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당구와 스포츠 역사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는 나의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
'전 포켓볼 국가대표' 김홍균(57) 선수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국내외 동료 선수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를 추모했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5시 30분경 김홍균 선수는 경기도 광명시의 자택 인근 도로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보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그는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 두 시간 후인 이날 오후 7시 30분경 사망했다.
김홍균 선수는 건국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고 양귀문 원로의 권유로 당구계에 입문한 한국의 1세대 포켓볼 선수로 지난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등 포켓볼 국가대표를 지냈다.
90년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교류하며 실력을 쌓았고, 국내로 돌아온 이후 당구 코치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유소년 선수를 육성했다.
현역 3쿠션 정상급 선수인 최완영(광주)과 미국에서 활동 중인 포켓볼 국가대표 이강 등 실력 있는 선수를 발굴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외 동료 선수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를 추모했다.
생전 그와 오래 교류를 쌓아온 한국계 유명 당구선수인 찰리 윌리엄스(미국)는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남겼다.
윌리엄스는 2000년대에 드래곤프로모션을 설립해 한국에서 프로포켓볼 투어 출범을 시도한 장본인이다. 당시 투어가 TV로 중계되면서 자넷 리(미국)와 김가영(하나카드)이 대중에 알려졌고, 차유람(휴온스)은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방금 제 오랜 친구인 김홍균이 한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슬픈 일이다"며 "25년 전 내가 태어나서 처음 한국에 방문했을 때 나를 케어해준 고마운 친구"라고 회상했다.
또한, "그와의 인연은 내 첫 회사인 드래곤프로모션의 TV 토너먼트 프로모션과 사업 확장의 토대가 됐다. 한국 시장에서 파트너십 덕분에 회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고, 내 인생의 궤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후 내가 한국에서 포켓볼 발전을 위해 드래곤프로모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동기는 바로 '홍균' 같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소주를 마시면 빨갛게 달아오르고 우스꽝스러운 웃음으로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그는 존경받는 한국의 프로 당구선수이자 코치였다. 한국의 모든 선수들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에는 "당구와 스포츠 역사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는 나의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라고 추모했다.
미국에서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이강 선수는 "그는 나의 영웅이었다. 나에게 당구뿐만 아니라 인생을 가르쳐 준 은인이다. 믿기지가 않는다. 그와 함께 한 기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라며 슬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