할 예정인가?
이번 결승전을 하면서 많이 느끼고 배운 게 '실수를 하지 말자'다. 칠 수 있는 공에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엎드리는 경우가 좀 빈번하게 있었는데, 그런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하겠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