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랭킹 1, 2위 김하은(오른쪽)과 박정현(왼쪽)이 세계선수권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한번 우승 경쟁을 펼친다. 두 선수는 여러 차례 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였고, 올해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는 김하은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빌리어즈앤스포츠 DB
국내랭킹 1, 2위 김하은(오른쪽)과 박정현(왼쪽)이 세계선수권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한번 우승 경쟁을 펼친다. 두 선수는 여러 차례 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였고, 올해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는 김하은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빌리어즈앤스포츠 DB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지난해 세계선수권 이후 뒤바뀐 국내 여자 3쿠션 정상의 자리.

국내랭킹 1, 2위의 라이벌 김하은(충북)과 박정현(전남)의 승부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변화의 기점을 맞을까.

두 선수는 한국시간 10일 오후 6시에 시작하는 '2024 제12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 나란히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김하은과 박정현이 이번에는 세계 무대로 옮겨 다시 한번 정상을 다투게 된 것.

'세계랭킹 1위' 김하은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세계선수권에 도전하고, 박정현(세계 13위)은 처음 출전하기 때문에 경험 면에서는 김하은이 앞선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김하은은 당시 '세계선수권자'였던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세계 2위)를 조별리그에서 꺾는 등 '4강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국내 무대에서 김하은은 박정현과 함께 국내 정상을 여러 번 다투었는데,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 6일에 끝난 '2024 경남고성군수배 전국당구대회' 결승전이었다.

우승을 놓고 이날 통산 6번째 대결을 벌인 결과는 김하은의 25:17(27이닝) 승리. 박정현을 상대로 김하은이 복수에 성공하며 국내 정상을 탈환했다.

결승전 승부에서 박정현에게 1번 더 패했던 김하은은 이 대회 승리로 3승 3패의 백중세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6월에 열린 '남원 전국당구선수권' 결승에서 박정현에게 당한 13:25(25이닝)의 패배를 설욕하며 3개월여 만에 우승 타이틀을 되찾아 왔다.

두 선수가 우승을 다툰 올해 아시아캐롬선수권 여자부 결승전 뱅킹.
두 선수가 우승을 다툰 올해 아시아캐롬선수권 여자부 결승전 뱅킹.

박정현은 '남원선수권' 결승에서 김하은을 꺾은 뒤 태백산배(7월)에서 연속 우승을 일궜고, 최근에는 SOOP이 주최한 '월드 3쿠션 서바이벌'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3쿠션 무대에서 독주를 이어갔다.

4개월째 우승 행진을 노리던 박정현은 '경남 고성군수배' 결승 진출까지는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복수의 칼을 갈던 김하은의 벽에 부딪혀 아쉽게 준우승에 그치며 정상을 내줬다.

지난 2022년 열린 태백산배 결승에서 김하은을 20이닝 만에 25:14로 꺾고 우승한 박정현은 이듬해 다시 태백산배 결승에 올라 김하은에게 29이닝 만에 25:13으로 승리,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해 '제11회 아시아캐롬선수권' 8강에서 김하은에게 40이닝 만에 30:28로 승리를 거두면서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두 선수의 자리가 바뀌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제18회 대한체육회장배' 결승에서 김하은은 29이닝 만에 25:15로 박정현을 꺾고 우승했다.

김하은은 올해 열린 국토정중앙배(3월)와 안동하회탈배(5월) 등 전국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경남 고성군수배(9월)에서 올해만 세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국내랭킹 1위에 올라선 김하은은 지난 3월 '제12회 아시아캐롬선수권' 결승에서 31이닝 만에 30:23으로 박정현에게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김하은의 이러한 기세를 박정현이 두 차례 전국대회와 서바이벌에서 우승하며 제압했고, 4연승을 향해 가던 중 김하은에게 결승에서 꺾였던 것.

김하은.
김하은.
박정현.
박정현.

두 선수는 세계선수권에 나란히 국가대표로 출전해 이번에는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A조에 속한 김하은과 H조 박정현이 만날 수는 없지만,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16강 이후에는 언제든지 대결할 가능성이 있다.

각 조 2위까지 진출하는 16강전은 종합순위 1위와 16위가 대결하는 'Z시스템' 방식으로 대진표가 만들어진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이신영(PBA)과 김하은이 각 조 1위에 오르면서 종합순위 1, 2위를 차지했고, 두 선수는 결승에서 만나는 대진이 완성됐다.

김하은이 준결승에서 일본의 베테랑 니시모토 유코(세계 5위)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해 기대했던 한국 선수간 첫 결승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최근 대회에서 김하은과 박정현이 애버리지 1점대를 넘나드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서 과연 이번에 사상 첫 한국 선수의 결승 대결이 벌어질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가능한 그림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두 선수의 승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시아캐롬선수권 결승에서 박정현을 꺾고 우승한 김하은.
아시아캐롬선수권 결승에서 박정현을 꺾고 우승한 김하은.

먼저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박정현이다. H조 2번 시드를 받은 박정현은 콜롬비아의 클라우디아 시푸엔테스(세계 153위)와 이날 오후 6시에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11일 자정에 H조 1번 시드 '세계 10위' 샬럿 쇠렌센(덴마크)과 마지막 승부를 벌여 조별리그를 마치게 된다.

만약 첫 경기를 패하면 11일 새벽 4시에 쇠렌센과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벌여 본선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김하은은 10일 밤 10시에 자켈린 페레스(페루)-이노우에 마키코(일본) 경기 승자와 조별리그 첫 승부를 벌인다.

두 선수의 세계랭킹은 페레스가 24위, 이노우에가 25위로 3쿠션 실력은 단연 김하은이 앞선다. 페레스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에서 김하은이 25:16(34이닝)으로 꺾은 상대이기도 하다.

이어 김하은은 11일 새벽 2시에 페레스-이노우에의 첫 경기 패자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러 종합순위를 결정한다.

이날 새벽에 끝나는 조별리그 경기 결과로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2연패 및 3년 연속 결승 진출, 그리고 첫 결승 맞대결 등의 기록 달성 가능성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SOOP이 주최한 '월드 3쿠션 서바이벌 2024' 결승에서 박정현은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SOOP이 주최한 '월드 3쿠션 서바이벌 2024' 결승에서 박정현은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절대 강자' 클롬펜하우어와 지난해 준우승자 니시모토가 정상 탈환을 노리는 가운데 '튀르키예 여전사' 귈센 데게너(세계 4위), '스페인 복병' 에스텔라 카르도소(6위), '베트남 강호' 풍끼엔뜨엉(7위), '네덜란드 1번' 미리암 프루임(8위), '베트남 복병' 응우옌호앙옌니(9위) 등이 한국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1일 차에 16강 진출자가 결정되면 2일 차인 11일 오후 7시와 9시에 16강전 두 턴이 진행되고, 23시와 12일 새벽 1시에 8강 두 턴이 열려 4강 진출자를 가린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오후 6시에 준결승 1경기, 오후 8시에 준결승 2경기를 치른 뒤 밤 11시에 결승전이 열린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SOOP을 통해 전 세계에 독점 생중계되며, 아프리카TV 당구 페이지에서 대회 결과와 하이라이트를 시청할 수 있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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