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월드컵이 다시 시작되었다.

대회를 준비하느라 많은 관계자들은 몇달 동안 바쁘게 움직였다. <빌리어즈>에서도 좀 더 멋진 월드컵을 만들기 위해 올해도 동참했다.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프로그램북, 입장권, 초청장, 아이디카드 등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일을 맡았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빨리 ‘구리세계3쿠션당구월드컵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물론 다른 사업들이 겹치면서 활동이 무척 활발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전보다 많은 사람이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여 더 나은 월드컵을 구상했다. 대회를 위해 고생한 구리세계3쿠션당구월드컵조직위원회 임장영 회장을 비롯한 위원들, 대한당구연맹 사무국 임직원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한다. 

올해는 정부의 지자체 사업 축소 방침으로 인해 체육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월드컵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박영순 구리시장을 비롯한 구리시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월드컵으로 인해 한국 3쿠션은 다시 중흥을 맞았다. 2007년부터 한국에서 개최되기 시작한 3쿠션 월드컵은 올해가 아홉 번째 대회다. 이 9년간의 투자와 노력, 그리고 그로 인한 결실로 당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고 선수와 동호인은 급성장했다. 더 이상 당구는 친숙하기만 한 레저로 인식되지 않는다. 경쟁을 통해 정상에 오르는 명실상부한 스포츠로 인식된다. 그것이 월드컵 효과다.  

그래서 대회장에는 매년 많은 관중이 찾아 당구선수들을 응원하고 그들을 통해 당구의 묘미를 만끽한다. 작년 대회에 당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자녀의 정서 함양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아들과 함께 대회장인 구리시체육관에 와봤다던 한 아버지는 대회 마지막 날까지 며칠을 아들과 함께 그 자리에 앉아 있기도 했다. 

매년 관중이 늘어나서 이제는 본선 경기장에 입장하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가 되었다. 입장객 수가 늘어나다 보니 당구 관계자들의 무료입장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기도 했다.

월드컵이 선수와 당구인뿐만 아니라 동호인과 구리시민까지도 즐기는 축제의 장이기 때문에 관계자들도 이것을 인지하고 입장권을 사지 않고 월드컵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얼마 전 열렸던 다른 종목대회에서는 “입장권을 사고 대회를 관람하자”는 움직임이 선수들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어린 학생 선수들이 앞장서서 입장권을 사고 페이스북에 인증하기 시작하자 성인 선수들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

9년간의 결실과 함께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 당구는 더 성장하게 될 것이다. 아직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찍어놓은 입장권이 매진되는 그런 기분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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