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드림투어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태희가 우승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PBA 드림투어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태희가 우승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PBA 드림투어 신예' 이태희(27)가 '30년 인생 선배' 조방연(57)을 꺾고 첫 프로당구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지난 6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PBA 드림투어 2024-25시즌 2차전 결승에서 이태희는 조방연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이태희는 "너무 오랜만의 우승이라 실감이 잘 안 나지만, 생각보다 빨리 PBA에서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2015년 12월 당구 치는 게 너무 좋아서 당구선수가 됐다는 이태희는 어느덧 9년차 당구선수가 됐다.

1차전 공동3위에 이어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태희.
1차전 공동3위에 이어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태희.

2022년까지 서울당구연맹 소속 선수로 활동한 이태희는 3년 전인 2021년 서울당구연맹에서 주최한 실크로배 당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구선수로서 이름을 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지난 2023년 PBA 트라이아웃을 통해 PBA 챌린지투어(3부)에 데뷔하며 프로로 전향한 이태희는 올해 3월 열린 '2023-24 핼릭스 PBA 챌린지투어 5차전'에서 결승에 오르며 한 차례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당시 김성민A에게 세트스코어 0-3(12:15, 12:15, 7:15)으로 완패를 당한 이태희는 절치부심 PBA 투어 특화 훈련에 매진했고, 이후 3번째 투어 만에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결승전이 끝난 후 큐를 정리하면서도 웃음이 계속 새어 나오는 이태희
결승전이 끝난 후 큐를 정리하면서도 웃음이 계속 새어 나오는 이태희

마지막 샷이 득점 되는 순간 시종일관 무표정하던 이태희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포효했다.

"진짜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결승전 상대인 조방연이 이번 대회 상대 중 가장 어려웠다던 이태희는 "내가 당구선수를 하기 전부터 유명한 당구선수셨다. 그만큼 경기에서 여유가 많이 느껴졌고, 나는 오히려 압박감을 많이 느꼈다"고 결승전을 회상했다.

"내 롤모델은 마르코 자네티"라고 밝힌 이태희는 "내가 생각했을 때 자네티는 공 하나하나가 제일 완벽한 선수인 것 같아서 그의 경기 영상을 많이 보고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1차전 준결승 진출에 이어 2차전 우승까지 연달아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챌린지 투어에서 준우승을 하고 나서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후부터 PBA 테이블과 PBA 공으로만 연습을 했고, PBA에 최적화된 기술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그 훈련이 이번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승자 이태희와 준우승자 조방연.
우승자 이태희와 준우승자 조방연.

최근 PBA는 10대와 20대 선수들의 '영건 활약'이 활발하다. 이태희는 그들의 활약이 지금의 이태희를 만든 큰 자극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나보다 먼저 PBA로 넘어온 선수들이 1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면서 너무 부러웠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고 속내를 밝힌 이태희는 "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에야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결승 경기를 라이브로 지켜보신 부모님이 '수고했다, 기쁨을 줘서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태희는 "올 시즌 목표는 1부 진출이었다. 이제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아서 1부에서 뛸 생각만 해도 설렌다. 하지만 아직 남은 투어가 많기 때문에 한 번 정도 더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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