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캐롬 강국'으로 1쿠션에서는 오래전부터 독보적인 실력을 보유한 베트남.
최근 몇 년 동안 3쿠션 붐이 일어나면서 숨은 '베트남 고수'들의 실력이 궁금증을 유발했는데, 이번에 프로당구(PBA) 사상 첫 해외투어에서 베일이 벗겨졌다.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프로당구 24-25시즌 3차 투어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128강전에서 베트남 선수들이 PBA 강자들과 자웅을 겨루었다.
현지 예선을 통과한 베트남 선수 28명이 출전한 이번 128강전에서는 4명이 승리를 거두고 64강에 진출했다.
PBA 룰이 기존 전통적인 방식의 3쿠션 경기 룰과 다르기 때문에 이번에 처음 PBA 투어에 참가한 이 선수들은 경기 자체가 낯설 수 있었는데도 몇몇 선수들은 중견급 선수의 애버리지를 보이며 우수한 기량을 뽐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종합순위 9위에 오른 응우옌응옥찌(베트남). 이 선수는 대회 첫날 경기에서 한국의 오태준(크라운해태)을 상대로 애버리지 2.000과 하이런 9점을 득점하며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두었다.
1세트를 8이닝 만에 13:15로 내준 응우옌응옥찌는 2세트 6이닝에 하이런 9점을 치며 15:3으로 첫 승을 따냈고, 3세트를 7이닝 만에 15:4, 4세트는 9이닝 만에 15:12로 승리하며 현지 선수들 중 가장 먼저 64강 진출을 달성했다.
종합순위 43위로 128강을 통과한 쩐반응언(베트남)은 애버리지 1.389와 하이런 8점을 기록하며 'PBA 강호' 이상대(휴온스)를 승부치기에서 꺾었다.
21일 밤에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쩐반응언은 두 세트를 먼저 내줘 세트스코어 0-2로 패색이 짙었던 승부를 역전해 두 차례 승부치기 끝에 4 대 3으로 신승을 거두었다.
1세트를 11이닝 만에 8:15, 2세트는 단 2이닝 만에 1:15로 패한 쩐반응언은 3세트 3이닝부터 공격력이 살아나 3-2-6-2 연속타를 터트리며 15:10(6이닝)으로 승리를 거두고 반전을 시작했다.
4세트에서는 초구에 하이런 8점을 올린 쩐반응언은 6이닝에 이상대의 7점타를 맞고 9:11로 역전을 허용하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12:13에서 9이닝 2득점과 10이닝에 세트포인트 마무리에 성공, 15:13으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끝내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치기에서는 2 대 2 동점이었다가 두 번째 이상대가 1득점에 그치자 곧바로 2점을 마무리해 4 대 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64강에 진출했다.
종합순위 51위에 오른 도득히엔(베트남)은 128강 둘째 날인 21일 경기에서 애버리지 1.278과 하이런 8점 등을 기록하며 '킹스맨' 김재근(크라운해태)을 꺾었다.
이 경기 역시 두 차례 승부치기에서 승패가 갈렸는데, 첫 번째 승부치기에서 2 대 2, 두 번째 승부치기에서 1 대 0으로 도득히엔이 최종 3 대 2로 승리를 거두었다.
1세트는 7:10으로 지고 있던 도득히엔이 9이닝에 끝내기 8점타를 터트려 15:10으로 역전했고, 2세트는 5이닝 만에 3:15로 패해 1-1 동점이 됐다.
도득히엔은 3세트 6:11로 크게 지고 있던 상황에서 11이닝부터 2-2-3-2 연속타를 터트리며 15:12로 다시 한번 역전승을 거두었다.
벼랑 끝에 몰린 김재근이 4세트에 범타 없이 매 이닝 점수를 올리면서 4이닝에는 11점에 도달했는데, 도득히엔도 물러서지 않고 맞불을 놓으면서 9점을 쫓아갔다.
13:14로 마지막까지 이어진 박빙의 승부는 8이닝에서 김재근이 세트포인트를 마무리하면서 13:15로 끝나 결국 승부치기에서 승패를 갈랐다.
종합순위 54위 프억히에우(베트남)는 애버리지 1.208과 하이런 9점을 기록, 자국의 'PBA 투어 챔피언' 마민껌(NH농협카드)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억히에우는 21일 경기에서 마민껌과 매 세트 한두 점 차이의 치열한 접전에서 두 차례 승리를 거두며 2-1로 앞섰다.
1세트는 7:14로 패배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13이닝에 끝내기 8점타를 터트리고 15:14로 역전승을 거두었고, 2세트는 5:11에서 13:13으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10이닝에서 마민껌이 2점을 먼저 마무리해 13:15로 패했다.
또한, 3세트에서도 프억히에우는 9:13으로 단 2점이 남은 긴박한 순간에 끝내기 6점타에 성공하며 15:13(12이닝)으로 역전했다.
이어 4세트에는 1이닝부터 1-2-9 연속타로 단 3이닝 만에 12:2로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고, 두 차례의 끝내기 역전패와 장타를 맞고 힘이 빠진 마민껌이 쫓아오지 못하면서 13이닝 만에 15:6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64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한편, 탈락한 선수들 중에서도 쯔엉반득은 애버리지 1.550과 하이런 7점, 후인타인히엔은 1.474와 6점, 깬빈은 1.469와 8점, 또민티엔은 1.412와 6점 등 수준급 기량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과연 64강에서도 남은 4명의 베트남 고수들의 활약이 이어질까. 22일 시작하는 64강전에서는 한국 선수들과 베트남 고수 간의 열띤 승부거 벌어질 예정이다.
가장 먼저 대결을 벌이는 선수는 한국시간 오후 1시에 시작하는 64강 첫 경기에 나서는 도득히엔. 상대는 한국의 백찬현이다.
이어 응우옌응옥찌가 오후 3시 30분에 한국의 중견 선수 이승진과 맞붙고, 저녁 8시 30분에는 프억히에우와 윤영환이 32강 진출을 다툰다.
마지막 밤 11시에 64강 마지막 턴에서 한국의 박남수와 승부를 벌인다. 과연 이들이 64강에서도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베트남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