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고전을 거듭하던 이충복(하이원리조트)이 마침내 '투어 첫승'에 성공했다.
이충복은 지난 23-24시즌에 데뷔해 9차례 투어에서 모두 128강 탈락하며 큐스쿨을 거쳐 겨우 1부에 잔류했다.
이번 24-25시즌에도 2차 투어까지 패하며 11연패의 늪에 빠졌다가 이날 승리로 무려 434일 만에 값진 1승을 거두었다.
21일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열린 시즌 3차 투어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128강전에서 이충복은 한동우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64강에 진출했다.
그동안 이충복은 에디 레펀스(벨기에)와 강동궁(이상 SK렌터카), 김재근(크라운해태), 김영섭 등 국내외 톱랭커들과 첫 경기부터 맞붙어 어려운 여정을 이어갔다.
경기 초반에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다가도 후반에 페이스가 떨어지며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잦았고, 최근 두 경기는 모두 승부치기에서 패하며 11연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 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128강전에서는 이상대(휴온스)에게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뒤 3세트도 10:7로 리드해 승리가 유력했지만, 결국 역전을 당해 2-2 동점을 허용하며 승부치기에서 1:4로 졌다.
이번 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도 정경섭과 대결해 2세트까지 승리를 거두고도 3세트부터 무너져 끝내 승부치기에서 패했다.
또한, 앞서 열린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는 이영훈1에게 1-2로 끌려가다가 2-2 동점에는 성공했지만, 승부치기에서 1:2로 석패해 아쉽게 큐를 접었다.
계속된 패배로 첫승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커졌던 상황. 그러나 이번 3차 투어가 사상 처음 베트남에서 열리는 해외투어이기 때문에 원정 경험이 많은 이충복의 승리를 기대할 만했다.
예상대로 이충복은 프로당구 투어 12번째 도전 만에 1승을 거두며 처음으로 64강 무대를 밟게 됐다.
이번 경기에서 이충복은 기량을 어느 정도 회복한 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1세트는 7:8로 지고 있던 8이닝에 5득점 결정타를 터트려 12:8로 역전한 뒤 9이닝에서 3점타로 쐐기를 박았다.
2세트는 한동우가 먼저 5점타 두 방을 터트려 4이닝까지 5:12로 끌려갔고, 결국 8이닝 만에 5:15로 패해 세트스코어 1-1 동점을 허용했다.
3세트에서 반전을 노린 이충복은 4번째 공격까지 2득점으로 계속 부진하다가 5이닝에 6득점, 그리고 6이닝에 다시 6점을 득점하며 14:5로 승기를 잡았다.
이충복이 9이닝 만에 15:7로 3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는 2-1. 그러나 만약 4세트를 내주면 다시 승부치기 악몽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였다.
벼랑 끝에 놓인 한동우가 1이닝부터 7점타를 터트리고, 2이닝에 3점을 더해 압박이 심했는데, 이충복은 1이닝부터 2-3-2 연속타로 7:10까지 근거리에서 쫓아가다가 4이닝에 천금 같은 6점타 한 방을 다시 터트려 13:1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13:12로 좁혀진 5이닝에서 남은 2점을 득점하며 15:12로 4세트를 따내 승리를 거두었다.
이충복의 64강전 상대는 베트남의 응오딘나이(SK렌터카)다. 같은 시각 열린 128강전에서 응오딘나이는 응우옌딘누이를 3-1로 제압하고 64강에 진출했다.
응오딘나이는 지난 시즌 8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4강에 진출했고, 최근 두 차례 투어는 모두 32강까지 올라왔다.
어렵게 64강 관문을 통과한 이충복은 다음 경기에서 응오딘나이를 만나면서 여전히 투어 여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22일에 시작하는 64강전에서 이충복이 과연 승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같은 시각 열린 128강전에서는 '최연소 준우승자' 김영원이 베트남의 쩐꾸옥빈을 승부치기에서 5:2로 꺾었다.
정경섭도 '복귀생' 로빈슨 모랄레스(휴온스)를 0-2에서 2-2 동점을 만든 뒤 세 차례나 벌인 승부치기에서 5:2로 신승을 거두고 64강에 진출했다.
또한, 조건휘(SK렌터카)와 서현민(웰컴저축은행), 최원준 등 '투어 챔피언'들도 베트남 현지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을 모두 3-0으로 제압했다.
2차 투어 우승자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는 응우옌꽁타인(베트남)에게 3-1로 승리하며 64강에 합류했다.
(사진=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