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이내에 세계 3쿠션은 한국 주니어 선수들로 인해 엄청난 태풍이 불어올 것
한국은 스폰서십, 대회 개최 능력, 인프라,
선수들의 실력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유럽의 3쿠션만으로는 쉽지 않지만,
한국의 풍부한 3쿠션 인프라와 손을 잡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
미래의 세계 챔피언, 주니어 3쿠션 선수들의 열정과 도전의 장이 펼쳐진다. 만 22세 이하 3쿠션 선수들이 출전하는 ‘2015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가 오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0개국 16명의 주니어 국가대표가 출전하여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이며 챔피언에 도전한다.
이번 주니어선수권대회는 무엇보다 중요한 대회다. 미래의 세계 3쿠션 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준이 표면에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3쿠션은 주니어를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3쿠션의 염원과도 같은 ‘프로화’의 방향 또한 찾을 수 있다. 이제부터 ‘2015 더 주니어스’의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세계 최고, 한국 3쿠션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가 당구 종주국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3쿠션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한국은 여덟 번의 3쿠션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와 같은 전통 있는 대회를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화려하면서도 내실 있게 치러냈다.
세계캐롬당구연맹(UMB, 페르난도 레케나 회장대행)에서는 한국의 3쿠션 저변과 스폰서십, 대회 개최 능력 등을 고려하여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를 승인한 바 있다. 이렇게 한국은 지난해 말 사상 최초로 세계3쿠션선수권대회를 서울 종합운동장에서 개최했고, 이번 주니어세계3쿠션선수권대회까지 개최하게 되면서 ‘3쿠션 신흥 메카’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견고히 다지게 되었다.
대한당구연맹(회장 장영철)과 구리세계3쿠션월드컵조직위원회(위원장 임장영)는 대회 개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2015 구리 월드컵이 시작되는 9월 7일 이전에 같은 장소에서 미리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가 치러지게 된 것. 이번 2015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는 경기도 구리시가 주최자로 나서 ‘2015 구리 월드컵’과 함께 대회를 치르게 되었다.
구리시는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구리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었고, 올해는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까지 주최하여 당구계에서는 한국 당구 발전을 위한 중요한 시기에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보조를 맞춰 대한당구연맹 사무국 직원들은 지난 8월 한 달간 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며 밤낮으로 대회 준비를 위한 구슬땀을 흘렸다. 대회 개최는 세계 어느 나라 연맹체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월드컵 등 두 개의 큰 대회를 동시에 준비하면서도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렇게 한국은 스폰서십, 대회 개최 능력, 인프라, 선수들의 실력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2015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는 ‘세계 최고, 한국 3쿠션’을 재확인하는 대회이며, 아울러 3쿠션의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주니어 챔피언은 곧 세계 챔피언
이번 2015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를 통해 미래의 3쿠션 챔피언을 발굴하고 한국 당구가 세계 당구계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 3쿠션의 판도 변화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 김행직(전남당구연맹)이 등장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 또는 3위 이상의 입상을 기록했다. 김행직은 3쿠션 주니어 역사상 가장 많은 4번의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행직 또래의 한국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코치를 통해 전문적으로 3쿠션을 훈련해왔기 때문에 일찌감치 생활체육 클럽을 기반으로 엘리트 교육을 받는 ‘선진국형 스포츠 시스템’의 틀 안에서 성장해 왔다. 대회마다 정상급 시니어 선수를 이기거나, 필적할 만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주니어 선수가 늘어나고 있어서 이들의 활약은 나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현실적으로 정상급의 시니어 선수들조차도 학교, 스포츠클럽의 울타리에 속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주니어 선수들을 마냥 쉽게 볼 수만은 없다. 다른 나라 당구 관계자들도 앞으로 5년 이내에 세계 3쿠션은 한국 주니어 선수들로 인해 엄청난 태풍이 불어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터키의 카라쿠르트 형제나 프랑스의 타슈아 등 유능한 주니어 선수들이 있지만, 한국은 김행직의 친동생인 김태관(매탄고3)을 비롯해 김준태(한체대), 조명우(매탄고2) 등이 이들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체적 조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당구 종목의 특성상 매탄고-한체대의 전문적인 당구선수 육성 플랫폼을 통해 키워지는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이 유럽의 생활체육 기반 시스템에서 성장하는 선수보다 더 빠른 걸음을 걷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3쿠션 프로화를 위한 열쇠
단언컨대, 세계 3쿠션의 미래는 현재 주니어 3쿠션에 투영되어 있다. 한국의 주니어가 지금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머지않아 시니어로 성장한 그들이 결국 세계 3쿠션의 정상권을 휩쓸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한국의 독주가 나쁘지는 않지만, 스포츠는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 대항할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선수들도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그리고 자칫 종주대륙 유럽의 아성이 무너지면, 3쿠션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국과 베트남, 터키 등 몇개 나라만 남은 3쿠션의 세계적 입지는 커지기 어렵다. 이미 예정된 한국의 독주에 대항하기 위해 UMB는 대륙별로 한국처럼 3쿠션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 UMB는 주니어 성장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한국의 주니어에 필적할 만한 유럽 선수층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
지금은 전 세계 10개국 정도 참여하는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를 최소 5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로 회원국을 유치하여 이들을 지원하면서 주니어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에 예산을 편성하고 투자해야 한다.
지금처럼 단순히 재능이 뛰어난 한두 명의 주니어에 의존해서는 결코 답이 없다. 유럽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국의 풍부한 당구 인프라와 손을 잡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한국은 주니어 발굴을 위한 프로그램에 기업의 스폰서십을 재투자하고, 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금이 큰 메이저 토너먼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UMB와 한국 당구계가 협력한다면 당구 종목 중에서 유일하게 3쿠션만 이루지 못한 ‘프로화’의 꿈도 마침내 이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시작점이 바로 주니어의 성장을 위한 열쇠를 과감하게 돌리는 것이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이뤄낼 수는 없지만, 향후 5년, 10년 뒤에 세계 3쿠션을 콘텐츠로 만들어 낼 선수를 육성하고 이들과 함께 3쿠션이 성장하는 것이 UMB와 세계 3쿠션이 걸어야 할 유일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UMB와 한국이 힘을 모아 지금 주니어에 투자하고 집중하여 3쿠션이 새롭게 변화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3쿠션 프로화를 위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2015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는 그 첫 번째 단추인 셈이다. 우리가 이번 주니어선수권대회를 계기로 UMB의 변화를 위한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