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목인 포켓볼 외에 스누커와 3쿠션 종목에 도전한 김보건. 사진=이용휘 기자
주종목인 포켓볼 외에 스누커와 3쿠션 종목에 도전한 김보건.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포켓볼 선수지만 스누커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보건(경북체육회)이 여러 종목을 섭렵하는 특별한 이유를 <빌리어즈앤스포츠>를 통해 밝혔다.

김보건은 포켓볼 전문선수지만 최근 3쿠션과 스누커 종목은 물론, 아프리카TV 미디어 프로로 활약하고 있다.

'다재다능'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모든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보건은 최근 여자 스누커 국가대표로 선발돼 오는 11월 열리는 '2021 제6회 방콕-촌부리 아시아실내무도경기대회'에 여자 스누커 국가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3쿠션 대회인 '2024 월드 3쿠션 서바이벌'에 출전한 김보건.
3쿠션 대회인 '2024 월드 3쿠션 서바이벌'에 출전한 김보건.

요즘 많이 바쁘다. 전문 분야인 포켓볼뿐 아니라 3쿠션과 스누커까지 섭렵하고, 아프리카TV 미디어 프로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수구의 움직임을 배우려고 3쿠션을 치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대회도 나가게 되고 또 대회에 나가다 보니 욕심이 더 많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여러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사실 스누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여자 선수가 많이 없어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 다행히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돼서 참가했다가 국가대표로 선발이 됐다.

'운이 좋아서' 라고 말하기에는 스누커 전문선수인 박정민과 최혜민을 모두 꺾고 전체 1위로 선발전을 통과했다.

대회를 앞두고 스누커 선수인 백민후, 이근재 선수와 일주일 동안 합숙을 하면서 훈련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어떻게 경기 운영을 해야 하는지, 스트로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밤낮으로 스누커만 생각하다 보니 대회 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백민후, 이근재 선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국가대표가 못 됐을 거다.

김보건이 '2024 월드 3쿠션 서바이벌 레이디스' 예선전에 출전했다.
김보건이 '2024 월드 3쿠션 서바이벌 레이디스' 예선전에 출전했다.

이전에도 스누커를 좀 쳤었나? 스누커와 포켓볼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종목이다. 두 종목을 섭렵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쳐 본적이 거의 없다. 사실 스누커는 제대로 훈련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내 자신을 알아가기에 바빴다. 그동안 10번 쳐서 3번도 성공 못한 포지션을 바로 수비하기 바빴는데, 스누커 연습을 할 때는 이걸 일일이 체크하면서 연습을 했다. 같은 공 배치를 놓고 10번 쳐서 몇 번이나 넣을 수 있는지 하나씩 확인하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내 능력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포켓볼은 오래 치다 보니 이제는 이렇게까지 훈련을 안 했는데, 앞으로는 포켓볼도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깨우치는 계기도 됐다. 너무 익숙해서 놓쳤던 것들을 스누커를 새로 배우면서 포켓볼도 이렇게 연습했어야 하는데, '아차' 싶었다. 덕분에 포켓볼에도 좋은 자극이 됐다.

스누커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각오는?

일단 전국체전이 코 앞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포켓볼에 좀 매진할 생각이다. 물론 스누커도 틈틈이 연습하겠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부끄럽지 않게 메달까지 따고 싶다.

한국 여자 스누커는 최약체 중 최약체로 평가되고 있는데, 어떻게 공략할 셈인가?

나는 큰 무대에 강한 편이다. 게다가 아프리카 TV 미디어 프로를 하면서 계속 미디어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런 부담이 큰 대회에 강하다. 그런 부분이 경기에 플러스 요소가 될 것 같다. 연습 때 아무리 잘해도 실전인 대회에서는 또 다르니까. 그리고 상대 선수가 '얘는 못 치는 선수일 거야'라고 방심한 틈을 공략해서 당황하게 만들겠다. 무조건 초번에 기를 꺾고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아프리카TV 미디어 프로로 활약하고 있는 김보건.
아프리카TV 미디어 프로로 활약하고 있는 김보건.

아프리카TV 미디어 프로로도 꽤 알려져 있다.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했으니까 한 1년 정도 된 것 같다. 구독자는 아프리카TV는 680명 정도고, 유튜브는 1800명 정도다. 평소 미디어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서 유튜브나 아프리카TV 같은 걸 잘 보지 않았다. 이쪽 분야에 대해 전혀 몰랐다.

잘 치는 선수들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해설하다 보니 보면서 배우는 게 많았다. 그러면서 대회 성적도 더 좋아졌고, 미디어 프로를 한 후에 국가대표도 되고, 일반부 입상도 하고, 전국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라이브 방송을 하면 10~15명 정도가 실시간 시청을 하는데, 그게 일반적인 다른 방송이랑 비교하면 엄청 적은 수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대회 경기장에서 15명의 사람이 내 경기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진짜 엄청 떨린다. 또 내 방송을 시청하는 분들이 포켓볼에 대한 이해가 많은 분들만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무조건 공을 넣어야 한다. 못 넣으면 "왜 저걸 못 넣지"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서 일단 넣고 보자는 생각으로 치다 보니 오히려 내 실력이 향상된 것도 있다.

하지만 각 종목마다 당점과 회전, 스트로크 방법 등이 다 다른데 당구 3종목을 모두 치면 오히려 전문 종목인 포켓볼에 방해가 되지는 않나?

물론 다 달라서 머리도 아프고, 감정적으로 너무 많은 종목을 해서 포켓볼을 더 못 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하루 종일 포켓볼 한 종목만 10시간씩 연습하는 게 쉽지 않다. 다양한 종목을 연습하면 질리지 않고 꾸준히 오래 연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짧은 시간 여러 종목을 하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을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연습하다 보면 각 종목이 서로 보완이 된다.

김보건.
김보건.

예를 들면, 스누커를 연습하면 퍼팅이 늘고, 3쿠션을 치면 수비나 수구의 움직임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좀 멀리 보고 하는 것도 있다. 만약 30대까지만 당구를 치겠다는 생각이었다면, 포켓볼에 전념했겠지만, 당구라는 종목 자체를 오래 하기 위해서 한 선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포켓볼 외에 3쿠션과 스누커를 꾸준히 할 생각인가?

물론이다. 하지만 훈련에 있어서 우선순위는 매번 바뀔 것 같다. 이번처럼 전국체전을 앞두고는 포켓볼에 주력하고, 전국체전 후에는 11월 방콕 대회를 위해 스누커에 올인할 생각이다. 대회 스케줄에 따라 연습량이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결국은 세 종목 모두 계속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김보건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을 당구 팬들과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더 보답해야 된다는 생각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실력도 점점 더 많이 늘고 있다.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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