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 운명이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의 큐 끝에서 결정된다.
조명우가 '제76회 빈투언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진출, 2년 연속 세계선수권 4강을 밟았다. 준결승전에서는 지난해 '서울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패했던 에디 멕스(벨기에)와 10개월여 만에 리벤지매치를 벌이게 됐다.
28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에 베트남 빈투언에서 열린 8강전에서 조명우는 허정한(경남)을 19이닝 만에 50:24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앞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애버리지 2.173의 기록으로 승리했던 조명우는 8강전에서도 하이런 10점과 끝내기 7점타 등을 엮어 애버리지 2.631의 맹타를 휘둘렀다.
8:7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초반 승부에서 6이닝에 6점타를 터트려 14:9로 역전, 리드를 시작한 조명우는 8이닝부터 5-1-5 연속타를 올리며 10이닝 만에 25:9로 크게 앞선 가운데 전반전을 마쳤다. 이어 후반에도 첫 타석에 하이런 10점을 득점한 조명우는 35:12로 크게 점수 차를 벌리고 균형을 완전히 깨트렸다.
조명우는 39:19로 20점 차로 크게 앞선 18이닝 4득점 후 19이닝에서 끝내기 7점타를 터트려 50:24로 허정한을 누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조명우의 세계선수권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최고 성적은 4강.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진출했던 조명우는 우승자 바오프엉빈(베트남)을 마지막까지 압박하며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가 48:50(29이닝)으로 아깝게 패한 바 있다.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사표를 던진 지난 2019년에는 조 2위로 32강에 진출했으나, 사미흐 시덤(이집트)에게 34:40(29이닝)으로 져 탈락했고, 두 번째 출전한 2022년에는 32강까지 파죽지세로 올라가다가 16강에서 만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에게 23이닝 만에 36:50으로 졌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 선수 5명 중 유일하게 4강에 진출하며,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결승에서 만난 멕스는 2006년과 2012년에 두 차례 세계선수권을 우승한 선수다. 또한, 2009년과 2017년에도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2년 결승에서는 한국의 최성원(PBA)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2년 세계선수권에서는 8강에서 김행직(전남-진도군청)을 상대로 애버리지 3.125의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해 준결승을 밟았다. 지난해에는 16강에서 야스퍼스를 1점 차로 꺾고 8강에 올랐다가 당시 '디펜딩 챔피언'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에게 져 4강행은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준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총 5경기를 승리하는 동안 1점대 애버리지가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기세가 좋다. 멕스의 이번 대회 종합 애버리지는 무려 2.706에 달한다.
조별리그에서는 두 경기를 각각 17이닝과 8이닝 만에 승리를 거두며 애버리지 3.2로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고, 32강전은 하이런 13점과 애버리지 2.0의 기록으로 승리했다. 16강전은 미카엘 데보젤라에레(프랑스)에게 하이런 18점을 맞고도 18이닝 만에 50:39, 애버리지 2.777로 승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또한, 이날 8강전에서는 호세 후안 가르시아(콜롬비아)를 17이닝 만에 50:13으로 제압하며 2.941의 애버리지로 승리를 거두었다. 조명우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5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애버리지 2.130을 기록해 멕스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두 선수의 세계랭킹은 조명우가 5위, 멕스가 7위. 가장 최근 대회였던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조명우는 우승을 차지했고, 멕스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올해 성적도 멕스는 호찌민 당구월드컵 8강이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서울 당구월드컵 결승에서는 조명우와 멕스가 대결해 21이닝 만에 50:43으로 멕스가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0개월여 만에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벌어지는 조명우와 멕스의 대결은 오는 29일 오후 1시에 시작하며, 아프리카TV를 통해 온라인으로 전 세계 독점 생중계된다.
(사진=SOOP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