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하이런 20점' 장타 한 방으로 한국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한국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세계랭킹 6위)가 '앙카라 당구월드컵 우승자' 허정한(경남·12위)을 꺾고 결승에 도전한다.
13일 새벽 1시에 포르투갈에서 열린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전에서 조명우는 15이닝 만에 50:25로 허정한에게 승리를 거두며 개인 통산 8번째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8강전에서 조명우는 초반부터 맹타를 휘둘러 5이닝 만에 32점을 득점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시작 후 28분 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1이닝에 1득점 후 2이닝 공격에서 5점을 올린 조명우는 3이닝에 시도한 옆돌리기가 아슬아슬하게 빠지면서 이때까지만 해도 6:4의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다음 두 타석 동안 조명우의 폭발적인 득점 퍼레이드가 이어지면서 승부의 추가 급하게 기울었다.
4이닝 공격에서 조명우는 6점타를 터트려 12:5로 앞선 뒤 5이닝 공격에서 대거 20점을 득점하며 32:9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5이닝에 길게 비껴치기로 첫 득점을 올린 조명우는 비껴치기와 더블쿠션, 옆돌리기, 길게 비껴치기 등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완벽하게 포지셔닝을 이어가며 순식간에 10점을 넘긴 조명우는 이후에도 정확한 샷으로 득점을 올리고 타석에 선 지 10분여 만에 20점을 득점했다.
마지막에 시도한 길게 비껴치기 대회전은 아깝게 제2적구 옆으로 빠지면서 하이런 20점으로 마무리하며 휴식 시간에 들어갔다.
조명우는 후반에도 쉬지 않고 점수를 올렸다. 후반 10타석 중 10이닝과 12이닝 외에 다른 타석에서 모두 점수를 냈다.
전반까지 합치면 총 15이닝 타석 중 3이닝과 10이닝, 12이닝 등 세 차례를 제외하고 나머지 12번의 공격으로 50점을 쓸어 담았다.
후반전이 시작된 6이닝부터 2-2-1-2 연속타로 39:19(9이닝)로 크게 앞선 조명우는 10이닝 대회전 뱅크샷을 실패했고, 12이닝 41:21에서는 브릿지 자세가 나오지 않아 익스텐션을 장착하고 시도한 옆돌리기가 공 한 개가량 빠졌다.
이어 13이닝에서 다시 한번 7점타를 터트려 48:21로 더 크게 리드한 조명우는 다음 두 차례 공격에서 1점씩 득점을 올려 15이닝 만에 50:25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32강 조별리그전 첫 경기에서 허정한에게 27이닝 만에 32:40으로 패했던 조명우는 8강에서 재회한 허정한을 제압하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이번 대회 준결승을 밟았다.
조명우의 4강 진출은 지난해 '서울 당구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5번째 도전만이다.
지금까지 당구월드컵 결승에 세 차례 올라가 우승 1회와 준우승 2회를 거둔 조명우는 이번 대회에서 통산 4번째 결승행을 노린다.
조명우의 준결승 상대는 '튀르키예 강호' 타이푼 타슈데미르(13위). 같은 시각 열린 8강전에서 타슈데미르는 '독일 강호' 마틴 호른(5위)을 29이닝 만에 50:29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타슈데미르의 준결승 진출은 이번이 17번째다. 그중 7번을 결승에 올라간 타슈데미르는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당구월드컵에서 한국의 김행직(전남·11위)을 결승에서 제압했고, 지난 2012년 안탈리아 당구월드컵에서는 결승에서 최성원(PBA)에게 패했다.
지난 2022년 샤름 엘 셰이크 당구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조명우는 이후 두 번 더 결승을 밟았지만, 아쉽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명우와 타슈데미르의 가장 최근 승부는 지난해 5월에 열린 '호찌민 당구월드컵' 16강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조명우는 치열한 접전 끝에 50:48(24이닝)로 타슈데미르에게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라간 바 있다.
만약 조명우가 타슈데미르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면 한국은 최근 열린 6차례 당구월드컵 중 5회나 결승을 밟게 되며, 동시에 3회 연속 결승 진출과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조명우가 타슈데미르를 상대로 결승행에 도전하는 이번 대회 준결승전은 13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된다.
(사진=SOOP 제공)
