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PBA 첫 해외 투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세연이 에스와이 홍성균 부회장으로부터 특별 제작된 준우승 트로피를 받고 있다. 사진=하노이/이용휘 기자
프로당구 PBA 첫 해외 투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세연이 에스와이 홍성균 부회장으로부터 특별 제작된 준우승 트로피를 받고 있다. 사진=하노이/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하노이/김민영 기자] '이것'이 프로당구 첫 해외 투어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에서 챔피언 김가영(하나카드)과 준우승자 김세연(휴온스)의 운명을 갈랐다. 바로 '경험'이다.

해외 투어가 처음인 김세연은 베트남 현지 식당에서의 식사에 거리낌이 없었던 반면, 김가영은 오랜 해외 투어의 경험에서 체득한 '호텔에만 머무르기'를 택했다.

25일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4 L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결승에서 김가영이 김세연을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첫 해외 투어 여왕의 자리를 꿰찼다.

1세트와 2세트를 모두 7:11(14이닝, 10이닝)로 패한 김세연은 3세트를 6이닝 만에 11:7로 이기고 한 세트를 만회했다.

"결승전 15전까지도 화장실에 있었어요"라고 하소연한 김세연이 결승전에서 힘든 기색을 감추고 경기를 펼치고 있다.
"결승전 15전까지도 화장실에 있었어요"라고 하소연한 김세연이 결승전에서 힘든 기색을 감추고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4세트와 5세트에 단 1점도 내지 못한 김세연은 0:11(10이닝, 8이닝)로 두 세트에서 패하며 아쉽게 큐를 접었다.

결승전이 끝난 후 김세연은 오히려 "아쉽지도 않다"고 결승전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밝힌 김세연은 "16강전 승리 후 밖에서 음식을 먹은 뒤 8강전 아침부터 계속 아팠다. 아마도 배탈이 난 것 같았다. 결승전에서는 자세를 잡기 위해 당구대에 엎드릴 때마다 어지럽고 눈앞이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결승전 경기 중인 김세연.
결승전 경기 중인 김세연.

이어 김세연은 "이런 상황에서 결승까지 갔다는 것에 만족하고, 결승전 3세트 이후부터는 더 이상 짜내려야 짜낼 힘이 없었다"며 "응원해 주신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으시겠지만, 뭔가를 해볼 수조차 없었기 때문에 사실 나는 아쉬움도 없다"고 담담하게 심정을 전했다.

다만, "이번이 첫 해외 투어였다. 좋은 경험을 했다 생각하고, 다음 해외투어에서는 이번 대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컨디션 조절에 신경 쓰겠다. 또한, 이런 상황까지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한국에 돌아가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반면, 김가영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중에 한 발짝도 호텔 밖을 나가지 않았다. 호텔에서만 생활하고, 호텔 음식만 먹었다"고 밝혔다. 

우승자 김가영과 나란히 시상식에 선 김세연.
우승자 김가영과 나란히 시상식에 선 김세연.

한편, 프로당구 PBA는 프로당구 출범 이후 첫 해외 투어를 베트남에서 열고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2024 PBA-L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을 진행했다.

그 결과, 김가영과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스와이)이 LPBA와 PBA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하고 첫 해외 투어 왕좌에 올랐다.


(사진=하노이/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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