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의 큐가 베트남에서 폭발했다.
LPBA 3선승제 이상 승부에서 역대 최고 애버리지 2.357과 최단시간(38분)을 기록하며 승리한 것.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여자 프로당구 시즌 3차 투어 '2024 L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16강전에서 김가영은 총 14이닝 동안 33점을 득점하며, 세트스코어 3-0으로 오도희를 꺾고 시즌 첫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김가영은 3:8로 끌려가던 1세트 7이닝에 하이런 7점타를 터트려 10:8로 역전한 뒤 8이닝에서 세트포인트를 득점하고 11:8로 승리했다.
1세트를 20분 만에 따낸 김가영은 2세트부터 본격적인 득점 퍼레이드를 펼쳤다. 2세트가 끝난 시간은 1세트보다 절반이나 줄어든 10분.
김가영은 단 3이닝 만에 4-1-6 연속타로 11:2로 승리,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다음 3세트 역시 3이닝으로 마무리한 김가영은 2-4-5 연속득점을 올리며 2세트보다 2분 더 단축한 8분 만에 11:0의 승리를 거두고 승부를 마쳤다.
김가영은 이번 경기 승리까지 플레이타임 38분이 걸렸다. 김가영이 세운 '3-0, 38분' 기록은 남자부에서조차 역대급 최고 기록에 버금가는 숫자다.
과거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이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웰컴저축은행)를 상대로 3-0으로 승리하며, 역대 남자부 최고 애버리지인 6.429를 달성할 당시에 기록한 37분과 불과 1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점수는 15점제로 PBA가 더 많아서 쿠드롱이 12점을 더 쳤지만, 3선승제의 여자부 경기에서 애버리지 2점대로 38분 만에 승리를 거두는 것은 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지금까지 LPBA 투어에서는 3선승제 승부가 대부분 60분 이상 걸렸고, 그나마 50분대가 빠른 기록이었다.
유일하게 김가영만 40분대에 3-0의 승리를 두 차례 거두었고, 이번에 이 기록을 30분대로 단축했다.
종전 LPBA 투어에서 3선승제 이상 경기 최단 시간 기록은 김가영이 작성한 48분이었다.
김가영은 지난 22-23시즌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8강전에서 임경진을 3-0으로 제압하며 48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에 앞서 22-24시즌 4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 8강전에서도 김가영은 하야시 나미코(일본)를 상대로 3-0으로 승리하며 49분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경기 모두 애버리지는 1.571이었다.
또한, 3선승제 승부에서는 처음 나온 2점대 애버리지 기록이다. 역대 애버리지 순위는 3위.
'웰뱅 톱랭킹' 역대 애버리지 순위에서는 1위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의 2.778과 자신의 2위 기록 2.444에 이은 세 번째다.
다만, 세트제 경기에서는 김가영의 이번 2.357이 가장 높고, 총득점도 33점으로 가장 많기 때문에 사실상 LPBA 최고 기록이나 다름없다.
이번 경기에서 김가영은 '최다 득점, 최고 애버리지, 최단시간'의 신기록을 작성하며 '탈 LPBA급'의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즌 앞서 두 차례 투어에서 나온 차유람(휴온스)과 임경진의 애버리지 2.273도 제쳤다.
지난 시즌까지 2선승제 최단 시간 기록은 지난 23-24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경자가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리하며 작성한 24분이다.
김가영은 지난 23-24시즌 'SK렌터카 제주 월드챔피언십' 32강에서 처음으로 2점대 애버리지를 넘어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2.444를 두 차례나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김가영은 장가연(에스와이)을 상대로 1세트를 16분 만에 11:9, 2세트는 13분 만에 11:1로 승리해 29분 기록을 처음 세웠고, 강지은(SK렌터카)과의 대결에서 하이런 10점을 치며 1세트를 2이닝 만에 11:1, 2세트는 11:5(7이닝)로 승리해 26분을 작성, 역대 2위 기록으로 단축했다.
2선승제에서 20분대 기록을 두 차례나 작성한 선수는 김가영이 유일하다.
김가영은 월드챔피언십 우승 후 이번 시즌 두 차례 투어에서 처음으로 연속 64강에서 탈락했으나, 사상 첫 해외투어인 이번 대회에서 8강에 올라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김가영의 8강 상대는 앞서 열린 16강전에서 승리한 백민주(크라운해태).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김가영은 개인통산 21번째 준결승 진출을 달성한다. 또한, 13번째 결승 진출에 도전하며, '통산 8승' 도전을 이어가게 된다.
시즌마다 LPBA 투어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김가영이 베트남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