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사이그너의 시대는 과연 저물었을까"
'로얄로더'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가 자국의 후배 선수인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와 벌인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패배를 당했다.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시즌 3차 투어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32강전에서 체네트는 사이그너를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사이그너는 지난 시즌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도 체네트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벌어진 두 번째 맞승부에서도 체네트가 승리하면서 오랜 시간 튀르키예 최강자로 군림했던 '사이그너의 시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에 나란히 PBA 투어에 데뷔해 한 시즌 동안 크게 활약했다. 사이그너는 데뷔전이었던 개막전 우승과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에 진출했고, 체네트는 2차 투어 4강과 3차 투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PBA 투어에서 뛰는 튀르키예 선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 두 선수는 사상 최초로 열린 이번 해외투어 32강에서 만나 다시 자웅을 겨루었다.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에서 두 선수는 2점대의 맹타를 주고받은 명승부 끝에 승리는 체네트의 몫이었다.
체네트는 앞서 64강에서 애버리지 2.647로 한국의 박동준을 3-0으로 꺾은 데 이어 이번 사이그너와의 대결에서도 애버리지 2.524의 화려한 공격을 선보였다.
사이그너 역시 64강에서 2.217, 그리고 이번 체네트전에서는 2.238의 화끈한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승리는 단 2점 차로 체네트에게 돌아갔고, 사이그너와 맞승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한 체네트는 '튀르키예 탑건'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승부 1세트는 초구에 9점을 친 사이그너가 4이닝 만에 15:4로 마무리했다. 체네트는 이때까지는 득점이 지지부진했는데, 2세트에 반대로 초구 7점타를 2-5-4 연속타로 연결해 4이닝 만에 15:0으로 만회했다.
3세트는 사이그너가 초구에 7점, 체네트가 8점을 반격하며 초장부터 불이 붙었다. 그러나 3이닝에서 사이그너가 다시 한번 7점타에 성공하면서 14:8로 리드한 뒤 4이닝 만에 15:8로 승리를 거두고 2-1로 앞섰다.
4세트 5이닝까지 체네트가 2득점으로 부진하면서 점수는 2:8까지 벌어졌고, 사이그너가 복수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런데 6이닝 공격에서 체네트가 대거 끝내기 하이런 13득점에 성공하면서 15:8로 전세가 뒤집혔다.
세트스코어 2-2가 되면서 마지막 5세트로 연장된 승부에서도 두 선수의 화려한 득점 대결이 계속됐다.
사이그너가 먼저 2-4 연속타로 6점을 만들었고, 체네트는 3이닝에 8점타로 반격하며 8:6으로 역전했다.
4이닝에는 선공에 나선 사이그너가 1득점, 체네트가 2득점을 올려 점수는 10:7로 벌어졌다.
이어 5이닝에서 사이그너가 2점을 만회해 10:9까지 쫓아왔는데, 매치포인트만 남겨두었던 체네트가 후공에서 득점에 성공하면서 11:9로 승부를 마무리하고 사이그너와 벌인 두 번째 승부도 승리로 장식했다.
사이그너를 꺾고 16강에 진출한 체네트는 23일 '투어 2승' 최원준1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최원준1은 프억히에우(베트남)와 치열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신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라왔다.
지난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최원준1은 당시 32강전에서 사이그너를 3-0으로 꺾은 바 있다.
또한, 결승에서 비롤 우이마즈(튀르키예)를 4-2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해 '튀르키예 킬러'의 면모를 보였다.
체네트와 최원준1은 아직 대결한 적이 없고, 이번 16강전이 첫 승부다.
(사진=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