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 2024년 추석에 열린 프로당구 투어를 우승하며 '한가위 당구왕'에 등극했다.
18일 오후 8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4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2024 한가위' 결승전에서 강동궁이 '디펜딩 챔피언'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를 세트스코어 4-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통산 네 번째 우승이자 시즌 두 번째 우승으로 상금 1억원을 더해 이번 시즌 상금만 총 2억3650만원을 기록했다.
강동궁은 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을 우승했고,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도 결승에 올랐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리고 이번 4차 투어에서 결승에 진출해 4차례 투어 중 3차례나 결승을 밟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강동궁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미스터 매직'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를 하이런 14점과 애버리지 2.143을 치며 세트스코어 4-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라왔다.
결승 상대인 초클루는 '베트남 강호' 마민껌(NH농협카드)에게 하이런 11점, 애버리지 2.417로 4-3의 승리를 거두며 두 시즌 연속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했다.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준 두 선수가 맞붙은 결승전에서는 치열하고 화끈한 승부가 벌어졌다.
강동궁은 1, 3세트를 내줘 세트스코어 1-2로 뒤지다가 4, 5세트를 연달아 따내 3-2로 역전한 뒤 6세트 중반에 12:4로 크게 앞서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가리는 듯했다.
그러나 초클루가 6세트를 역전해 3-3 동점이 되면서 승부는 마지막 7세트로 이어졌다.
1세트에 강동궁은 3이닝까지 단 3득점으로 부진했고, 반면 초클루는 3이닝에서 대거 10점타를 터트려 4이닝 만에 15:3으로 승리했다. (0-1)
초클루의 상승세는 2세트까지 이어져 1이닝 6점타 후 2-2-1-1-1 연속득점을 올렸고, 그 사이 강동궁도 3-1-1-1-6으로 맞불을 놔 6:11에서 12:12로 동점을 만들었다.
8이닝까지 점수는 13:13,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는데, 초클루의 길게 비껴치기가 빗나가자 9이닝 선공 타석에서 강동궁이 비껴치기 콤보로 2점을 따내면서 15:1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1-1)
다음 3세트는 2-6-1 연속타 등 초클루의 초반 기세가 강동궁을 압도하면서 6이닝에 끝내기 5점타에 성공한 초클루의 15:6 승리였다. (1-2)
강동궁은 4세트 초반에 큐 끝이 살아나 초구 7점타와 2이닝 6점타로 13점을 득점하고 13:4의 리드를 잡았다.
초클루가 3이닝에 4점을 만회하면서 13:8까지 쫓아왔으나, 4이닝과 5이닝에 1점씩 득점한 강동궁이 15:5로 승리를 거두었다. (2-2)
5세트 승부는 이번 결승전에서 가장 치열했다. 34분 동안 무려 13이닝이나 합을 겨룬 것.
한참 잘 나가던 강동궁은 7이닝까지 단 1득점에 그치며 급격하게 다운됐고, 초클루 역시 5이닝까지 1득점 후 6이닝에 겨우 4점을 만회했다.
8이닝에 초클루가 1점, 강동궁이 2점을 보태 점수는 3:6. 이어 11이닝 공격에서 초클루의 대거 7점타 한 방이 나오면서 3:14까지 점수가 벌어져 무난한 초클루의 승리가 예상됐다.
그런데 7득점 후 세트포인트로 시도한 초클루의 길게 비껴치기가 빗나가면서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다.
강동궁은 11이닝 후공에 나와 차곡차곡 5점을 따라갔고, 12이닝에 초클루의 길게치기가 아슬아슬하게 맞지 않으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은 강동궁이 그림같은 비껴치기로 1점을 쫓아가 9:14로 추격했다.
강동궁의 2점째 공격이 충돌로 실패한 뒤 다음 13이닝에 초클루는 원뱅크 넣어치기로 세트포인트를 시도했으나, 이번에도 짧게 빗나가면서 강동궁에게 공격권이 한 번 더 넘어갔다.
13이닝 후공, 강동궁은 앞돌리기로 1득점을 올린 뒤 세워치기, 뒤돌리기 등 어려운 배치를 연달아 성공하며 12:14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4점째 공격에서는 원쿠션 후 수구가 곡선을 그리게 하는 묘기에 가까운 결정적인 끌어치기 공격을 성공하며 득점을 이어갔다.
다음 뒤돌리기 배치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14:14 동점을 만든 강동궁은 마지막 6점째 비껴치기를 완벽하게 득점, 15:14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3-2)
세트스코어 3-2로 앞선 강동궁은 6세트 초반부터 4-2-4-2 연속타로 12점을 득점해 우승까지 단 3점을 남겨놓게 됐다.
뼈아픈 역전패로 5세트를 내준 초클루는 1이닝 1득점과 3이닝 3득점에 그치면서 12:4로 점수가 크게 벌어지자 4이닝에 6점타로 12:10까지 쫓아왔고, 이어서 5이닝에 4점을 보태면서 12:14로 역전에 성공했다.
강동궁이 두 차례 공격 실패 후 7이닝에서 1점을 만회해 13:14까지 따라갔지만, 7이닝에서 초클루가 멋진 역회전 더블레일을 성공하며 13:15로 6세트가 마무리됐다. (3-3)
결국, 마지막 7세트까지 오게 되면서 이번 시즌 가장 길고 치열한 결승전이 벌어졌다. 앞서 열린 세 차례 결승전은 모두 4-2로 승부가 갈린 바 있다.
2시간 넘게 집중력을 쏟아부은 두 선수의 체력이 고갈될 만도 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초클루는 힘을 다 쏟은 듯 집중하지 못한 반면, 강동궁은 마지막까지 큐 끝이 살아있었다.
우선 초구를 5쿠션 대회전 뱅크샷으로 시도한 초클루의 공격이 5세트처럼 빗나간 것이 좋지 않았다.
이번 결승에서 초클루는 1세트와 3세트에 같은 방법의 대회전 뱅크샷으로 득점에 성공했으나 연속타가 나오지 않았고, 5세트와 7세트는 초구에 실패하면서 기회를 놓쳤다.
이에 맞서 강동궁은 초클루와 반대편을 조준해 스리뱅크 샷을 시도, 2세트와 4세트, 6세트 세 차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4세트에서는 7점의 장타가 나오면서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드는 데 원동력이 됐다.
초클루의 초구 실패 후 강동궁은 7세트 첫 타석에서 3점을 득점했고, 3이닝에 1득점 후 4이닝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5득점을 올리며 9:0으로 앞섰다.
초클루는 1이닝부터 5이닝까지 공격이 모두 빗나가면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점수를 내지 못했다.
강동긍은 5이닝에서 초클루의 샷이 실패하자 후공에서 얇고 정확한 두께로 옆돌리기를 성공한 뒤 끌어서 뒤돌리기를 득점하며 11:0으로 7세트를 승리하고 151분의 긴 승부를 마무리하며 통산 4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2승에 성공한 강동궁은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과 조재호(NH농협카드)에 이어 3번째 '시즌 2승'을 달성했다.
또한, 우승상금 1억원을 더해 5억9400만원이 되며 전체시즌 상금랭킹 4위로 올라섰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며 통산 2승을 놓친 초클루는 준우승상금 3400만원을 받아 데뷔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총 1억4500만원을 획득해 상금랭킹 17위에 올랐다.
또한, 최근 10개 투어 PBA 랭킹에서 강동궁은 30만3500점을 기록하며, 종전 1위였던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28만1500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초클루는 17만2000점으로 종전 8위에서 4위로 올라왔다.
우승을 차지한 강동궁은 "작년까지만 해도 우승을 하면 다음 대회에서 안 좋았는데, 올해는 뭔가 다르다. 위기 상황에서도 흐름이 하늘에서 날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며 "질 것 같은데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이 더 살아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UMB 때부터 유일하게 딱 한 번 이겼던 선수가 초클루다. 4~5번 정도 만났는데 힘을 못 쓰고 졌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준우승 초클루는 "이번 대회 내내 좋은 경기를 했다. 애버리지도 잘 나왔고, 최근 경기 중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하지만, 32강에서 김병호와의 경기가 어려웠고, 이번 결승전이 힘든 경기였다"며 "추위를 많이 타서 에어컨 때문에 오늘 컨디션이 별로였다. 그래도 준결승에서 나름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지만, 결승에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클루는 이번 대회 준우승과 함께 16강전에서 애버리지 3.462를 기록하며 웰컴저축은행 톱랭킹상까지 받았다.
또한, 8강전에서는 강적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2세트 초구에 하이런 15점의 퍼펙트큐도 달성했다.
종합순위에서는 강동궁이 애버리지 1.759와 하이런 14점, 초클루가 2.040과 하이런 15점을 기록했고, 4강에 오른 사이그너가 1.845와 하이런 15점, 마민껌이 1.810과 하이런 13점을 기록했다.
8강에는 마르티네스와 김재근(크라운해태), 박기호, 응우옌프엉린(베트남) 등이 올랐다.
지난 10일 여자부 LPBA 경기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한가위 당구 대전'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은 이날 남자부 PBA 결승전에서 강동궁의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편, PBA 투어는 오는 10월 20일부터 27일까지 5차 투어가 열릴 예정이며, 그에 앞서 9월 25일부터 10월 3일까지 팀리그 2라운드,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팀리그 3라운드 경기가 진행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